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조
2030 서울시 도시기본계획(안) 분석과 투자 방향
지난 4월 5일 서울시에서는 ‘2030 서울시 도시기본계획(안)을 발표하였다.
3.22 주택거래활성화 방안에도 불구하고, 취·등록세 문제 등 아직까지 부동산 시장에 온기가 지펴지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도시 공간구조의 정비는 그 자체만으로도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따라서, 이번에는 도시기본계획은 무엇이며 ‘2020계획’과 달라진 점, ‘2030 기본계획’의 취지와 주 내용, 향후 투자 방향 등에 대해 생각해 보자.
1. 도시기본계획이란 무엇인가?
도시기본계획이란 국토종합계획, 광역도시계획 등 상위계획의 내용을 바탕으로 도시가 지향하여야 할 바람직한 미래상과 장기적인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정책 계획이다. 도시의 물리적, 공간적 측면 뿐 아니라 환경, 사회, 경제적인 측면을 모두 포괄하는 종합계획이며, 하위계획인 도시관리계획 등 관련계획의 기본이 되는 전략계획이기도 하다.
이번 ‘2030 서울시 도시기본계획(안)’은 5년마다 여건 변화를 반영해 재정비하기로 되어있는 법령의 규정에 의해, 2005년에 발표한 ‘2020 계획’의 시대 변화에 따라 나타난 문제점을 보완한 계획이다. 2009년 도시기본계획 승인권한이 정부에서 지방으로 이양된 후 지자체가 자율권을 가지고 수립, 시장이 승인 확정하는 최초의 계획이어서 서울시에서는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2020 계획 보다 알기 쉽게 시정 중심의 계획서로 개편하였다고 하며, 실질적인 내용으로 압축 개편한 2030 서울시 도시기본계획.
그러나, 그 이면을 살펴보면 2020 기본계획의 취지와는 크게 벗어나지 않은 듯 하다. 2020 기본계획과는 어떠한 차이가 있는가?
2. 2020 기본계획과의 비교
우선 무엇보다 가장 큰 차이점은 서울의 공간 구조에 대한 장기적 방향이다. 2020 계획에서는 서울을 1도심 5부도심 11지역중심 체계로 다핵분산형 공간구조를 구상하여 생활권별 균형발전을 도모하였다. 이번 2030 계획에서는 서울을 3핵·3부핵을 중심으로 다핵연계형 공간구조로 구상하여 수도권 배후도시와의 연계성을 강조한데 특징이 있다.
1997년 발표된 ‘2011 계획’에서 이미 상암, 용산 등의 개발구상이 이루어졌지만, 위의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2020 계획’에 의해 이들 지역의 중심적 위상이 더욱 달라졌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2020 기본계획에 의해 부도심인 용산, 서북권 신부도심인 상암·수색, 동북권 부도심 청량리·왕십리 일대가 더욱 주목받기 시작하였다. 부도심의 위상과 도시 기능 회복을 위해 민자역사를 비롯하여 각종 개발사업이 활발히 추진되었고, 핵심지역과 연계한 교통 개선사업이 이루어졌으며, 이에 따라 높은 지가 상승을 이루었고, 현재 이들 지역들은 중심지의 위상을 실현해 나가고 있다.
2030 계획을 보면, 이름만 달라졌지 3개의 부도심은 부핵으로서 도심, 영등포, 강남 3핵의 기능을 보완, 업무·상업기능을 강화하는 것으로 설정되어 있다. 그러나, 다핵분산이 다핵연계로 개념이 달라지면서 서울과의 경계지역인 창동, 망우 등이 서울의 변두리지역이라는 인식에서 외곽지역 중심지로서 위상이 달라졌다는 점이 이번 계획의 핵심으로 보인다.
3. 2030 기본계획의 핵심 전략
서울시의 이같은 공간구조 개편은 기존의 중심지 체계로서는 지역균형발전에 있어 한계에 직면했으며, 개발가용지의 절대적 부족, 수도권 광역화에 따른 직주근접의 실현의 어려움 등에 기인한다. 이 같은 취약점을 개선하기 위해 서울시가 내놓은 핵심 전략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기존에는 서울시 자체만의 균형발전을 꾀했다면, 계획 반경을 넓혀 서울의 경계지역과 수도권 근접 지역을 함께 연계하여 서울 외곽지역의 위상을 드높여 안으로의 3핵, 3부핵과의 균형발전을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이같은 중심지 설정은 2020 계획에서의 11개 지역중심의 발전이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는 것에 고민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 사실상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미아, 천호, 연신내, 대림 등 지역중심지들은 2011년 현재에도 그 위상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일부 재개발사업, 촉진지구 사업 등 주거지 개발이 진행되었을 뿐, 지역중심지로서의 업무, 상업시설의 발전은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지역균형발전 취지의 KTX의 발달이 지방 소도시의 상권을 쇠퇴시킨 것과 마찬가지로 오히려 대중교통의 발달은 지역 상권이 쇠퇴하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또한 2006년 이후 재개발, 재건축 붐과 함께 일시에 달아올랐던 지가는 금융위기 이후 지역의 가치가 재판단되면서 한강변과 도심 등지와 비교해 차별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따라서, 이들 외곽 지역들을 인접 수도권 지역과 연계하여 지역 중심지로 부상시킴으로서 이들 외곽지역과, 서울 최중심(도심,영등포,강남)과의 중간 지역들마저 평균적 성장을 이루고자 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4. 권역별 발전 구상과 투자 방향
권역별 발전 구상을 보면 사실상 기존에 서울시가 발표한 서남권르네상스, 동북권르네상스 등 서울시가 지금까지 발표한 계획들의 연장선에 불과하다. 과거 용산, 상암의 경우처럼 현재 상황에서 특별히 주목해야될 지역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현재 상암의 경우에는 개발이 거의 완료 단계로서 연일 서울시 보도자료에는 입주 기업에 대한 소개 등 디지털 미디어씨티의 면모를 더욱 완성해가는 상암에 대한 서울시의 자부심을 볼 수 있다. 아직까지 기능적 위상에 비해 입지적 가치를 높게 평가받고 있지 않으나, 상암에 부족한 교통 여건의 개선을 수색이 뒷받침해 줌으로써 좀 더 높은 평가를 받을만한 여지가 남아 있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이번 기본계획에서 언급된 창동, 망우 등 서울 경계지역의 위상 정립 부분에 대해서는 곰곰이 생각해볼 부분이 있다. 과거 1997년에 용산, 상암에 대한 기본계획 구상이 발표되었을 때는 사실상 이들 지역들의 가치가 지금처럼 높아질 것이라 기대한 사람들은 없었을 것이다.
점차적으로 하나씩 구체적인 개발이 가시화되면서 지가가 상승하고, 투자자들도 주목하기 시작하였으며, 상암의 경우에는 현재까지 강남과의 접근성 문제 등으로 입지적 위상과 기능적 위상에도 불구하고 그 가치가 높게 평가되고 있지 않으며, 입지적 가치와 미래상으로 인해 그 가치에 대한 기대가 높은 용산의 경우 용산 민자역사와 일부 주상복합 등 주거시설 개발 외에 이렇다할 성과가 없는 실정이다.
2030년에 과연 서울 경계지역들의 위상이 어떻게 변모할 지 현재로서는 예측하기가 힘들다. 현재 나온 개발계획들로는 입지적 위상이 달라지기에 한계가 있고, 수도권 도시와의 연계를 구상하였을 때, 수도권 도시들의 협조가 사실상 의문스럽다. 서울 대도시권 개발이라는 명제 하에 경기도, 인천 등지와 연계하여 개발하겠다는 것은 좋은 취지나, 이같은 서울 경계지역 위상 정립은 더욱더 경기도, 수도권 도시들을 베드타운화 시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서울과 최인접해있는 부천시와 구리시의 경우를 생각해보면 오히려 서울과 너무 가깝다는 것이 베드타운으로서 유흥, 상업시설의 형성은 가져왔으나, 업무 시설의 형성은 가져오지 못했다. 서울과의 직주근접의 효과인 것이다. 따라서 광역도시발전의 구상으로서 서울과 인접 도시들을 하나의 생활권으로 형성하는 개발을 경기, 서울이 힘을 합쳐 형성할 것이냐가 관건일 것이며, 이러한 협력체계가 없이 서울시의 독자적으로는 개발가용지의 한계로, 개발 파급효과가 넓게 뻗쳐지지 않는 위치적 한계로 지역적 균형발전은 이루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암, 용산의 경우처럼 장기적 가치를 기다릴 여유가 있다면 주목해도 되겠지만, 그런 관점에서도 현재 도시기본계획 상으로 막연하게 서울 경계지역에 주목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보며 오히려 3핵 중 영등포 권역, 3핵의 중심권에 포함되는 마포, 성동, 광진권의 위상이 더욱 높아지리라 생각한다.
월간 예스하우스 5월호 기고
www.yeshous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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