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짠순이 김여사, 재건축 · 재개발 지분 왜 노릴까?

웃는얼굴로1 2013. 11. 16. 09:01

신규 아파트는 청약경쟁 치열
재건축·재개발 아파트로 눈돌려
분양가밑도는 비용으로 내집마련 기회

장기간 기다릴 필요 없이 신속 입주
중도금 이자 신경쓸 필요도 없어
조합원 이주비지원 등 혜택 '쏠쏠'

# 1. 초등학생 자녀를 둔 전업주부 김영숙(46ㆍ가명) 씨는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에 필이 꼽혔다. 요즘 틈만 나면 강남 일대 부동산중개업소를 돌며 재건축 아파트 급매물을 찾느라 회사원인 남편보다 더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최근 래미안잠원과 래미안대치청실 청약에 연속 나섰지만, 연거푸 분루를 삼키면서 방향을 재건축 아파트 조합원 매물거래를 통한 강남 입성으로 틀었다.

김 씨가 재건축으로 눈을 돌린 것은 요즘 신규 아파트의 청약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내 집 마련의 기회가 적어진 데다 재개발이나 재건축 아파트를 구입할 경우 저렴한 비용으로 손쉽게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썩 괜찮은 주택 투자라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 2. 서울 성동구 인근에서 전세를 사는 회사원 조인권(39ㆍ가명) 씨는 최근 집주인이 전셋값을 5000만원가량 올려 달라고 하자 내 집을 마련하기로 마음먹었다.

지인을 통해 30년가량 된 낡은 아파트를 매입한 뒤 몇 년 뒤 재건축 사업을 통해 커다란 새 아파트에 입주했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물론 분양가를 크게 밑도는 적은 비용으로 새 아파트에 손쉽게 들어갔다는 소식도 그가 재건축 아파트로 눈을 돌리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김 씨와 조 씨처럼 재개발이나 재건축 아파트 매입을 통해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입지가 좋은 지역의 아파트 분양의 경우 치열한 경쟁률 때문에 내 집 마련 기회가 많지 않은 반면 최근 재개발ㆍ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이를 통한 내 집 장만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최근 경쟁이 치열한 아파트 청약보다는 재건축ㆍ재개발 아파트의 조합원 몫을 매입하는 방법으로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사진은 서울 뉴타운 아파트 공사 현장,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단지 모습.

이뿐 아니라 잘만 선택하면 기대 이상의 개발 이익은 물론, 조합원 이주비 등 아파트 일반 분양에서는 기대할 수 없는 여러 가지 이점도 재건축ㆍ재개발 주택에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이 다시 몰리는 또 다른 이유다. 특히 최근엔 분양을 개시한 재건축ㆍ재개발 아파트의 조합원 몫 급매물을 찾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사업이 초기 단계인 재건축ㆍ재개발 아파트를 구입한 뒤 무작정 기다리는 것보다 분양을 개시한 재건축ㆍ재개발 아파트가 장기간 기다릴 필요없이 2~3년 뒤 신속히 입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래미안대치청실 전용면적 84㎡의 일반 분양가는 6~20층이 11억원대. 9억원에 급매물로 나온 조합원 아파트(전용면적 76㎡)를 매입하면 2억원가량을 추가 부담금으로 내면 향후 로열층 84㎡에 배정받을 수 있다. 급매물만 잘 고른다면 아파트 청약보다 몇 천만원 저렴하게 내 집을 장만하는 행운을 얻을 수 있다.

이뿐 아니다. 조합원 이주비 융자금 3억8000여만원을 제외하면 5억4000만원으로 매입이 가능하다. 게다가 청약 당첨자들이 고스란히 부담해야 할 중도금 이자 따위를 신경 쓸 필요도 없다는 점도 매력 포인트다.

아현뉴타운 3구역을 재개발한 아현래미안푸르지오(전용면적 84㎡)도 비슷한 케이스다. 이 아파트는 일반 분양가는 7억3000만원대에 달했지만, 조합원 매물은 6억원에서 6억2000만원까지 거래되고 있다. 왕십리뉴타운 1구역을 재개발한 텐즈힐아파트(전용면적 84㎡)의 경우도 조합원 몫이 5억원 중반대로, 일반 분양가 6억2000만원보다 크게 낮다.

공인중개업소에서는 "재건축ㆍ재개발 아파트 조합원 몫은 입주 시점이면 일반 분양가와 비슷하게 형성되지만 입주 전까지는 일반 분양가보다 낮게 거래돼 적은 비용으로 내 집 장만을 하려는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현재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돈맥경화'에 시달리는 일부 조합원이 장기적으로 웃돈이 예상되는 매물을 오히려 할인된 가격에 급하게 내놓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한 부동산전문가는 "부동산 침체기에는 굳이 어렵게 아파트 분양을 받을 게 아니라 급매물로 값싸게 나온 재건축이나 재개발 등의 매물을 선택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김수한
기자/soo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