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언
6가지 질의로 보는 8.29대책 한달 후 시장 전망
1)'일부 지역에서 전세값은 오르고 있지만 매매 거래는 되지 않고 있다'이런 말들이 많은데요..이런 말이 맞는 겁니까?
수도권에서 매매와 전세시장시장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민간부동산 정보업체에 따르면 서울 전세금 상승률은 9월 첫째 주 0.05%에서 셋째 주 0.11%로, 신도시는 9월 첫째 주 0.01%에서 0.10%로, 서울과 신도시를 제외한 수도권은 0.12%에서 0.16%로 높아지고 있다. 반면 매매가는 ―0.02%∼―0.07%의 폭으로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율은 외환위기 이후 집값보다 전셋값이 덜 떨어져 2000년 초까지 50~60%대를 유지했다. 이후 2002~2006년 부동산 경기 호황으로 매매가가 급등하면서 전세가율은 40% 이하로 떨어졌다. 그러나 올 들어 주택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경기지역을 중심으로 최근 40%대를 넘어섰다.
2)'전세 값이 매매가의 70%에 육박하는 곳도 있다'고 하던데요..전세가격이 왜 이렇게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건가요?
△이사철 수요 △보금자리주택 청약에 대한 기대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 저하 등으로 전세 수요는 늘었지만 매매 수요는 늘지 않은 게 주요 이유다. 전에는 전세금이 상승하면 일부 세입자가 매매로 돌아서면서 전세 수요가 조정됐지만 최근 집값 하락으로 이런 조정마저 기대할 수 없어 전세난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
.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A아파트 40㎡의 경우 매매가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70% 수준에 이르렀고, 서대문구 홍제동의 B아파트 32㎡도 65%선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서울지역 아파트의 매매가 대비 전세금 비중은 39.7%로 2005년 4분기(41%) 이후 4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고 경기 지역은 43.46%로 2006년 1분기 43.9%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서울 경기 등 수도권은 2000년대 초반에는 매매가 대비 50∼60%대를 웃돌다가 2002∼2006년 부동산 경기 호황으로 매매가가 급등하면서 40% 이하로 떨어졌다. 서울은 매매 수요보다는 전세 수요가 많은 서대문구(49.9%) 동대문구(47.6%) 관악구(47.5%) 중랑구(47%) 순으로 전세금 비중이 높다. 또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은 전세금이 많이 올라 매매가 대비 전세금 비중이 5년 만에 가장 높게 올라갔다.
가을 이사철까지는 전세금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전히 전세금 비중이 평균 50%에 못 미치고 금리 상승 가능성도 있어 적어도 4분기까지는 투자 목적으로 주택을 섣불리 매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3)그렇다면 정부가 8.29 대책당시 말한 '부동산 거래 활성화'와는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 게 아닙니까?
실수요들을 위한 거래활성화 대책이었지만 실수요자는 정작 움직이지 않고 전세난만 가중시켜 서민들만 이중고 특히 서민들이 많이 거주하는 강남권보다 상대적으로 인기가 떨어졌던 비(非)강남권이 올해는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률을 보이며 전세 시장 흐름을 이끄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올해 아파트 전세금 상승폭이 가장 컸던 지역은 광진구로 작년 말보다 7.8% 올랐다. 이어 영등포구(7.5%)와 성동구(6.6%)가 각각 2위, 4위를 기록했다. 강남권에서는 송파구(6.7%)와 강남구(6%)가 각각 3, 5위에 올랐지만 서초구(4.5%)는 서울 전체 평균(4%)을 조금 웃도는 수준의 상대적으로 낮은 상승률을 보였다. 반면 지난 2년 동안 전세금 상승폭이 크지 않았던 서대문구(5.4%), 마포구(4.7%), 동작구(4.6%), 구로구(4.6%) 등이 올 들어 강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비강남권의 전세금 강세는 가을 이사 시즌을 앞두고 본격화하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광진구의 경우 지난 7월 하락했던 아파트 전세금이 8월부터 상승세로 돌아섰고, 서대문구는 7월 0.18%에서 8월 0.3%로 상승 폭이 배 가까이 커졌다.
이른바 '역(逆)전세난'이 벌어졌던 지난 2008년 말 싼값에 강남권과 여의도 등에 입주했던 세입자들이 전세 만료일이 다가오면서 급등한 전세금을 감당하지 못해 대체 주거지를 찾아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82㎡형)는 지난 2008년 말 2억3000만원 안팎이던 전세금이 현재 3억2000만~3억3000만원 정도로 1억원 이상 올랐다. 잠실지역의 다른 아파트도상황은 비슷하다. 이 때문에 일부 세입자는 은행 대출을 통해 재계약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여력이 없는 세입자는 주변 지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실정이다.
가을 이사철이 마무리되는 다음 달 중순 이후에는 전세 시장이 다소 진정될 가능성이 있지만, 겨울 방학 이사 수요가 시작되는 12월부터 또다시 전세금이 급등할 수 있다.
4)국토해양부는 DTI, 즉 총부채상환비율 자율 적용에 따른 대출과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이 점차 증가하는 등 효과가 일부 나타나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정부의 이런 견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8·29 대책 한달…주택거래 관련 동향’에 따르면 DTI(총부채상환비율)자율적용을 받기 위해 국토부에 주택소유 현황 조회를 요청한 건수는 총 755건,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에 대한 주택기금 대출 신청은 총 141건, 약 100억원이다. 지난 9월 3일부터 24일까지 13일간 집계된 주택소유 현황 조회를 요청한 775건은 수도권 8월 한 달간의 주택거래량인 8091건의 약 10%에 이르는 수준으로 점진적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생애최초는 처음주택을 구입하는 사람들에게 5.2%로 정부가 대출해주는 제도다. 하지만 지난 2005년 유사한 대출상품을 출시했을 당시엔 5일만에 대출신청건수가 6030건(금액으론 3063억원)으로 하루평균 1206건에 달했다.
주택거래시장 활성화 효과를 보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 이번 대책은 실수요자들에 한해 9억원 이하 주택을 구입할 시 DTI규제 완화가 핵심이지만 실수요자만으로 주택시장을 움직일 수는 없다. 거래시장을 활발하게 하기 위해선 일부 투자수요도 포함돼야 한다.
5)주식시장은 활발한 대신 부동산 시장의 큰 손들은 여전히 관망하고 있다면 큰 손들은 왜 움직이지 않고 있는 것일까요?
큰손들은 부동산 시장에 거품이 여전하다는 판단에 따라 내년까지 일단 관망하자는 분위기다. “8·29부동산 대책으로 부동산 폭락을 방치하지 않겠다는 수준으로 받아들일뿐이다.
6)지방의 경우에는 양상이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부산지역 상승률은 두 자리 수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수도권과 지방의 양상이 왜 다르게 나타나는 겁니까?
수도권과 지방의 주택 시장 상황이 역전된 가장 큰 이유는 4~5년간 지방의 주택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공급이 줄어든 결과다. 그 결과 전세금도 많이 올라 매매가격과 전세금의 차이가 줄어 전세 세입자들이 매수자로 돌아서고 있다. 특히 부산의 경우 전세금 상승률이 한 해 10%에 육박할 정도로 전셋집 부족 현상을 겪었다. 지방 광역시의 경우 매매 가격과 전세금의 차이가 35% 안팎이다. 수도권의 주택 시장이 살아나기 위해선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
현재 수도권의 전세금도 가을 이사철이 되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아직 미입주 아파트가 많고 매매가와 전세금의 차이가 60%가량 벌어져 있다. 지난 15일 발표한 8월 신고자료만 보더라도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2123건으로 지난 4년(2006~2009년) 같은 달 평균 거래량(5176건)보다 무려 59% 줄었다. 수도권 전체 거래량 역시 8091건으로 과거 평균(1만7483건)보다 53.7% 줄었다. 과거와 비교하면 아파트 거래량이 사실상 '반 토막'난 셈이다.
반면 지방도시에선 지역에 따라 소폭이지만 주택 거래량이 늘고 있다. 과거 4년간 8월 아파트 거래량과 비교하면 광주광역시는 33.8%, 울산은 25.7%, 부산은 15.6% 증가했다. 대구도 9% 늘었다. 강원도와 제주, 전남 등지를 제외하면 지방의 주택 시장은 회복세로 접어들었다.
미분양 아파트의 추세도 비슷한 상황. 7월 말 기준으로 수도권 미분양 아파트 수는 2484가구로 전달보다 0.4%(117가구)가 줄어드는 데 그쳤지만, 지방은 4.2%(3439가구)가 줄어든 7만8313가구를 기록했다. 지방 미분양이 가장 많았던 2008년 12월(13만9000가구)과 비교하면 44%나 줄어들었다.
주택 가격도 지방의 상승률이 훨씬 높다. 국민은행 조사에 따르면 지방 광역시의 아파트 매매 가격은 올해 들어 3~4%가량 올랐지만, 서울·경기도·인천은 2~3%가량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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