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함(函)은 결혼식 전에 온다

웃는얼굴로1 2010. 11. 9. 14:07

윤정웅

 

 

지혜로운 사람은 신호따라 움직인다

신랑 측에서 채단과 혼서지를 넣어 신부 측에 보내는 나무 궤짝을 함(函)이라고 합니다. 밤중에라도 이웃에서 함 파는 소리가 들리게 되면 누구네 집 딸 시집간다는 소문이 들리게 되지요. 나하고 상관없는 일일지라도 내 집에 경사가 난 것처럼 마음만은 흐뭇해지지 않던가요? 그런 느낌은 우리들 모두가 피차일반일 겁니다.

함을 팔러오는 사람들은 신랑친구들 중에서도 대표적인 익살꾸러기들이었지요. 필자도 청년시절에는 함 잘 팔기로 소문이 나있었고, 그 방면에는 일가견이 있었습니다마는 다 지나간 꿈이로군요. 오늘은 이 세상 모든 일마다 본론이 있기 전에 서론이 있고,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 신호가 있더라는 경험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우리들은 많은 신호등을 몸소 겪으면서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신부가 함을 받는다는 것은 인생 2막이 시작되는 결혼생활을 예고하는 신호일 것이고, 기압이 낮아지고 굴뚝연기가 마당에 깔리게 되면 비가 올 것이라는 신호이듯이 말입니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먼 산을 자주 바라보게 됨은 사랑하는 사람이 그립다는 신호라면서요? 하하, 그렇다면 돈을 벌 수 있는 신호는 뭘까요?

요즘 부동산시장에 여러 가지 신호등이 깜빡거리기 시작했습니다. 그 신호들을 두고 나름대로 해석은 달리 하고 있음을 봤습니다만, 대체로 부동산 회복세를 예측하더군요. 잦은방귀 끝에 큰일 참아내는 사람이 없는 걸 보노라면 이미 때는 왔다는 생각도 듭니다. 어떤 신호들일까요?

1. 국제적인문제 - G20 정상회담은 부동산시장의 직진신호

11.11일부터 12일까지 이틀간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G20 정상회담은 신흥국이 의장국이 되는 눈부신 발전 외에도 앞으로 세계경제사에서 한국의 입김이 세지는 역할을 하게 되겠지요. 6.25전쟁 후 가장 못살았던 나라가 세계 수장들이 모이는 회담의 의장국이 되었으니 상전벽해가 무색할 정도가 아닐는지?

회담의 가장 큰 이슈는 환율문제가 될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거의 이의가 없더군요. 앞서 경주에서 열린 재무장관과 은행총재 회의 때 어느 정도 가이드라인은 정해졌다고 합니다마는 적자폭이 큰 미국과 흑자폭이 큰 중국의 대립이 두고두고 심각할 것 같습니다.

미국은 현재 제로금리 상태에 있기 때문에 달리 경제를 부양할 방법이 없어 추가로 6000억 달러의 돈을 찍어낸다고 하지 않던가요? 달러는 기축통화(국제간의 결재나 금융거래의 기본이 되는 화폐)이기 때문에 이게 늘어나면 모든 나라들이 수출에 영향을 받게 되므로 서로가 앞 다퉈 대책에 나서리라 봅니다.

예를 들었을 때 기축통화가 늘어나게 되는 일은 팔당댐에 물이 불어나는 일이라 볼 것이고, 하류지방은 침수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각 나라들은 어떻게 대처하게 될까요? 둑을 쌓아 물이 넘치지 못하도록 막는 나라도 있을 것이며, 같이 물을 쏟아내서 멍군장군하자는 나라들도 있지 않겠는지요? 결국 국제적으로 돈이 넘쳐나는 세상이 될 수 있겠군요.

자칫 고래등살에 새우 등 터지지 않으려고 애를 쓰겠지요. 물이 넘쳤다가 나중에 빠져나갈 때는 더 위험했음이 기억나실 겁니다. 다 빠져나가고 가뭄이 들어 쩍쩍 금이 갈 때도 있었으니까요. 그러나 13년 전 외환위기 때와 2008년 금융위기 때 얻은 학습효과가 있기 때문에 사후대책에는 만전을 기하리라 믿습니다.

문제는 당장 불어나는 돈인데 그게 어디로 갈까요? 주식시장으로 갔다가 나중에 빠져나가게 되면 또 빈 깡통이 되겠지요. 결국 돈은 부동산 주위를 맴돌게 될 것이고, 싫어도 가야만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되지 않을는지요? 언제나 돈이 불어났을 때는 부동산시장이 출렁거렸음을 익히 보셨을 테니까요.

결국 부동산시장은 시집을 가기 싫어도 어쩔 수 없이 함을 받아야 하는 신부의 처지가 될 수 있을 겁니다. 시집을 가서 잘 살 것이냐? 못 살 것이냐? 는 뒤로 미루고라도 말입니다. 대부분의 국가들은 자국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통화를 늘리게 될 것이고, 그러한 신호는 부동산시장에서도 예외는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필자만의 생각일까요?

2. 국내적인 문제 - 경기회복과 구매심리가 맞아 떨어진다.

필자가 알아본 바에 의하면 의외로 전세금이 많이 올랐습디다. 서울과 수도권은 50-60%까지 오르는 곳도 있지만 전국적으로 대개 30-40%정도는 올랐다고 하더군요. 더구나 2011년과 2012년의 입주물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참에 사버리자는 실수요자들은 가격대가 낮은 곳을 찾아 움직인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오른다, 내린다, 시비는 분분하지만 주택시장이 바닥을 다졌다는 생각이 보편적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 전세기한이 많이 남아있거나 갈아타기를 하실 분들은 잠잠했던 모델하우스로 발길을 돌리고 있음도 사실이라고 하더군요. 요즘에는 값이 싼 곳이면 악성미분양도 팔리는 추세에 있고 5개 신도시에 급매물이 사라졌음도 매수세가 돌아오는 증거가 될 것 같군요.

부산을 비롯한 세종시와, 세종시 부근인 충남 연기, 천안, 충북 오송 부근도 상황은 전혀 다르게 돌아가고 있음을 들으셨을 겁니다. 2년 전에 미분양이었던 아파트들이 거의 계약을 마무리 하고 있는 중이니까요. 광주나 전주 쪽도 마찬가지 현상에 있다는 것이고,

주택시장이 회복세로 돌아오게 되는 신호는 중소형주택의 거래가 늘고, 악성 미분양주택들이 팔려나가는 징조 아니던가요? 지금 파주, 김포, 고양, 일산, 수원, 용인, 남양주 등지 미분양은 중대형주택까지도 거래가 되고 있더군요. 전세는 양주, 평택, 안성까지도 거의 물량이 해소되었음을 봤습니다.

분양대행사나 중개업소에서는 영원히 거래가 없을 것 같았던 기존 대형주택이나 대형미분양주택에도 입질이 시작된다는 얘기를 하더군요. 뉴타운이나 재개발하는 곳에서 늘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고, 보금자리 주택이 일관된 방향성을 유지하지 못하는 원인 등도 매수세를 끌어내는 이유가 될 듯합니다.

우리들 몸에도 병이 오기 전에 먼저 신호가 왔었음을 늘 느끼셨을 겁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그런 신호를 늘 무시하고 살다가 나중에 더 큰 병을 키운 일이 있었지요. 도로에서 교통신호를 모르면 차를 운전할 수 없듯이 부동산에서도 다가오는 신호를 모르게 되면 돈을 벌지 못하거나 손해를 보게 되겠지요.

지금은 국제적으로 또는 국내적으로 부동산시장의 회복을 가리키는 신호등이 예사롭지 않게 깜빡거리고 있다는 말씀을 재차 드립니다. 부동산이 원맨쇼를 하다 말지, “남자의 자격”처럼 좋은 하모니를 이룰지는 두고 봐야 알겠습니다마는 어느 방식이건 세상일은 한 번 낮으면 한 번 높은 것이기 때문에 그저 지나칠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데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