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전망
“내 집 마련을 준비하는 실수요자라면 8·29 대책 발표 후 가격 상승 가능성이 있으므로 늦어도 올 4분기에 급매물을 노려라. 강남 3구(서울 강남·서초·송파구)를 비롯해 목동·분당·용인 등 버블 세븐 지역의 급매물을 적극 공략하라.
“8·29 대책은 꽁꽁 얼어붙은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한 정책이지 투자 수요를 불러일으키려는 조치가 아니다. 경기회복이 더뎌 기대만큼 부동산 경기가 살아날지 의문이므로 좀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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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종합 대책을 담은 정부의 8·29 대책이 발표되자 언론은 부동산 전문가들을 동원해 8·29 대책과 추석 이후 연말연시의 집값을 전망하는 기사를 연일 쏟아내고 있다.
과연 이번 대책으로 부동산 경기가 어둡고 긴 터널에서 벗어날 것인가. 일부 지역에선 급매물이 사라지고 호가가 소폭 상승하는 등 미미하나마 약효가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매수론과 신중론이 양립하고 있지만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일부 매수론자들은 가격 하락 폭이 큰 버블 세븐 지역과 용산 등 재개발 및 재건축 지역을 주목하라며 ‘족집게 투자’를 권유하는 등 투기를 부추기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시장은 8·29 대책에도 불구하고 차분히 관망하는 분위기다. 집값의 향방을 점치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그동안의 경험으로 터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사실 부동산 경기는 8·29 대책의 핵심인 총부채상환비율(DTI)이나 일부 세제 완화로 뒤집힐 사안이 아니다.
오히려 국내 및 글로벌 경기에 더 영향을 받는다고 할 수 있다. 더욱이 미국 경제의 더블 딥(double dip:경기 회복 후 다시 침체에 빠지는 현상) 우려가 여전한 상태인 만큼 몸조심해서 나쁠 것이 없다.
강남이 방향타 역할할 것
무역수지가 7개월째 흑자를 이어가고 국내 대기업들의 매출과 순이익이 크게 느는 등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시각도 있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게 대세다. 오죽하면 부동산 투자의 대가인 삼성건설이 용산역세권 개발을 포기하고, 롯데그룹 등국내 대기업들도 보유 부동산을 내다 팔고 있겠는가.
기업들이 앞장서 출구전략을 구사하고 있는데 실수요자든, 개인 투자자든 이를 무시할 수 없다. 역발상으로 ‘남들이 두려워할 때 투자하라’는 투자 격언도 가진 자들의 유희일 뿐 서민들에게는 언감생심(焉敢生心)이다. 물론 이번 대책이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에게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는 효과는 부인할 수 없다.
그렇다면 집값을 직접 움직이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8·29 조치는 세제·금융 등을 총망라한 종합 선물 세트여서 더 이상 대책은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시장이 꿈쩍도 하지 않고 있는 만큼 추가 안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김일수 한국씨티은행 프라이빗뱅크 팀장은 “특히 수요와 공급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는 정책, 즉 한국의 집값을 이끄는 강남의 규제(재건축 용적률, 소형 주택 의무 비율 등)를 풀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강남 집값이 어느 정도 꿈틀거려야 수도권 집값이 ‘대란’에서 벗어나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의 친서민 정책과 다소 어긋나는 점이 부담이지만 강남을 언제까지 투기 지역으로 묶어 두고 제재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강남발 집값 급등을 막으려는 조치들이 오히려 공급 부족으로 이어져 집값을 끌어올리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왕 규제를 푼다면 민간 주택의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 반시장적 규제도 함께 풀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지만 역시 강남을 중심으로 일부 지역의 전세값이 급등세를 보이자 실수요자들이 갈팡질팡하고 있다. 오르는 전셋값을 다 줘야할 지 돈을 좀 더 보태 집을 사야할 지 고민하는 것이다. 물론 이 마저도 안 되는 서민들에게 고통의 나날이 아닐 수 없다. 어쩌라 집값도 전세값도 정부의 잘못이라면 잘못인 것을. 정부가 임대주택을 해결하지 못하면 민간부문이 그걸 맡아야 한다.
그런데 정부는 집 가진자들을 죄인인양 재산세 폭탄이나 때리고 그것도 모자라 재건축 재개발에 온갖 규제를 다하니 집이 없어 전세난이 생기는 걸....
복잡한 부동산 시장. 정부가 시장을 이기기 보다는 시장을 이끌어 가는 정책이 펴야 할 때다. 괜한 고집 피우지 말고..
김문권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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