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대 규모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가동
미분양 부담 "단기간 변화는 어렵다"
(평택=뉴스1) 김종윤 기자 = "아직 삼성전자 효과로 큰 변화는 없어요. 공장 가동 초기 단계니깐 좀 더 지켜봐야죠. 평택에선 삼성효과보다 미분양 해소가 먼저 아닐까요? 미분양이 많으면 집값이 올라갈 가능성이 작습니다." (비전동 K공인중개소 대표)
지난 7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지하철 1호선 지제역. 한산한 역사를 나오자 지역주택조합원 모집을 알리는 몇몇 플래카드만이 눈에 들어왔다. 불과 수개월 전 역사 주변에 어지럽게 널려있던 '선착순 계약' 광고문구뿐 아니라 영업사업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지제역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올 초까지도 미분양 단지에서 고용한 직원들이 역을 나오는 주민에게 사은품을 건네느라 분주했다"며 "개발호재가 가시화되면서 역 주변은 다시 한산해졌다"고 귀띔했다
◇미분양 대폭 감소…고덕신도시 탓?
평택은 건설사엔 주택사업 무덤으로 통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과 미군부대 이전이라는 호재로 단기간에 분양이 대폭 늘어났기 때문이다. 평택시 연도별 분양 물량은 Δ2012년 1992가구 Δ2013년 4424가구 Δ2014년 8058가구 Δ2015년 1만2137가구 Δ2016년 1만3183가구로 해마다 급증했다.
신규아파트가 쏟아지면서 평택은 암흑기에 접어들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평택 미분양은 지난해 8월 4596가구로 집계돼 최고점을 찍었다.
당시 경기도에서 미분양을 가장 많이 보유한 지역이라는 오명을 듣기도 했다.
이후 분위기는 조금씩 반전되기 시작했다. SRT지제역 개통과 함께 고덕신도시 분양이 가까워지면서 수요자들 관점이 변화한 것. 지난 5월 기준 미분양은 1913가구로 최고점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현지에선 평택 분위기 반전 이유로 고덕신도시 분양을 꼽았다. 고덕신도시는 기존 평택보다 높은 가격으로 등장한 데다가 분양권은 수천만원에 달하는 웃돈이 붙어 불법거래됐다. 또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과 바로 인접한 입지로 수십대1에 달하는 청약 경쟁률을 찍었다.
비전동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고덕신도시 분양가와 웃돈을 고려하면 기존 단지와 1억원 가까이 차이가 난다"며 "고덕신도시 청약에 떨어진 수요자들이 소사벌·용죽지구로 눈을 돌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고덕국제신도시 제일풍경채 센트럴' 분양가는 3.3㎡당 평균 1120만원. 이는 기존 평택시장이 1000만원 아래인 점을 고려하면 높다는 평가가 대다수였다. 여기에 추가 웃돈이 더해지면서 고덕신도시 진입을 결정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 접어들었다.
B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매도자들이 내놓은 고덕신도시 분양권을 확보하고 있지만 거래는 조심스럽다"며 "웃돈 수준이 높아 지금은 찾는 문의가 거의 없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가동 '호재'
평택의 가장 큰 호재는 삼성전자가 16조원을 투자하는 반도체 공장 조성이 꼽힌다. 축구장 400개 크기 289만㎡로 세계최대 규모다. 이달부터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직간접 고용효과도 15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 대형건설사 분양소장은 "반도체공장이 시험 가동한다는 뉴스가 나오면서 분위기는 급반전됐다"며 "계약률이 높아지면서 지금은 100% 완판을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에서도 대거 인구유입에 따른 평택 집값 상승을 기대하는 눈치였다. 수만명에 달하는 신규 유입이 주택시장을 밀어 올릴 수 있어서다.
다만 지금까지 삼성전자 호재와 관련한 문의가 많지 않다고 인근 공인중개사들은 설명했다. 이는 반도체 공장이 100% 가동되지 않은 탓이 크다.
내집마련에 나서는 고연봉 근로자들이 평택에 얼마나 유입될지도 아직은 미지수다.
소사벌지구 한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직원 셔틀버스가 잘 갖춰져 있어 평택으로 출퇴근하는 인원만 증가할 수 있다"며 "삼성전자가 있는 수원·동탄 주변 집값이 예상보다 적게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평택시 분위기 반전을 위해선 미분양 해소가 우선 해결돼야 한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이후 내집마련 매수세가 더해져야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또 다른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전월세 수요가 튼튼하게 받쳐주면 집값이 내려갈 가능성은 적다"면서도 "삼성전자 고연봉 직원들이 내집마련에 나서야 평택 전체적인 분위기가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소사벌 웃돈 형성 시작 "평택, 조금씩 변화할 것"
평택은 미분양이 해소되면서 일부 단지를 중심으로 소폭 웃돈이 붙기 시작했다. 완성단계에 접어든 소사벌지구뿐 아니라 용죽지구에서 많게는 2000만원가량 웃돈이 형성됐다. 인프라가 갖춰지기 시작하면서 이사 수요가 몰려든 여파다.
삼성전자 호재가 분명한 만큼 여유를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삼성전자 수만명 근로자가 단기간에 유입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H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소사벌지구 인프라도 자리를 잡기까지 수년의 세월이 필요했다"며 "고덕신도시도 이제 첫 사업을 시작해 10년정도 길게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passionkjy@
'토지(지역)자료'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경기도, 중부내륙권 종합발전계획 수립 추진 (0) | 2017.07.10 |
---|---|
천안 부자들 모인 '천안의 타팰', 처음 10억 돌파 (0) | 2017.07.10 |
서울 노원구 집값이 왜 이렇게 뛰지? (0) | 2017.07.08 |
경부·분당· 과천 ·일산선 급행열차 운행 늘어난다 (0) | 2017.07.08 |
주변보다 8000만원 비싼 월계동 인덕아이파크 청약 선방, 이유는? (0) | 2017.07.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