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틀대고 있는 지방 부동산 시장에 대해 전문가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바닥을 친 집값이 상승세로 돌아섰다는 의견과 침체 속도가 늦춰졌을 뿐 큰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다는 진단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고종완 RE멤버스 대표는 "지방 집값은 서울과 수도권보다 2년 앞선 2005년 하반기에 고점을 찍고 하락하기 시작했다"며 "여기에 과도한 미분양 물량 탓에 실수요자들이 찾는 중소형 주택이 공급되지 않으면서 상황이 악화됐다"고 지적했다.
고 대표는 이어 "올 상반기 조정이 마무리되면서 지방 주택 시장은 중기적인 오름세에 접어들었다"고 덧붙였다.
장성수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부산 대전 등을 중심으로 미분양 물량이 해소되면서 장기 침체에서 벗어나고 있다"며 "정부가 규제에 나서지 않는 한 당분간 상승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박재룡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지방 부동산 역시 수도권과 마찬가지로 매매보다는 전세 거래 비율이 훨씬 높다"며 "이는 최근의 반등이 일시적인 현상이지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접어든 것은 아님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가 비율(매매 가격 대비 전세 가격 비율)'이 70~80%에 육박할 정도로 매매 수요가 적은 만큼 아직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판단이다.
한편 전문가들은 지방 부동산도 지역에 따라 차별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경제적ㆍ사회적 특성 등이 모두 다른 만큼 집값이 오르는 곳만 오르는 양극화 현상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장성수 연구위원은 "부산 대전의 경우 지역 경제가 살아나면서 부동산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며 "반면 대규모 신도시 개발 같은 호재가 부족한 광주 등은 상승폭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김희선 부동산114 전무 역시 "지방 부동산 중 가장 눈에 띄는 부산 역시 '해운대 특수'로 불릴 만큼 일부 지역만 분위기가 살아났다"면서 "다른 지방의 경우 하락 속도가 둔해지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고종완 대표는 "개발 요인, 인구 구조, 인프라스트럭처 등을 감안할 때 농어촌보다는 중소도시, 중소도시보다는 대도시로 지방 수요자들의 발길이 몰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방 집값 상승세가 서울과 수도권 부동산 시장으로 확산될지에 대해선 대부분 부정적이었다. 지방과 서울은 별개 시장인 만큼 같은 잣대로 전망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김희선 전무는 "기본적으로 지방과 서울 부동산 시장은 수요층이 다르다"면서 "여기에 경기 회복, 신규 물량 공급 등 여건도 제각각인 만큼 일률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장성수 연구위원은 "부산 집값이 비싸다고 해서 서울로 올라오는 수요자는 거의 없다"며 "동일한 지역 내에서는 몰라도 수도권으로 집값 오름세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재룡 연구원도 "지역 특성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지방 부동산의 움직임을 수도권으로까지 확대 적용하는 것은 '침소봉대'"라고 밝혔다.
[특별취재팀 : 부산 = 박동민 기자 / 대구 = 이지용 기자 / 울산 = 강종원 기자 / 대전 = 이유진 기자 / 광주 = 박진주 기자 / 창원 = 최승균 기자 / 심윤희 기자 / 이은아 기자 / 이명진 기자 / 방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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