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성남 분당, 용인 등 경기 남부지역에 ‘판교신도시발’ 아파트 전세대란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성남 판교신도시의 아파트 약 2만8000가구 중 1만7000여가구가 올해로 입주 2년차를 맞아 이 중 상당수를 차지하는 전세입자들의 계약기간이 단계적으로 만료되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 재계약 대상아파트는 역전세난(전세물량이 넘쳐 집주인이 전세입자 구하기 어려운 상황)을 빚던 상황에서 최초 전세계약이 이뤄졌다. 그후 2년 동안 이 일대 전세 시세가 2배가량 오른 점을 감안하면 오른 전셋값을 견디지 못한 세입자들이 재계약을 포기하고 상대적으로 싼 분당과 용인 등지로 속속 밀려나고 있다.
이 때문에 분당과 용인 등 주변 지역의 아파트 전세난을 가중시키고 가격도 밀어올리는 ‘도미노 현상’으로 이어지면서 전세 시장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판교발 전세대란 조짐 본격화
9일 현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판교신도시에 입주한 2만8000여가구 중 36개 단지 1만7075가구에 대한 전세 계약이 이달부터 올해 말까지 단계적으로 만료돼 재계약에 들어간다. 운중동 산운마을 10단지와 5단지가 첫 계약만료 단지다.
판교신도시 운중동 P공인 관계자는 “2009년 입주 초기 기반시설이 부족하다 보니까 전셋값이 저렴해 자녀를 둔 가구보다 신혼부부들이 입주를 많이 했다”며 “하지만 그후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이를 감당하지 못해 이들 가구 대부분이 분당이나 용인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당시 판교 신규 아파트들은 주택시장 침체와 생활편의시설 부족으로 세입자들이 입주를 기피하면서 전셋값이 1억원대 중반까지 떨어졌었다. 그러나 지금은 서울과 수도권의 전세난이 심화되면서 2년 전보다 1억원 정도 올랐다.
운중동 산운마을 10단지 109㎡는 전셋값이 2009년 1월 말 2억원 안팎에서 지금은 2억7000만원까지 상승했다. 또 삼평동 봇들마을 2단지 106㎡는 2009년 3월 1억8000만원에서 현재는 3억1500만원까지 치솟았다.
운중동 H공인 관계자는 “판교신도시는 서울 강남권 등지에서 밀려 내려온 사람들이 하나둘씩 계약을 하면서 세입자 물갈이가 시작되고 있다”면서 “109㎡의 경우 전셋값이 이미 3억원 안팎까지 오른 상태로 올 봄 성수기가 오면 훨씬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분당·용인 등 전세난 도미노
판교신도시에서 오른 전셋값을 감당하지 못해 재계약을 포기하는 세입자들이 상대적으로 전셋값이 싼 인근 분당과 용인지역으로 몰리면서 이들 지역도 물건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고 가격도 덩달아 뛰고 있다.
용인시 상현동 K공인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판교지역 세입자들이 하나둘씩 내려오기 시작했지만 이곳도 물건이 동이나 계약을 제대로 성사시키지 못하고 있다”며 “올해 새로 입주하는 아파트도 적어 봄 성수기 때는 최악의 전세대란이 빚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올해 분당, 용인, 광교, 동탄 등 경기 남부지역에서 입주 예정인 아파트는 9479가구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올 상반기에는 3월로 예정된 용인 성복동의 힐스테이트1차 980가구 등 2726가구와 광교신도시의 214가구가 전부다.
닥터아파트 김주철 팀장은 “수도권 남부지역 입주물량이 예년보다 크게 부족한 데다 판교 이주수요가 겹치고 있는 가운데 올봄 성수기가 다가오면 전세난이 상당히 심각해질 가능성이 높다”며 “내년에도 광교신도시 외에는 입주물량이 거의 없어 전세난이 계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kwkim@fnnews.com김관웅기자
'최신 뉴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전 아파트 전세, 매매가의 70% 넘어서> (0) | 2011.01.10 |
---|---|
한달새 1억 오른 장지동에 무슨일이… (0) | 2011.01.10 |
서울 수도권 매매는 ‘잠잠’ 전세는 ‘껑충’ (0) | 2011.01.09 |
정부 대책 失機 … 단독·다가구 전셋값 40% 폭등 (0) | 2011.01.07 |
중소형 아파트에 20명 입찰 … 첫 경매시장 `후끈` (0) | 2011.01.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