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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새 1억 오른 장지동에 무슨일이…

웃는얼굴로1 2011. 1. 10. 00:48


"전용면적 85㎡가 6억2000만~6억5000만원 정도인데 매물이 별로 없으니 매입 의사가 있다면 서두르세요." 칼바람이 전신을 파고들던 지난 7일 찾은 서울 송파구 장지동 '송파파인타운' 인근 K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85㎡는 지난달 초까지 5억원 중반대에 거래됐지만 요즘 선호층이라면 6억5000만원은 줘야 한다"며 "서울시내 신규 공급이 많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도 상승세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송파파인타운 매매가 상승세가 무섭다. 가구의 다수를 차지하는 전용 85㎡ 동일 규모가 한 달 새 최고 1억원 이상 호가가 뛰었다.

이유를 들어보니 씁쓸하다. 전매제한이 걸려 있어 몸값을 낮춘 급매물들이 거래돼 사라졌기 때문이다.

송파파인타운은 SH공사가 장지택지개발지구에 조성한 아파트 단지다. 61만3622㎡ 용지에 지하 1층~지상 최대 20층, 13개 단지, 5677가구 대규모로 조성된다.

사실 이곳은 가격이 시세 대비 큰 폭으로 떨어진 급매물들이 지난달까지만 해도 판을 쳤다. 단지 내 가구 상당수가 서울시내 25개구 철거민을 위해 공급됐다. 1단지가 3년 전 입주를 시작해 마지막 13단지가 다음 달에 입주하게 되는데 법에서 규정한 전매제한기간을 채우지 못한 소유주들이 집을 내놓으면서 호가가 크게 낮아진 것.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 의하면 과밀억제권역인 수도권 공공택지에서 짓는 전용 85㎡ 이하 국민주택은 계약일로부터 5년간 전매가 금지된다. 이때 철거민들에게 공급되는 주택이라면 철거 후 공사기간 3년을 전매제한기간에 포함시켜 결과적으로 입주 후 최대 2년간 소유하면 전매가 가능하다.

하지만 철거민 중 현금이 급한 이들이 전매제한기간을 채우지 않은 상태에서 불법으로 주택을 내놨다. 실제 거래는 현 시점에서 하고 명의이전은 전매제한이 끝나는 시점에서 하는 방식이다.

이처럼 몸값을 대폭 낮춘 급매물 때문에 지난달 시세가 낮게 형성됐지만 최근 급매물 거래가 마무리되면서 시세가 오름세로 돌아선 것이다.

앞으로는 이 같은 저가 매물을 찾아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급매물이 거의 소진된 데다 주택시장 회복에 따라 입지가 좋기로 소문난 일대 집값이 계속 오를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

송파파인타운은 위례신도시와 가든파이브 중간에 있어 향후 일대가 본격 개발되면 동반상승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내 신규 대단지 아파트 공급물량이 많지 않다는 점도 시세 상승에는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닥터아파트는 2006년 서울시 분양물량이 1만8578가구에서 2007년 6727가구, 지난해 1만3007가구로 꾸준하게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하철 8호선 장지역이 인접했고 가든파이브, 이마트 등이 가까운 것도 입지상 장점이다. 하지만 단지 자체가 △서울시 철거민을 대상으로 공급됐고 △임대아파트 비율이 높으며 △85㎡ 이하 중소형 위주로만 구성된 점은 향후 시세 상승 시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실거주하기는 뛰어난 조건을 갖췄지만 시세 상승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투자수요라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요자들은 전매제한기한을 넘기기 전 매물이 있다면 가격조건이 아무리 좋더라도 피하는 것이 좋다. 건축물 분양에 관한 법률 제10조에 따르면 전매행위 제한을 위반해 전매하거나 알선하는 경우 전매제한기간에 따라 징역 또는 벌금형에 처해지고 분양계약 자체가 취소될 수 있다.

[이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