전문가 칼럼

[김규정 부동산 특강] 내년 주택시장은

웃는얼굴로1 2010. 11. 24. 23:42

전셋값 오르고 공급물량 줄어 회복 기대감
지역·상품별로 양극화… 오름폭 크지 않을듯

올해 주택 부동산 시장은 침체기를 보냈다. 집값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하락했다. 아파트 거래량이 급감하고 주택 인허가 건수도 하반기 감소세를 보였다. 민간 중심으로 새 아파트 분양물량도 줄었다. 미분양 부담에 분양가 상한제도 유지돼 상당수 건설사가 사업 포기나 공급 연기를 선택한 탓이다. 공공분양이 공급 부족분을 대신했지만 보금자리주택 미달에 사전예약 물량을 대폭 축소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익률을 내거나 비교적 빨리 회복기에 접어든 시장도 있었다. 침체기를 거치며 국지적, 상품별 양극화가 두드러졌다. 집 장만을 보류한 수요가 모여들며 전셋값은 급등했고 공급 감소로 수급 불균형이 극대화된 지방은 실수요가 거래에 나서며 집값이 올랐다. 고가 중대형 시장은 수요가 줄었지만 소형 주택시장은 강세를 띠었고 아파트보다 저가 수익형 부동산은 더 인기를 끌었다.

11월 현재 수도권 주택시장 회복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아파트 값 '바닥논쟁'이 뜨거워지고 거래량이 늘면서 추가 하락 부담을 덜어냈고 전셋값도 꾸준히 올라 소형 주택가격이 오름세로 돌아섰다. 수능이 끝나고 학군 수요가 다시 들썩이며 전셋값이 또 오를 전망이고 내년 초 봄철 이사 수요까지 겹쳐 별다른 악재가 없는 한 2011년 주택시장은 회복세로 접어들 것이다.

과연 내년 시장에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는 무엇일까. 먼저 수요시장 변화를 꼽을 수 있다. 주택 주소비계층인 35∼54세 가구 수가 감소하기 시작하는 등 인구 구조상 요인으로 수요시장 위축이 예상된다. 또 주택 수요가 수도권, 도심으로 집중되고 다운사이징 경향을 띠면서 소형 시장으로 이동할 전망이다. 집을 사는 대신 전세에 머물고 임대시장도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되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다. 주택시장의 지역별·상품별 양극화가 심화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공급도 줄어들어 주택시장 회복세를 도울 전망이다. 2011년 전국 새 아파트 입주물량은 35%가량 감소해 19만여 가구에 그칠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경기도를 중심으로 수도권 입주량이 크게 줄면서 미분양 해소나 집값 회복을 지원할 것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내년 아파트 분양물량은 2010년보다는 조금 늘어난 22만 가구로 추정된다. 주택사업승인실적 추정치는 40만 가구이지만 올해 저조한 건설실적과 건설업계가 직면한 위기 요인들을 볼 때 실적은 계획보다 부진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부채 문제가 심화하고 사업계획 조정이 지연되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어려움도 커지면서 공공 실적과 인허가 감소 가능성 또한 높다.

수급 문제를 제외한 변수들도 중요하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 발표에 따르면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 상승폭은 4.2%대로, 올해보다 다소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시장도 4% 내외로 성장속도가 떨어질 전망이어서 부동산 경기의 본격적인 회복에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시중 유동성은 풍부하지만 건설투자가 감소하는데다 기준금리가 추가 인상되면 집값 회복세는 더디게 진행될 수밖에 없다.

회복기에 접어든다고 해도 과거와는 다른 투자환경 때문에 집값 오름폭은 크지는 못할 것이다. 주택 부동산 투자에 대한 수요 인식이 달라졌고 상품 가치와 기대 수익률이 낮아진 데다가 세금 부담도 작지 않다. 집값 회복률은 최대 2∼3%선에 머물 전망이다.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