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주택지로 관심이 높은 강원권과 충청권은 물론이고 양평 용인 가평 여주 이천 등 수도권에도 땅 매물은 널려있다. 특급 입지를 제외하고는 사실 살 사람이 없지, 팔려고 내놓은 땅은 수두룩 하다.
물론 입지와 선호도, 개발 재료 및 미래 가치 등에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결국 시세보다 저렴하면서도 내가 원하는 입맛에 맞는 땅을 만나려면 열심히 발품을 팔며 인연을 만들어나가는 수 밖에 없다.
여기저기 이곳저곳을 찾아다니며 수많은 땅을 만나다 보면 어느새 매물의 옥석을 가려내고 시세의 적정선도 가늠할 수 있게 된다. 소위 땅을 보는 ‘내공’이 쌓이는 것이다.
![](http://res.heraldm.com/content/image/2010/12/20/20101220000290_0.jpg)
이 과정에서 지역 중개업소를 활용하되 전적으로 의존해서는 안된다. 보통 주변 시세보다 턱없이 낮은 가격의 매물이 나와 있다면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 때 ‘값싼 매물의 함정’에 주의해야한다.
땅의 가격이란 그 땅의 모든 것을 보여준다. 풍수입지 및 생활환경, 미래가치를 완벽하게 갖춘 땅이 터무니없이 싼 매물로 나올 리는 없다. 땅주인이 급한 사정으로 내놓는 급매물 역시도 주변 시세보다 조금 낮출 뿐이다. 따라서 턱없이 싼 땅은 뭔가 하자를 감추고 있다고 보면 크게 틀리지 않는다.
그러면 하자가 있는 땅은 어떤 땅인가. 필자의 경험사례를 보자.
![](http://res.heraldm.com/content/image/2010/12/20/20101220000289_0.jpg)
지난 2008년 초 까지만 해도 강원도 홍천에도 시세의 절반 수준인 3.3㎡(1평)당 5만~7만원 짜리 땅(관리지역 논밭)이 간혹 있기는 했다. 총 5000만원에 불과한 종자돈을 가지고 아담한 전원주택을 짓고 약간의 농사도 지을 수 있는 땅을 구하려던 우리 부부에겐 홍천은 ‘기회의 땅, 희망의 땅’이었다. 잘만 흥정해 3.3㎡(1평)당 5만원씩 살 수만 있다면 총 3300㎡(1000평) 규모의 땅을 장만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값싼 싸구려 매물은 그 물건을 인터넷에 올려놓은 중개업자 조차 해당 매물의 위치나 정보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할 만큼 하자 투성이 이었다.
전화로 상담할 때는 “진짜 저렴한 매물이 여러 개 있다”면서 필자를 유인한(?) 홍천읍내 한 중개업자는 막상 현지에 도착해 싼 매물을 안내해달라고 하자 “지나치게 싼 매물 보다는 적정가격에 나온 좋은 땅을 보는 게 낫다”며 딴 소리를 했다. 돈이 모자라 싼 매물을 보고 싶다고 거듭 재촉하자 그는 “내비게이션에 지번 찍고 직접 찾아가라”며 안내를 거절했다. 그가 싼 매물을 인터넷에 올려놓은 것은 손님을 끌어들이기 위한 ‘미끼’였다. 화가 치밀었지만 애써 참고 해당 지번에 도착해보니 기가 막혀 말이 안 나왔다. 싼 가격에 나온 땅은 모두가 불구의 땅, 기형 땅이었다.
현장에서 보니 토지대장, 토지이용계획확인원, 지적도 등 공부상으로는 3300㎡(1000평)인 땅이 포장된 도로와 구거 등에 무려 1000㎡(302평) 가량이 편입되어 있어 실제 사용가능한 땅은 전체의 약 70%에 불과했다.
![](http://res.heraldm.com/content/image/2010/12/20/20101220000291_0.jpg)
또 다른 싼 땅 역시 토지대장과 지적도 등 공부상에는 2640㎡(800평) 가량의 밭이었지만 그 중 660㎡(200평)은 계곡에 잠겨 있었다. 이런 땅은 실제 사용가능한 면적이 더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도로와 계곡에 편입되지 않은 땅 일부도 계곡 경사지여서 제대로 활용이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공부상 면적으로는 싼 가격이지만 실제 사용가능한 면적만을 놓고 보면 별다른 가격 메리트가 없는 땅 들이었다.
이처럼 시골 땅은 공부상 면적과 실제 사용가능한 면적이 차이가 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토지대장과 지적도 상의 면적과 땅의 생김새만 보고 덥석 (가)계약을 했다간 나중에 땅치고 후회한다. 반드시 현장 확인을 거쳐야 한다.
또 다른 하자있는 땅 유형 가운데 소위 ‘무덤형 땅(땅의 생김새가 무덤처럼 볼록 솟아있는 땅, 기형적인 땅)’이 있다. 이 경우도 토지대장에 표시된 땅 면적은 1650㎡(500평)이었지만, 집을 짓기 위해서는 경사진 지면을 깎아 축대를 쌓아야 하기 때문에 토목공사비도 많이 들고 상당한 면적이 죽어버린다. 심한 경우 절반 정도 밖에 사용할 수 없는 ‘불구의 땅’도 많다. 결국 공부상 면적 기준으로 3.3㎡(1평)당 5만원에 나왔다고 해도, 면적의 절반이 제 구실을 못하게 되면 실제로는 갑절인 10만원인 셈이다.
그래서 정확한 땅의 평당가(3.3㎡=1평 기준)는 실제 사용 가능한 면적을 기준으로 총 매도 가격에다 통상 집을 짓기 위해 지출하는 토목비용 외에 추가로 들어가는 토목비용까지 더해서 산출하는게 맞다. 그게 진짜 평당가다. 단지 공부상 면적 기준으로 평당가가 싸다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결국, ‘싼게 비지떡’이라는 말은 땅 구하기에서도 그대로 적용되는 격언이다.
(헤럴드경제 객원기자, 전원&토지 컨설턴트)
'전원주택·인테리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1부 땅 구하기-(5)시골 땅값의 비밀…‘똠방’만 배불리는 과도한 ‘중개 (0) | 2010.12.23 |
---|---|
제1부 땅 구하기-(6)내 것이 될 땅은 첫눈에 ‘필’이 꽂힌다 (0) | 2010.12.23 |
제1부 땅 구하기-(9)지역을 선택하기 전에 반드시 ‘재난지도’부터 살펴라 (0) | 2010.12.23 |
주말용 전원주택 새 트렌드로 확산 (0) | 2010.12.18 |
-(4)‘부동산은 현장이다’…인터넷 믿지말고 발품을 팔아라 (0) | 2010.12.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