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재건축

[지역현장 리포트] 보금자리 악재 불구 재건축 속도 내는 과천

웃는얼굴로1 2011. 10. 8. 01:15

지난 6일 과천 주공1단지.

과천역 7번 출구를 나서서 단지 옆 샛길로 들어서자 '정비계획(안) 도시계획위원회 통과'라고 쓰인 현수막이 걸려 있다. 다시 시동을 걸기 시작한 재건축 사업으로 주민들의 기대감이 고조돼 있다.

과천 부동산시장은 계속해서 악재를 맞았다. 정부종합청사 이전에다 보금자리주택지구 예정지 지정까지 나왔다. 재건축 사업은 용적률 상한과 층고 제한 등으로 지지부진하면서 집값이 하락 일로를 걸었다.

↑ 보금자리주택 건설, 정부종합청사 이전 등 악재에 휘청거렸던 과천 부동산시장이 재건축 추진을 계기로 반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은 정비계획안이 고시된 과천 주공1단지. <매경DB>

보금자리주택지구 예정지 발표 후 중대형은 1억원, 소형은 6000만~7000만원 가격이 떨어졌다고 인근 공인중개사들은 말한다.

2006년 과천은 3.3㎡당 매매가가 3731만원으로 같은 해 강남의 3538만원을 넘어서며 강남 3개구 못지않은 부촌으로 인정받았다. 올해 9월에는 2765만원을 기록했다. 최근 2년간 가격이 계속 떨어졌기 때문이다.

최근 분위기 반전의 발판은 조금씩 마련되고 있다. 가장 큰 호재는 과천 주공1ㆍ6단지 재건축 사업이다. 지난 8월 26일 과천 주공1ㆍ6단지의 정비계획안이 경기도 도시계획위원회를 통과했고 9월 29일 고시까지 완료되면서 속도가 붙었다.

애초 9600여 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던 과천지식정보타운 내 보금자리주택지구 아파트도 4800가구로 줄었다. 화훼종합센터가 들어설 과천 주암동의 보전 용지 25만1100㎡를 주거와 상업을 결합한 시가화 예정지로 변경하는 2020과천도시기본계획 일부 변경안도 9월 16일 경기도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

과천 주공1ㆍ6단지 정비계획안 통과 소식이 알려진 8월 말부터 9월 초까지는 가격 하락세가 멈췄다. 소형 급매물 위주로 거래가 시작되면서 급매물보다 1000만원가량 비싸게 나온 물량까지 소진됐다.

중앙동 주공1단지 공급면적 53㎡는 8월 말 5억9000만원까지 가격이 떨어졌으나 최근 6억1000만원대로 다시 올라섰다. 이 같은 분위기에 힘입어 재건축 단지아닌 주변 지역에도 영향이 있었다. 지난 3월 5억3000만원에서 가격이 계속 떨어져 5억원 초반까지 내려갔던 별양동 주공7단지 전용면적 46㎡는 추석 직후 5억2000만원까지 가격이 소폭 반등했다.

그러나 최근 다시 날개가 꺾였다. 수요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문의도 끊기고 가격도 다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주공1단지의 2종 일반주거지역이 상한용적률 200%를 적용받기 위해서는 친환경 건축물(6%), 에너지절감형 건축(5%), 공개공지(1%), 소형 분양주택 건설 비율(8%)을 충족시켜야 한다. 상한용적률 220%를 적용받을 수 있는 주공6단지도 마찬가지다.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사실상 요건을 충족시키고 나면 가시적인 용적률만 늘어나고 사업성은 제자리걸음을 하는 게 아니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보금자리주택의 규모는 줄었지만 재건축 사업 이후 일반분양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과천의 분위기가 다시 살아나기 위해서는 현재 진행되는 개발 사업들이 원활하게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 부동산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남미영 대하공인 공인중개사는 "재건축이 본격화돼 주민들의 이주가 시작되고 과천화훼단지와 지식정보타운의 토지 보상과 수용이 이뤄지면 돈이 생긴 사람들이 주변의 집을 찾으면서 부동산시장 분위기가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팀장은 "과천의 부동산시장은 강남에 종속돼 움직이기 때문에 강남 재건축이 빠르게 진행되고 가격이 올라야 과천의 분위기도 좋아질 것"이라며 "다만 바닥 수준일 때 거래가 활성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백상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