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식초

지금 마셔야 할 최고의 전통주 10

웃는얼굴로1 2018. 10. 26. 19:44

자타 공인 ‘전문가’ 이지민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최고의 술을 추천했다. 국내에서 접할 수 있는 수백 개의 전통주 중 찬바람 부는 가을에 마시기 가장 좋은 10종의 전통주를 소개한다.

 



양조 마스터의 역작 고운달 알코올 도수 52%의 최고급 오미자 증류주인 ‘고운달’은 마스터 블렌더이자 양조의 대가 오미나라 이종기 대표의 역작. 36년간 세계적 양조 기술자들과 함께 일하며 기술을 터득한 이 대표는 한국 대표 위스키인 ‘윈저’, ‘골든블루’ 등의 제품을 개발하기도 했다. ‘우리 농산물을 이용한 세계 명주 개발’을 목표로 생산한 고운달은 보리, 옥수수에 비해 10배 이상 비싼 오미자로 만든다. 고운달은 ‘고운달 백자’와 ‘고운달 오크’ 두 종류로 출시된다. 문경 도자기에서 숙성한 고운달 백자는 맑고 투명한 색을 띠는 증류주이며, 오크통에서 숙성한 고운달 오크는 오미자 맛과 오크 향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며 황금빛을 낸다. 두 제품 모두 오미자 열매 특유의 복합미가 느껴지며 50%가 넘는 높은 도수임에도 부담스럽지 않다. 문의 054-572-0601



한국을 대표하는 소주
 이강주 일제강점기 이전에는 지금처럼 주정에 물을 탄 희석식 소주를 마시지 않았다. 조선 시대부터 명맥을 이어온 술들이 지금까지 사랑받았다면 ‘이강주’는 한국을 대표하는 소주로 자리매김했을 것이다. 조선 시대 3대 명주 중 하나로 손꼽히는 이강주는 상류사회에서 즐겨 마시던 고급 약 소주다. 고종 때 한미통상조약 체결 당시 건배주로 쓰일 만큼 한국을 대표하는 소주로, 현재 전통식품명인 제9호, 조정형 명인이 빚고 있다. 직접 만든 소주에 배梨와 생강薑이 들어간다고 해 이강주梨薑酒라 불린다. 옅은 노란빛을 띠고 있어 ‘여름밤 초승달 같은 술’이라는 낭만적인 별명으로도 불린다. 매콤하고 감칠맛이 나며 많이 마셔도 숙취가 없다. 배와 생강 외에 계피와 울금 등의 한약재도 들어 있어 신경 안정과 피로 해소에도 좋다고 알려져 있다. 기름기가 있는 전이나 부침개, 치킨 등과 잘 어울린다. 문의 063-212-5765



멸종 위기에 처한 귀한 술 감홍로
 <별주부전>, <춘향전> 등에 등장할 정도로 오랜 역사를 지닌 ‘감홍로’. 최남선의 <조선상식문답>에서는 조선 3대 명주라고 명명했고 골동반, 냉면과 함께 평양 3대 명물로 손꼽히기도 했다. 감홍로는 이탈리아 슬로푸드 국제 본부에서 전 세계 각지의 멸종 위기에 처한 전통 식재료를 보존하는 캠페인 ‘맛의 방주’에도 등재되었다. 용안육, 정향, 계피, 생강, 감초 등 다양한 한약재가 어우러져 맛을 낸다. 한 모금 마시면 각 재료에서 우러나는 그윽한 향을 느낄 수 있는데, 술을 따른 상태로 오래 둘수록 향이 진해진다. 높은 도수에 비해 목 넘김이 부드럽고 가슴을 시원하게 하는 느낌이 있다. 은은한 바닐라 향 덕에 아포가토처럼 아이스크림에 감홍로를 끼얹어 먹으면 더욱 달콤하게 즐길 수 있다. 문의 031-954-6233




한국의 가양주 문화를 대표하는 솔송주
 ‘솔송주’는 경남 함양의 사대부가인 하동 정씨 정여창 선생 집안에서 500년간 전해져 오는 비법으로 빚은 고급 증류주다. ‘조선 동방오현東方五賢’ 가운데 한 사람이자, 성리학의 대가였던 그의 집에서는 집안의 대소사가 있으면 손님들에게 솔잎과 송순으로 빚은 솔송주를 내놓았다. 솔송주 빚는 비법은 500여 년 동안 집안 대대로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물려주었고, 현재는 박흥선 명인이 이를 이어받아 생산하고 있다. 백미, 솔잎, 송순을 주원료로 하며 맑은 물과 노송으로 명성 높은 지리산 자락에서 빚는다. 한 입 머금으면 은은히 퍼지는 소나무 순의 향과 신선한 솔잎의 맛을 입안 가득히 느낄 수 있으며, 맛이 부드럽고 뒤끝이 깨끗하다. 오래 숙성시킬수록 맛과 향이 깊어지는데, 40%에 육박하는 고도주임에도 부드럽다. 문의 055-963-8992




전통주계의 신흥강자 풍정사계 
단풍나무 풍楓과 우물 정井을 써 ‘단풍나무 우물’이라는 뜻을 지닌 ‘풍정사계’는 최근 출시된 술 중에서 빠르게 입소문이 나고 있는 신흥 강자다. 사계절을 의미하는 춘, 하, 추, 동 총 4종이 출시된다. 봄을 뜻하는 춘은 청주, 여름인 하는 과하주, 가을인 추는 탁주, 겨울인 동은 증류주가 병입된다. 이 중 추천하고 싶은 술은 풍정사계 춘春. 국내산 쌀과 전통 누룩, 청주 청원의 물로 빚은 청주로, 자연스럽고 깔끔한 맛과 향을 지녔다. 특유의 산미가 인상적이며 은은한 단맛과 함께 목 넘김이 깔끔하다. 과하지 않은 단맛인데다 쓰거나 신맛이 도드라지지 않아 입에 착착 감기는 느낌이 든다. 문의 043-214-9424




청주 애호가라면 꼭 맛보아야 할 문희주 
경상북도 문경의 프리미엄 수제 막걸리 ‘문희’를 만드는 문경주조에서 선보이는 ‘문희주’는 황토방에서 빚는다. 습도 조절에 탁월하고, 탈취·공기 정화 효과는 물론 항균과 통풍 등의 기능이 뛰어난 황토는 술을 발효, 숙성하는 데 있어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막걸리 문희는 경북 지역에서 생산하는 쌀과 누룩, 물 외에는 어떤 것도 첨가하지 않고 만들어 맛이 깊고 진하다. 이 묵직하고 짙은 맛의 탁주를 침전과 숙성을 통해 맑게 걸러낸 청주가 바로 문희주다. 부드럽고 깊은 맛을 간직하고 있으며 알코올 도수는 13%로 그리 높지 않다. ‘약주’라고도 불리는 이 투명하고 맑은 청주를 꼭 맛보길 권한다. 문의 054-552-8252





전통주로 클럽주를 만들다 르깔롱
 클럽에서 마시는 술이라고 하면 샴페인이나 위스키, 칵테일 등의 서양 술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요즘의 클럽가를 점령하고 있는 술은 전통주로 만든 국내 최초의 한국형 리큐어 ‘르깔롱Le Calon’이다. ‘클럽 신드롬’과 한류 테마파크 ‘타이거비치’를 운영하고 있는 이강희 대표와 대나무를 원료로 만드는 ‘추성주’를 생산하는 담양 추성고을이 협력해 생산했다. ‘깔롱’은 ‘폼나다’, ‘멋부리다’라는 의미의 경상도 사투리. 르깔롱의 주재료는 죽력과 대나무 기름이다. 달콤한 과일 향인데다 옅은 푸른색을 띠어 여성 고객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고. 주스를 타 마시면 목 넘김이 부드러워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다. 문의 061-383-3011




가장 혁신적인 전통주 문배술
 고려 태조 왕건 때부터 1000여 년간 제조법이 내려온 유서 깊은 명주, ‘문배술’. 찰수수와 메조가 주원료로 잘 익은 문배나무 돌배 향이 나 문배술이라고 불린다. 현재는 전통식품명인 제7호 이기춘 명인이 빚고 있다. 화학 첨가물을 넣지 않고 증류해 맑고 깨끗한 색을 띠며 숙취가 없다. 전통주는 와인, 위스키 등 수입 주류에 비해 보틀 디자인이 촌스럽다는 오명을 벗고자 유리병을 사용했다. 한 손에 쏙 들어오는 크기의 병은 따르기에 편할 뿐 아니라 모던한 디자인으로 마시는 맛에 보는 맛까지 더한다. 소주잔보다 작은 사이즈의 잔에 따른 뒤 입안에서 향을 머금고 음미하는 것이 문배술을 제대로 느끼는 방법이다. 40%의 높은 도수가 부담스럽다면 온더록스로 마시거나 토닉 워터를 섞은 뒤 얇게 자른 레몬과 얼음을 넣어 마시면 좋다. 오미자, 레몬 등 곁들이는 재료에 따라 맛과 색깔이 달라지니 다양한 재료로 나만의 칵테일을 만들어보도록. 문의 031-989-9333




죽기 전에 꼭 마셔봐야 할 삼해소주
 ‘삼해소주’는 송절주, 향온주, 삼해약주와 함께 서울시에서 무형문화재로 지정한 4개의 술 중 하나다. 10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전통 명주로 쌀이 많이 들어가는데다 증류 후 얻는 양이 적어 고급 술에 속한다. 1년에 딱 한 차례 빚는 삼해주는 정월 첫 번째 돼지 날, 해亥일에 밑술을 담근다. 그 뒤로 해일마다 두 번 더 덧술을 해서 익힌다. 보통 100일의 숙성 시간이 필요해 ‘백일주’로 불리기도 했고, 버들가지 꽃이 나올 때쯤 마신다고 해서 ‘유서주’라고도 했다. 저온 숙성 과정을 여러 번 거치기 때문에 깊은 맛과 향을 낸다. 삼해소주의 맛을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세 번에 걸쳐 맛을 보길 권한다. 마실 때마다 입안에서 느껴지는 맛이 조금씩 바뀌며 마지막 세 번째 잔에서 그 맛과 향이 극대화되는데, 일반 소주에 비해 농축된 맛이 느껴지며, 입안 가득히 퍼지는 상쾌한 맛이 일품인 술이다. 문의 070-8202-9165




사과로 만든 증류주 문경바람
 ‘오미로제’를 개발한 오미나라의 이종기 대표가 올해 출시한 사과 증류주다. 인공 첨가물 없이 사과만 증류·숙성해 생산한다. 문경에서 수확된 사과를 잘라 이스트를 넣고 당분을 발효한 후 증류시키면 알코올 도수 약 65%의 증류액이 생산된다. 이 증류액을 옹기와 오크통에 숙성시키면 ‘문경바람’이 만들어진다. 달콤하고 향긋한 사과의 풍미와 부드러운 목 넘김 덕에 여러 잔을 마셔도 부담스럽지 않다. 문의 054-572-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