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재야의 고수분 글) 안개가 걷히고 나면

웃는얼굴로1 2011. 3. 21. 01:15

안개가 걷히고 나면 

 

최근 진행되는 여러가지 사회경제적 현상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 마음이 싱숭생숭 하다" 라는 표현이 어울리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지난 해 8.29 대책후 10월부터 상승세를 탔던 수도권의 부동산시장이 2월 중순부터 예상치 못한 파도를 만났습니다. 3월말로 임박한 DTI 완화 폐지냐 연장이냐 하며 한 동안 이슈가 되던 상황에서 갑자기 리비아 내전 문제가 발생하며 오일 쇼크의 불안감이 엄습하였고 ,  정부도 불가항력이라 할 만큼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물가, 저축은행의 영업정지 사태도 불안감 조성에 한 몫 거들었습니다. 한은도 금리 인상으로 장단을 맞추더군요.
 
리비아 사태가 조금 잠잠해지나 싶었는데 이번에는 일본의 지진, 쓰나미에 이어 원전의 방사능 유출 사태로 이어지면서 우리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습니다.
지금은 기다려보자 하는 마음이 대세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개포 재건축 단지를 포함한 강남권 집값이 주춤거리는 것은 9억이상의 주택에 대하여 전대미문의 4.6% 취득세 부과와 서울시에서 개포 재건축 보류 판정을 한 것이 위에서 언급한 여러가지 복잡한 상황에 추가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1. 시중에 풀린 돈은 많습니다.
 
3월 10일 금리 인상이 단행되었습니다. 아이러니 하게도 이날 채권시장에서 시중 실세금리를 대표하는 국고채 3년물은 0.25% 기준금리 인상폭보다 더 크게 하락하였습니다.
늘어난 예금에 처치 곤란을 걲고 있던 은행들이 여유자금을 이용하여 국채를 대거 사들인 결과 였습니다. 한은이 금리를 올려도 시장 실세 금리는 한은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입니다.
 
금융위기 후 전세계적으로 화폐 발행액이 크게 늘어 났고 대표적으로 미국 연준의 양적 완화가 있습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어서 2009년 화폐발행액이 22%, 2010년에 16%가 각각 증가하였습니다. 다만, 현재까지는 늘어난 돈에 비하여 화폐 유통속도가 느린 편인데 경기회복과 함께 유통속도가 빨라지면 엄청난 에너지를 발산하게 될 것입니다.
 
2.. 인플레이션의 종결자는 집값 상승
 
대통령도 얘기했던 것처럼 현재 진행중인 전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은 불가항력의 측면이 있고 모든 재화와 서비스 가격이 오를만큼 충분히 오른 후에야 안정화 될 것이라는데 경제학자들의 이견이 없어 보입니다. 인플레이션 요인이 많지만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원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상승, 중국 인건비 대폭 상승, 미국 양적완화 , 세계 경제 회복 등 4 가지가 있다고 보면 거의 맞을 것입니다.
 
민주노총이나 한국노총의 최근 움직임을 보면 금년부터 물가 상승으로 인한 실질임금 만회를 위하여 큰 폭의 임금인상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가계의 명목 소득이 향후 수년간 지속 상승하게 될 것임을 암시하는 것이죠. 수입물가만 오르는 것이 아니고 수출물가도 큰 폭으로 오르기 때문에 수출기업의 매출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정부가 진정으로 국내 물가를 잡고 싶으면 환율 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 효과도 없는 금리 정책을 써서 애굿은 서민들만 죽이는 것 아닌 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미국과 한국에서 집값 전월세 값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의 차이
 
요즘 미국도 석유값과 농수산물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 안밖으로 상승하고 있습니다. 왜 이런일이 일어날까요. 미국은 집값이 소비자물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습니다. (그 비중이 40% 가까이 된다는 문헌을 본 적이 있습니다)  
 
비중이 높은 집값이 여전히 마이너스 상승율을 보이고 있으니 농수산물이나 에너지 가격이 올라도 전체 소비자물가가 안정된 것처럼 보이고 버냉키가 양적완화 비판론자들에 대하여 인플레이션 걱정말라고 큰 소리치는 이유도 여기에 있지 않나 합니다. 요컨데 미국은 집값이 오르지 않으면 인플레이션이 일어날 수 없는 통계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은 집값이 소비자물가에 반영되지 않습니다. 대신에 전세가격이 6.6%로 단일 품목으로는 비중이 제일 크고 월세가 3.4% 정도 해서 전월세 합쳐서 10%가 소비자물가 비중을 차지합니다.
 
2월 수입물가 상승율이 17%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보이고 있는 것 외에도 향후 인플레이션이 지속 될 것임을 확신할 수 있는 또 다른 이유들이 있습니다. 개인 서비스 요금이 크게 오르고 있고 한 번 오르면 절대로 내리지 않는 특징이 있습니다. 여기에 전월세 가격이 전년 대비 11% 정도 올랐는데 통계에 반영된 전월세 가격은 2년 만기가 도래하여 실제 계약 갱신이 일어난 부분만 반영된 것이기 때문에 향후 만기도래하는 전월세가 지속적으로 11% 상승분을 반영하게 될 것입니다.
 
여기에 더하여 향후 전월세 가격이 11% 상승 수준에서 수평 이동하는 것이 아니고 추가로 더 지속 상승할 것이기 때문에 전체 소비자 물가에서 단일 품목으로는 유일하게 10%의 비중을  차지하는 전월세 상승이 지속되면 소비자 물가는 상당기간 4%대 또는 3% 후반을 유지할 수 있다고 보는 것 입니다.
 
3. 보금자리가 신기루로 판명되면 그때는 어떡할 것인가?
 
보금자리에 목숨걸고 보금자리 분양 받겠다고 기다리시는 분 들 많다고들 얘기합니다.
정부의 보금자리 정책은 일종의 마취제나 환각제 같은 것으로 보이는데 마취에서 깨고나면 내가 신기루를 봤나 하고 후회할 때가 곧 올 것입니다.
 
년평균 45조씩 사용하던 사업비를 올해에는 30조로 줄였는데 그나마 30조원도 6조원 정도 펑크가 날 것 같으니 몇일전 신문지상에서 정부가 LH 공사 지원한다며 온갇 호들값떠는 기사가 났습니다.  6조원 조달하려면 국회에서 법을 변경해야 한다니까 6조원 조달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6조원 조달 못하면 보금자리 1차 시범지구 보상도 마무리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2차, 3차, 4차 지구는 말할 것도 없구요.
 
MB 퇴임전 입주할 수 있는 보금자리는 잘해야 서초, 강남 등에 3천가구 정도이고 나머지 그린벨트 강제 매수하여 짓겠다는 보금자리는 잘하면 2014년 찔끔 입주하게 될 것이고 나머지 대부분은 사업이 예정대로 진행된다 하여도 2015년 이후에야 조금씩 입주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남시 주민들이 보금자리 위헌소송을 냈다고 하니까 이것도 지켜볼 대목입니다.
 
4. 정치권의 포풀리쥼이 심각한 휴유증을 초래 할 것입니다.
 
한나라당이 정신을 못차리고 전월세 상한제를 부분적으로 도입하겠다고 하는데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개념부터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고, 실효성도 없는 제도를 도입하려는 정치권의 포퓰리즘이 향후 큰 후유증을 낳게 될 것입니다.
 
전월세 상한제 기사가 나가니까 당장 시장에서는 집주인들의 반발이 예사롭지 않고 전세보다 이동성이 강한 월세로 세 놓겠다 하는 분들이 많다고 합니다. 법안 통과 자체도 아직 미지수이지만 소문이 확산되면서 다음주부터는 전월세 시장에 파동이 일기 시작할 것입니다. 4월 임시 국회에서 법안 통과도 되기전에 휴유증이 시작되지 않겠나 예상됩니다.
 
임대료를 규제하면 주택의 양과 질을 떨어뜨린다는 것이 미국이나 영국의 경제학자들 절대다수가 동의하는 명제라고 합니다. 곧 다가올 선거에서 재당선되고 싶은 마음에
나중에 나라 경제가 어떻게 되던 내 알 바 아니라는 정치인들의 태도를 보면서 정말 버러지 만도 못한 인간들이 정치인이라는 생각을 떨 칠 수가 없습니다.
 
2.13 전세 대책에서 국토부는 다주택자들의 주택매입을 촉진하는 정책을 발표하였는데 여야 의원들은 다주택자들이 집을 구입하기 싫게 만드는 법안을 만든다고 하니 모순도 이런 모순이 없고, 이러고도 전월세 시장이 온전하리라고 기대하는지 두고 보겠습니다.
 
개인의 사유재산을 공공재화 하여 전시상황도 아닌대 사유재산을 징발하여 공공임대처럼 강제하려는 것은 헌법정신에도 맞지 않고 극심한 혼란과 시장 왜곡을 불러올 것이 분명합니다.
 
5. 안개가 걷히고 나면 나타날 따스한 햇살이 기다려집니다.
 
리비아 사태나 일본 지진 후유증이 당분간은 더 진행되겠지만 천날만날 여기에만 매달려 있을 수는 없는 것이죠. 결국 시간이 지나면서 심리적 불안감은 해소 될 것입니다.
정신을 차리고 나면 변한 것은 없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인데, 일본의 복구가 시작되면 경제가 오히려 더 활성화 될 수 있습니다. 빚이 많은 일본 정부가 재건비용
조달을 위하여 국채를 발행해도 소화되기 힘들 것이니 , 10-20조엔 정도의 국채를 일본 중앙은행이 신규 화폐를 발행하여 사들일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이렇게 되면
경제대국 1등과 3등이 엄청난 양의 화폐를 발행하게 되는 것입니다.
 
DTI는 그 자체로서 큰 위력을 가진 이슈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언론에서 워낙 이슈화하며 부동산시장을 좌지우지하는 절대강자인 것처럼 분위기를 띄우니까 실제 이상으로 그 심리적 위력이 커졌습니다. 3월말로 끝나는 DTI 완화에 대하여 정부에서는 아직 공식 발표를 하지 않고 있고 완화 종료 된다는 언론의 추측 기사만 무성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DTI 규제 완화를 종결시켰으면 합니다. DTI 규제를 계속해도 결국은 집값은 오를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을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정부가 DTI 규제 완화를 연장하고 이어서 집값이 상승하면 정부가 빚내서 집사라고 부추겨서 집값이 상승하였다며 DTI 규제하라는 주장이 끊일 날이 없을 것입니다.
 
DTI 규제 있고 없고에 따라서 집값의 상승 속도에 다소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DTI 규제를 계속해도 집값이 오른다는 대세적 흐름은 분명할 것이기 때문에 DTI 규제해도 집값은 오르는 현실을 보게 되면 너도나도 주택 구입 대열에 참여하게 될 것입니다. DTI 아니라도 오를 일이 있으면 오른다는 인식 변화를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향후 집값 상승을 어떻게 확신하냐구요. 3-4년전 부산에 내려가보면 부동산시장에 대한 부산 사람들의 실망감은 이루 말 할 수 없었습니다. 부산 부동산은 끝났다 구제불능이다 인구는 해마다 3만명씩 줄어든다. 서울은 집값 비싸서 참 좋겠다 식의 자조섞인 표현들을 심심찮게 들었습니다. 그런데 2007년부터 주택공급이 본격적으로 줄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인구가 줄고 있는  도시에서 상상하기 힘든 가격 폭등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요즘 부산 집값은 자고나면 오른다  라는 표현이 적절할 것 같네요.
 
서울의 경우 금년도 입주 물량이 3만 8천가구, 내년에는 1만 3천 가구 정도 입니다.
경기도는 감소 현상이 더 심각합니다. 국내 금융자산 총액이 년말 기준으로는 처음 1경을 넘었습니다. 개인금융자산도 2,176조원으로 사상 최고 라고 합니다.
부채 대비 금융자산이 2.32 배로 크게 개선되었습니다. 2년 연속 개인 금융자산이 해마다 200 조원  이상씩 증가하였습니다. 내가 돈 없다고 남도 돈 없을 거라 생각하지 마세요.
 
수도권에서 하루 평균 1만여 가구가 전월세 만기 도래하여 계약 갱신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전월세 만기는 쓰나미가 와도 멈추지 않고 어김없이 찾아 옵니다. 최근 주변의 지인이 아파트 한 채와 빌라 1채를 세입자 교체하면서 재임대를 하였는데 거짓말처럼 물건
내놓고 그 다음날 득달같이 계약이 성사되더군요. 물론 임대료도 시장시세만큼 올려 받았다고 합니다.
 
과거 1, 2차 오일 쇼크가 왔을 때도 순환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진행되었습니다.
원자재 가격을 필두로 모든 상품 가격이 상승하고 서비스 요금이 상승하고 임금이 상승하면서 물가 상승의 종결자는 집값 상승으로 귀결되었습니다. 정확하게 표현하면 집값이 상승하는 것이 아니고 화폐가치가 떨어지는 현상의 결과물입니다.
 
경제는 심리라는 말이 실감나는 시절입니다. 지금은 불안 심리를 주는 여러가지 대내외 요소가 있지만, 진절머리 나도록 지속적으로 오를 수 밖에 없는 전월세 가격이 결국은 집값을 견인하게게 될 것입니다. 향후 2-3년간 입주물량 부족은 이미 기정 사실화 된 것이고 금년 상반기 수도권 분양시장이 지금처럼 지지부진하면 입주물량 부족 기간은 더 연장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