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남녀가 만날 때 첫눈에 반했다는 말이 있다. ‘필(feel)’이 꽂혔다는 얘기다. 땅도 마찬가지다. 내 것이 될 땅은 처음 만날 때 느낌이 팍 온다. 나와 땅의 궁합이 맞는다는 것이고, 결국 그게 명당이다.
만약 전원주택용으로 어떤 땅을 처음 봤을 때 남향, 배산임수, 조망 등 객관적인 기준 외에 뭔가 포근하고 아늑한, 그래서 끌어당기는 느낌이 오는 땅이 있다면, 자주 찾아가 그 느낌을 재차 확인해 볼 것을 권한다. 땅도 인연이기 때문이다. 객관적인 기준을 충족시키는 땅이라고 해서 누구에게나 “이거다!”라는 느낌을 주는 것은 아니다. 땅을 두루 찾아다니다 보면 알게 된다.
이렇게 인연을 맺은 땅은 주인이 정성껏 가꾸고 보살피기 마련이고, 그 결과 누구나 마음에 들어하는 좋은 땅으로 거듭나게 된다.
![](http://res.heraldm.com/content/image/2010/12/16/20101216000093_0.jpg)
필자의 경험을 소개해본다.
지난 2007년 겨울, 나는 주말이면 강원도 홍천군 일대를 누비고 다녔다. 나와 가족이 안주할 땅을 찾기 위해서…
하지만 중개업자가 소개해준 대부분의 땅은 첫 느낌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다. 중개업자는 남향에 확트인 전망, 배산임수 등의 객관적 기준을 들어 좋은 땅이라고 설명했지만, 뭔가 끌림이 없었다.
여러 곳을 안내하던 중개업자는 나의 시큰둥한 반응에 조바심을 내면서, 약간의 흠결이 있지만 가격도 저렴하고 입지가 좋은 땅이 있다며 또 다른 곳으로 재촉했다.
수북히 쌓인 흰 눈을 밟으며 매물로 나온 땅에 도착했는데, 첫 눈에 ‘바로 이 땅이다!’라는 끌림이 느껴졌다. 뒤로는 야트막한 산이 감싸고 있고, 경사도 그리 심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동서남쪽이 뻥 뚫려 있어 전망이 일품이었다. 게다가 총 5775㎡(1750평) 규모에 가격은 3.3㎡(1평)당 10만원, 주변 시세보다 3만~5만원 가량 저렴했다.
다만, 야트막한 북쪽 산자락 끝에 무덤이 몇 기 있는게 흠이라면 흠이었다. 중개업자는 “무덤이 몇 기 있어 여자들이 싫어해 안팔렸다. 하지만 무덤이 양지바른 곳에 있기 때문에 별다른 흠은 아니다. 전망좋고 향이 좋아 집 짓기에는 아주 좋은 터”라고 설명했다. 문화재 보호구역이지만 특별한 규제는 없고 다만 개발행위 허가기간이 조금 더 걸릴 뿐이라고 했다.
나는 맘에 들었지만, 일단 내색을 하지 않고 다른 곳을 더 둘러보자고 했다.
이후 아내와 함께 다시 찾아와 다음해인 2008년 5월에 계약을 하기 전까지 나는 이 땅을 보고 또 봤다. 아내 역시 다른 땅 보다도 가장 마음에 든다고 했다. 그제야 비로서 계약을 했다.
지금 집을 지어 살고 있는 땅은 이렇게 우리가족과 인연을 맺었다. 첫 눈에 반한 땅이었다.
<일반적인 땅 보는 법>
<1>어떤 목적과 용도(전원주택용, 투자용 등)로 구입할지를 결정하라
<2>땅의 모양과 형태, 토질 등 물리적 현황을 살펴라
<3>혐오시설과 선호시설 등 주변 환경을 체크해라
<4>모든 길은 서울(수도권)로 통한다. 도로 등 교통여건이 좋아야한다
<5>소유권, 이용권 등 권리관계를 분석하라
<6>개발행위 및 건축 허가 등 공법적 규제를 파악하라
<7>고속도로IC, 관광단지 등 개발 호재 및 미래 가치가 중요하다.
<8>완벽한 땅은 없다. 단점을 장점으로 만들 수 있는지를 살펴라
<9>무조건 싼 땅만 찾지 마라. 내 목적과 용도에 맞다면 제값을 주고 사라
(헤럴드경제 객원기자, 전원&토지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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