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시간 전에 잠자리 들고
잔디결까지 분석 후 샷 조준
입력: 2010-09-20 14:18 / 수정: 2010-09-21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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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애(22 · 미래에셋)는 왜 골프를 잘할까. 체격이 좋은 것도,거리를 많이 내는 것도 아닌데,여자골프 세계랭킹 1~3위를 맴돈다. 지난주 미국LPGA투어 대회가 끝난 직후 한국에 와 시차적응도 덜된 상태에서 출전한 '메트라이프 · 한국경제 KLPGA챔피언십'에서도 우승컵을 안았다. 신지애만의 특별한 점을 요약한다.
◆'거리'보다 '정확도'로 승부
신지애의 올시즌 드라이버샷 평균거리는 238.3야드다. 미LPGA투어에서 이 부문 랭킹 124위다. 그러나 페어웨이 적중률은 78.0%로 1위,그린 적중률은 70.3%로 9위다. 장타자는 아니지만,정확성만큼은 최고다. 드라이버샷은 14개홀 가운데 11개홀에서 페어웨이에 볼을 떨군다는 얘기다. 볼이 일단 페어웨이에 있으면 한두 클럽 길게 잡아도 러프에서 치는 것보다 멀리 달아나지 않는다.
신지애는 3라운드 후 이렇게 말했다. "잔디가 역결인 곳과 순결인 곳이 있다. 물론 순결인 곳에서 샷을 하는 것이 좋다. 그래서 드라이버샷을 잔디가 그린 쪽으로 뉘어있는 지점에 떨구려고 애쓴다. " 잔디결까지 파악하고,그 좁은 지역에 볼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자신감이 놀랍다.
◆클럽선택 때 동반자 의식 안 한다
신지애는 거리가 짧기 때문에 두 번째 샷을 대부분 제일 먼저 한다. 두 번째 샷 클럽도 동반자보다 길게 잡게 마련이다. 대회 첫날 5번홀(350m)에서 두 번째 샷을 할 때 이정은은 쇼트아이언을,신지애는 하이브리드 클럽을 각각 잡았다. 2라운드 9번홀(356m)에서는 신지애가 우드로,허윤경은 아이언으로 두 번째 샷을 했다. 그러나 신지애는 클럽선택 문제에 신경쓰지 않는다. 동반자들보다 긴 클럽을 잡는 것 때문에 스트레스도 받지 않는다. "한 클럽 더 길게 잡으면 되지요,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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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드 전에만 연습한다
골프교습가들은 아마추어 골퍼들에게 '라운드 후 연습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그날 라운드에서 나온 실수를 잊어버리기 전에 즉석에서 교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선수들도 그렇게 한다. 그러나 신지애는 대회 때 라운드가 끝나면 연습장에 일절 가지 않는다. 그 대신 마사지로 몸을 푼 후 휴식을 취한다. 라운드를 하는 동안 신경을 많이 써 심신이 피로한 상태에서 연습해봤자 효율성이 낮다는 판단에서다. 대회를 3~4일 계속해야 하기 때문에 일찍 들어가서 쉬면서 다음 라운드를 준비하는 것이 컨디션을 최고조로 유지할 수 있는 길이라는 것.연습은 당일 아침 티오프 전에 한다.
◆항상 다음 샷을 생각한다
신지애는 72홀 동안 보기 3개에 3퍼트는 단 두 차례(본인은 3퍼트를 2회 한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함) 했다. 미국과는 잔디나 환경 등이 다른데도 무결점에 가까운 플레이를 한 것.그는 그 이유에 대해 "지금 샷을 할 때 항상 다음 샷을 생각한다. 다음 샷을 하기 좋은 곳에 볼을 떨어뜨리는 것이 지금 샷의 목표"라고 말한다. 현재 샷에 집중하면서도 다음 샷까지 생각하므로 한수 앞을 보고 플레이하는 셈이다.
◆'8.5 대 3.5' 황금비율을 철저히 지킨다
신지애가 골프를 시작한 이후 지키는 루틴이 있다. 바로 다음 날 경기시작 12시간 전에 잠자리에 든다는 것.
다음 날 티오프시간이 오전 8시라면 전날 밤 8시에 잠을 잔다. 잠은 반드시 8시간30분간 푹 잔다. 그러고 티오프시간 3시간30분 전에 깬다. 3시간30분 동안 스트레칭도 하고 연습도 하며,아침을 든다. 그는 대회 때 아침과 저녁 두 끼만 먹고,점심은 사과 한쪽으로 해결한다.
지난 화요일(14일) 입국한 그가 시차적응을 무리없이 하면서 선두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이 같은 '8.5 대 3.5' 루틴을 철저히 지킨 결과다.
김경수/김진수 기자 ksm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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