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집행 당일 입니다.
비장한 각오로 졸라맨표 쫄쫄이를 챙겨 입고 아내가 싸준 따뜻한 홍삼 보온병을 꼭 끌어 안고 현장으로 출발!! 며칠전 눈이 많이 온탓에 길은 미끄럽고 살을 에는듯한
대전의 칼바람이 우리 일행을 맞았습니다.
우리 모습이 보이자 슬슬 안에서도 준비에 돌입합니다. 정문에 쇠사슬 감고 가스통 설치하고. 어! 반가운 모습도 보입니다. 그날 기름으로 샤워하시던 아저씨!!
커피솦 구석에서 분홍색 볼 터치를 위해 메이컵 중이십니다.
소주가 2병인걸 보니 효과를 볼려면 조금 기다려야 할듯합니다.
역시 약속한 시간을 한참 지나서 집행관님이 도착하시고 그날의 노무반장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띄고 저를 봅니다.
답례로 경국이표 살인 미소를 날려 줍니다. 사람 참! 민망하게 시선을 피하네요.
계장님이 소방서와 경찰서에 지원 요청하고 소방차와 관할경찰서 경관4명이 도착 했습니다.
이제 돌파하면 됩니다.
기대를 져버리지 않고 기름 샤워 하시던 아저씨가 정문에 나타나셨습니다.
출근이 늦으셔서 준비가 덜 된 상태인가 봅니다. 볼터치가 예전만 못합니다.
손에는 소주를 들고 입엔 오징어 다리가 삐죽 나와 있습니다.
대뜸 욕을 시작합니다. 내용은 대충 이렇습니다.
" 야! 이시키들아! 내가 누군지알아? 댐빌라믄 댐벼!!"
사이사이 아저씨가 아는 모든 욕을 넣어 주는 센스!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고 전투욕을 불태움니다. 듣는 사람들도 살짝 흥분합니다. 대놓고 욕하니까요!!
아저씨도 점점 흥분을 하십니다.
볼터치가 검붉어 졌습니다.
드디어 클라이막스임이 분명합니다. 손에 들고 있던 소주병을 바닥에 힘껏 던져 박살내고는 옷을 벗기 시작하더니 결국 팬티한장 달랑 남았습니다.
팬티도 검붉은 삼각입니다. 얼굴과 깔맞춤입니다.
늘하던 각본대로 기름통을 들어 머리부터 남자답게 샤워를 시작합니다.
살짝 삐끗했습니다. 라이터를 어디둔지 모르는것 같습니다.
바닥에 떨어진 옷을 뒤적거립니다. 이번에도 멋지게 라이터를 높이 들어 보입니다.
주변분들이 술렁입니다. 특히나 집행관님이 ......!
이대로 있다간 또 철수하자 그러실것 같습니다.
몹시 궁금했습니다. 저 양반이 들이 붓는 기름이 뭔지!!
정문앞으로 나서자 위험하다고 계장님이랑 주변사람들이 막으려 합니다.
정문 바닥 문틈으로 흘러 나온 액체를 손으로 찍어 냄새를 맡아 봤더니 "난방유"
"이거 난방유인데요!!"
계장님을 보고 소리 쳤습니다.
사람들이 " 아! 하는 탄성을 지릅니다.
뒤를 보니 제소리를 듣고 흥분한 아저씨가 라이터를 켠 것 입니다.
" 이거 불 안 붙는다니까요!! 볼래요"
저도 라이터를 꺼내들어 바닥에 흘러 나온 기름에 불을 붙였습니다.
안에서 아저씨가 소리 지르고 난리를 피웁니다.
"앗 뜨거....!"
너무 오래 지졌나 봅니다. 라이터 불에 손이 데었습니다.
난방유는 인화물질에 묻혀야 불이 붙습니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우리에 볼터치 아저씨는 가만있어서는 안된단 생각이 들었는지 이번엔 가스통 밸브를 열었습니다. '치이익' 가스새는 소리가 들립니다.
머리 털이서고 입안에 침이 마릅니다.
이때 노무 반장님이 나서서 한마디 합니다.
"뒈질라믄 좋게 뒈져라! 병신아! 그래봐야 너혼자 뒈지는 거야!!
새까맣게 탄 송장 니 마루라 자식새끼도 몰라 볼거다!"
그 소리에 아저씨가 움찔합니다. 그리곤 조용히 벨브를 잠그네요!!
노무반장님 알고 보니 좀 나가던 사람이랍니다. 23살때 부터 이일을 선배한테 물려 받았답니다
정문에서 우리랑 맞서고 있는 아저씨는 알고 보니 일당15만원 받고 일나온 명도저항전문 용역입니다.
이분도 집행 노무반장님 좀 따라 다녀야 겠습니다.
다른건 몰라도 위험수당에 대해 확실히 가르쳐 줄텐데요.
한편으로 참 측은하고 불쌍한 생각이 듭니다.
얼마나 삶의 희망이 없으면 관계도 없는 다른사람일에 제일 선봉에 나서 이런 고생을 하고 있으니까요!!
아마 옷벗고 기름 부은것을 후회 하고 있을 겁니다.
현재 기온 영하 23도 알몸에 차가운 기름까지 끼얹었으니....
아니나 다를까 몸 흔들림이 멀리서도 보임니다. 마치 헬스장에서 몸푸는 덜덜이 위에 올라선것 같습니다.
노무반장님과 눈짓을 교환하고 호텔 후문으로 향했습니다.
누군가에게 전화를 하자! 후문이 열림니다.
작전의 내막 입니다. 이 호텔은 평소에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강제 집행당일만 용역을 사서 명도저항을 하는 것입니다.
해서 노무반장님이 실제 조직에 쓴맛을 제대로 아는 친구들 7명을 불러 전날 호텔에 투숙시키고 집행이 시작 되면 후문을 열어 주는 작전!
이 간단한 일을 하는데 500입니다.
다시 생각해도 대단한 사람입니다. 돈독 오른 사람 ....
그러나 어쩌겠습니까! 그때는 이 방법이 최선이였습니다.
안에서 서성이던 각친 엉아들(꼴뚜기파 호락호락한 애들이 아니라던)...
아주 가관입니다. 우리가 고용한 노는 엉아들이랑 꼭 당구장에서 친한 친구들 만난 것 같습니다.
같이 웃고 떠들고 서로 담배 나눠 피우고... 노무반장님보고 건달 특유의 90도 인사도 빼놓지 않고 하네요. 젠장! 다 알고 지내는 사이입니다.
노무반장님이 유치권자에게 애덜 소개 시켜 준것 같습니다...
노무반장님의 지시로 한명이 카터기를 들고 가서 쇠사슬을 자르려 하자 우리 볼터치 아저씨가 막아 서네요.
덤으로 거침없는 욕설을 퍼부으면서 ...
이분 제가 고용했다면 보너스 드렸을 겁니다. 일 진짜 열심히 하는 분입니다. 인정!
그분의 저항도 노무반장님 후배(조직에 현역)두명에게 잡혀 저쪽 구석으로 끌려 가면서 막을 내립니다.
고래고래 지르던 욕설이 비명소리로 바꿔져 들립니다.
저는 뛰어가 우리편 엉아들을 말렸습니다. 아저씨는 다리를 절룩거리며 커피솝으로 향합니다.
다리를 짓밟은 모양입니다. 왜 이러냐고 제가 묻자 능글맞게 웃으며 실수로 밟았답니다.
정말 실수 였슬까요?. 아저씨 파스값도 안 남겠습니다.
우여 곡절 끝에 정문이 열리고 집행관님이 경찰관을 대동하고 드디어 입성 합니다.
유치권자 대표는 방어선이 뚫리자 당황 하다가 협상을 제의 해 옵니다.
협상 테이블에 앉아서 대화해 보라고 집행관 일행은 멀찍히 떨어져 앉았습니다.
대뜸 여기가 어딘줄아냐며 유치권자 대표는 윽박지릅니다.
깨끗이 비워 줄테니 10억을 입금하래요. 이양반 분위기 파악 못하고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난 이런 말도 안되는 요구하면 집행 할꺼다! 라고 했더니 유치권자 대표옆에 있던 머리 예쁘게 각친 엉아가 제게 다가와 제목에 넥타이를 움켜 쥐네요! 이거 울 마나님이 말 잘들었다고 특별히 사준 건데...
살짝 뿌리 쳤습니다. 이번엔 욕 세례와 함께 따귀를 때리려고 팔을 휘둘렀습니다.
저는 한팔로 막고 경관님을 쳐다 봤습니다. 경관님이 소란 피우는 사람을 밖으로 내보냅니다.
다시 협상테이블 ! 유치권자 대표는 제껴 놓고 호텔 임차인, 지하 나이트클럽임차인, 3층 태국 마사지 임차인과 마주 앉아 대화를 시도 했습니다.
의견이 분분합니다. 단합된 모습은 간데 없고 남이야 어찌되든지, 지 손해 안볼려는 의도입니다.
급기야 자기들끼리 욕하고 몸사움하고 유치권자 대표는 결국 죽일놈이 됐습니다.
살짝 빠져 있다가 조금 상황이 진정되자 다시 재계약 하실분은 생각좀 해 보시고 다시 모이자는 약속을 하고 밥을 시켜 점심을 해결하고 다시 모였을때 호텔과 나이트 클럽은 재계약을 하기로 결정을 보았습니다.
나머지 분들은 집행하기로 ......
다음을 기대 하셔요^^
앗싸! 깽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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