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생생 유치권자 명도 사례

웃는얼굴로1 2011. 10. 15. 01:39

오랫만에 글 올립니다.

이젠 아침저녁 쌀쌀해진 날씨 때문에 문득 2008년 겨울에 있었던 나름 살벌한 유치권자 명도 사건이 생각 납니다.

 

사건 내막은 이렇습니다. 

대전에 한 관광 호텔인데요!! 실 소유자인 건설업자가 채권자에게 호텔을  담보로 돈을 빌리고 유치권을 다른 이를 내세워 신고를 하고  여러차례 유찰을 시켜 다시 경낙 받으려던 찰라  채권자가 이를 간파하고  낙찰 받아 저희 사무소에 의뢰하였습니다.

경매천사님이 거액에 유치권을 인도명령 만으로 해결하고 강제집행한 사건인데요^^

 

천사님 왈! 호텔인데 기냥 가서 집행관님만 따라갔다 오면 된다는 간단한 업무지시....

항상 그랬듯이 날은 춥고 호텔!!

명도 저항이 만만치 않을 거라는 저에 작은 의심이 안입던 쫄쫄이를 꺼내 입게 만들었습니다.

 

저는 씨내림굿을 받아야 합니다.

새벽부터 서둘러 도착한 현장에는 이미 머리에 각세운 엉아 들이 보초를 서고 있었습니다.

모르는척 호텔 커피솝에 들어가서 커피를 시켰습니다.

역시 머리에 각세운 엉아가 커피를 가져옵니다.

보기완 다르게 커피잔을 사뿐히 내려 놓습니다.

 

죄지은것도 아닌데 잠깐 손이 떨림니다. 주책박아지 손목아지를 살짝 꼬집고 마음을 다잡습니다.

 

집행관님하고 약속한 9시30분....

역시!  시간 약속은 잘 안지키시는 것이 집행관님들  폼 나게 하는 관행인가 봅니다.

 

마음이 초조합니다. 커피는 다 마시고 커피잔은 말라가고 있습니다.

맹물만 홀짝거리는 우리를 머리 예쁘게 각친엉아가 수상하다는듯 힐끔거립니다.

 

맹물도 떨어 졌습니다.  더이상 눈치보여 앉아 있을 수가 없습니다.

슬쩍일어나 커피 값을 치르고  정문으로 나가려는데 "어라" 정문이 쇠사슬로 칭칭 잠겨있고 정문에 대형 LPG가스 통 2개가 제 갈길를  막고 있습니다.

 

머리 예쁘게 각친 엉아가  예쁜 가운데 손가락으로 후문 위치까지 따라오라고 친절하게 안내를 해줍니다. 

집행관님은 안보이고 1.5톤 화물트럭만 10대가 진을 치고 있습니다.

이건 뭐 전쟁하자는 분위기죠!! 

호텔 안에서는 분주 합니다.

기름통을 들고 분주하게 움직이는 머리 예쁘게 각친 엉아들...

 

밖에서 집행관님을 기다리다  드디여!

촌스런 "공무집행" 인쇄문을  차 전면유리에 붙이고 나타난 RV차량이 보입니다.

얼마나 반갑던지 참고로 그날 영하 30도 였습니다. 약 1시간을 밖에서 떨었습니다.

 

좀 젊은 노무반장이 나서서 우리 신분을 확인 하고 담당 계장님께 안내를 했습니다.

계장님께선 정문을 안에서 사슬로 잠궈서 집행 할수가 없답니다.

현관문이 강화유리 양 개문인데 이거 새로 설치 한다해도 30만원인데 호텔 값에 비하면 새발에 피니까 부쉬고 들어 가시자고 소심하게 건의를 했습니다.

 

계장님 말씀이  부동산 집행 하러 온거지 철거 하러 온것이 아니라고 맞는 말씀을 하십니다.^^

참 몸소 짱돌이라도 들고 강화유리를 박살 낼수도 없고 난감하던차 호텔 안에서 제 가슴에 대못을 지대로 박습니다.

사슬이걸린 정문에 유유히 등장하는 인물이 있었습니다.

나이는 50대 중반에 세상 다 산듯한 얼굴로 가득 채운 기름통을 들어  샤워를 하고  섬섬옥수로 반짝이는 라이터를 보기 좋게 들어 보입니다.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행복한 얼굴로 양 볼따구엔 분홍색 터치까지 저 색깔이 나올려면  쐬주 2병가지고는 어림도 없습니다.

 

집행관님이 단호한 어조로 한마디 하십니다.

"철수"

남자가 칼을 뽑았으면 호박이라고 찔러야 하지않냐고  집행관님께 소심하게 따짐니다.

집행관님은 인명사고 나면 당신 인생 X된다면서 아무리 말려도 기냥 철수랍니다. 

제일 친한 친구가 철순가.......

"아! 저는 천사님 볼면목이 없습니다."

                                                                                   다음에 계속 ... 반응 봐서 연재 할겁니다.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