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점프! 강소기업이 떴다] [2] LED제조 서울반도체
작년 매출 재도약, 글로벌 4위로… 中 저가제품에 한때 적자위기도
매년 매출 10% R&D 적극 투자… 특허 침해 기업엔 가차없는 전쟁
지난달 27일 경기도 안산시에 있는 서울반도체 공장. 연면적 7만㎡(약 2만2000평) 규모의 공장에는 450여 대의 반도체 장비들이 가로세로 각각 3㎜ 안팎의 반도체 칩을 수없이 쏟아내고 있었다. 직원들은 현미경으로 불량품을 확인하는 검수 작업에 분주했다. 이 작은 제품이 '빛을 내는 반도체'로 불리는 LED(발광다이오드) 칩이다. 각종 조명기기는 물론이고 자동차 라이트와 스마트폰·TV의 광원(光源)으로 쓰인다. 이 회사는 하루에 LED 칩을 1200만여 개씩 생산하고 있다. 이 회사의 우영애 생산팀장은 "주문이 쇄도해 공장을 24시간 휴일 없이 가동해도 납기를 맞추기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LED 제조업체 서울반도체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며 글로벌 강소(强小) 기업으로 재도약하고 있다. 이 회사의 작년 매출 1조1143억원(추정치) 가운데 수출이 9000억원 이상을 차지한다. 이 회사는 세계 LED 시장에서 점유율 4위로, 삼성전자(5위)와 LG이노텍(9위)보다 한발 앞섰다. 중견기업이 세계 최고의 전자기업보다 오히려 앞서고 있는 것이다. 서울반도체의 올해 목표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두 자릿수 성장하는 것이다.
◇4년 전 적자 위기에서 작년 '매출 1조 클럽'으로 반등 성공
서울반도체는 2013년 연간 매출 1조(兆)원을 돌파하며 전성기를 맞았다가, 이듬해 매출이 9000억원대로 급락했다. 영업이익도 26억원까지 줄어 적자 위기에 직면했다. 당시 10여 개 중국 제조업체들이 이 시장에 앞다퉈 뛰어들면서 LED 부품 가격이 급락했기 때문이다. 공급 과잉 시장에서 중국 업체와 경쟁하려면 적자를 각오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 ▲ 지난달 27일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서울반도체 공장에서 직원들이 현미경으로 LED칩 불량품을 일일이 확인하고 있다. 연면적 7만㎡ 규모의 공장엔 반도체 장비 450여 대가 빼곡했다. /김연정 객원기자
- ▲ 안산 공장에서 만난 이병학 서울반도체 사장은“세계 1위 LED 기업을 목표로 달리겠다”고 말했다.
이 회사의 이병학 사장은 "중국과 직접 경쟁을 피하고, 그들이 못하는 시장에 전력했다"고 말했다. 당시 LED 부품 시장은 조명이 주도했는데 조명 제조업체들은 공급 부품을 선택할 때 먼저 가격를 봤다. 서울반도체는 자동차·스마트폰·TV 등 전자제품용 LED 부품 시장에 초점을 맞췄다. 이 사장은 "2년 전 개발한 광효율 20%를 끌어올린 TV용 부품은 지금까지 누적으로 50억개 이상 팔렸다"고 말했다.
현재 이 회사의 매출 비중에서 전자제품용 부품이 60%를 차지한다. 3~4년 전 전자제품용과 조명용이 반반이었지만 사업 체질이 바뀐 것이다. 이 사장은 "작년에 태양광과 거의 똑같은 빛을 내는 LED 신제품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면서 "가격 경쟁에서 벗어나려면 저가 제품을 압도할 성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난립했던 중국의 LED 업체들은 자기들끼리 덤핑 경쟁을 하다가 하나둘씩 나가떨어졌고 조명용 LED 부품 가격도 정상으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작년에 이 회사의 영업이익은 1000억원대로 껑충 뛰었고 'V'자(字)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매출의 10%씩 연구 개발 투자…보유 특허 1만3000여 개
서울반도체는 전 세계에 보유 중인 특허가 1만3169개에 달하는 '특허 기업'이기도 하다. 미국 특허가 2200여 개, 일본이 4000여 개다. 서울반도체는 20여 년간 연 매출의 10% 안팎을 연구 개발에 투자했다. 전체 직원의 6분의 1인 343명이 연구 개발 인력이다. 이 회사의 관계자는 "특허를 침해한 경쟁사에는 소송을 걸어 적극적으로 지식재산권을 지키는 게 회사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독일의 기업 4곳과 특허 침해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해외의 29개 기업에는 '특허 침해 경고장'을 발송해 놓은 상태다. 특허료를 안 내면 곧바로 소송을 걸 계획이다. 실제로 이런 노력 끝에 미국 TV 제조업체 커티스(Curtis)와 크레이그(Craig)로부터 로열티를 받고 있고, 일본 렌즈 제조기업 엔플라스와의 특허 소송에서도 이겼다. LED 시장의 경쟁자인 점유율 1위 일본 니치아화학공업과도 3년에 걸친 소송전을 벌여 서로 특허를 공유하는 계약을 맺기도 했다. 이 회사의 관계자는 "창업자인 이정훈 대표는 항상 '기술 기업에 독자 기술과 특허는 생명'이라며 기술 개발과 특허권 보호를 최우선으로 한다"고 말했다. 이병학 사장은 "미국, 중국 현지 공장에 이어 올해는 베트남 공장이 가동을 시작해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며 "세계 4위를 넘어 세계 1위 LED 기업을 목표로 달려가겠다"고 말했다.
원문보기: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1/04/2018010403109.html#csidx07481ee80d78503bc2871ca9ea625f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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