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갤러리 문화에 대한 단상

웃는얼굴로1 2010. 10. 25. 23:22

2주전 여자 골프대회에서 서희경 프로의 파 3홀..
우승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중요한 순간..
백스윙 탑에서 다운블로하는 순간 운영요원이 아무 생각없이 앞쪽으로 이동하는 바람에 서프로는 그 홀에서 어이없이 더블보기를 기록하고 우승을 놓치고 말았습니다..

저번주 여자 대회에서는 오랫만에 신지애 프로, 최나연 프로 등이 국내대회에 참가하여 구름 갤러리를 몰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카메라 셔터 소리에 신지애 프로가 많이 불편해 하는 모습이 방송에 자주 잡혔습니다. 게다가 마지막 홀에서는 가깝게 경기를 보려고 하는 갤러리들 때문에 그린 주변이 어수선하여 몇분간 경기가 중단되는 어처구니 없는 해프닝이 있었습니다.

사실, 갤러리 문화에 대한 것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일본 프로대회에서도 종종 갤러리들 때문에 선수들이 방해를 받고 미국 pga 대회에서도 유명선수들이 짜증내는 장면들을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선수, 보고싶은 선수의 경기를 바로 앞에서 본다는 것은 참으로 흥분되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매번 가는 갤러리도 아닌데 좋아하는 선수를 카메라에 담고 싶은 그 마음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나의 이기심이 한 선수의 운명을 좌우할 수도 있다고 하면 지나친 이야기 일까요??
몇년전에 강욱순 프로는 미국 pga큐스쿨에서 짧은 퍼팅을 놓치는 바람에 몇년동안 슬럼프를 겪었습니다.

그 한순간의 실수가 몇년동안 강욱순 프로의 경기력을 방해했다고 봐야 합니다.

만약 갤러리의 이기적인 행동으로 결정적인 순간에 한 선수의 실수를 야기한다면 그것은 운명을 좌우할수도 있다고 하는 이야기는 전혀 지나치지 않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가족 입장이라면 더할나위 없이 분하고 억울한 심정이 될 것 입니다.

물론, 유명한 선수가 되면 팬들이 많아지고 그 만큼 갤러리도 많아질 것이고 그 만큼 경기에 더 집중해야 하는 운명이 되는 것도 아이러니한 일 입니다.

갤러리 문화도 물론 개선되어야 하지만 주최측의 안일한 경기 운영도 질타받아야 합니다.
국내 골프장의 경우 외국과는 좀 다르게 갤러리의 동선이 원할하지 않은 골프장이 많이 있습니다.
티 박스가 좁은 지역에 자리잡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그 경우 갤러리의 접근이 선수와 가까와지므로 선수들은 그 만큼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으니깐요.

주최측이나 운영자 측에서 이러한 경기장의 상황을 잘 감안해서 갤러리 통제의 시나리오와 리허설을 철저히 해야 합니다.
운영요원들이 골프를 잘 모르는 분들이라면 더욱 교육을 철저히 하여야 할 것 입니다.
외국처럼 그 골프장의 회원들이 자원봉사자로 운영에 도움이 되거나 골프에 대해서 잘 아는 동호회나 학교 등을 잘 활용하면 도움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갤러리나 경기진행의 미숙함 때문에 선수들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은 분명히 사라져야할 상황 입니다.

vosung@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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