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의 빌딩] 가수 최시원의 텅빈 신사동 건물, 왜?
의무경찰로 복무 중인 아이돌 그룹 ‘슈퍼주니어’ 출신 가수 겸 배우 시원(30·본명 최시원)씨는 입대를 두 달 앞둔 2015년 9월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압구정 로데오거리 주변 지상 2층짜리 단독주택을 11억원에 매입했습니다. 지은 지 40년된 연면적 67.54㎡, 대지면적 90.21㎡ 건물이었는데 3.3㎡(1평)당 매입 가격은 4031만원에 달했습니다. 당시 주변 건물 시세가 3000만원 중반인 점을 고려하면 30% 이상 비싸게 주고 산 셈입니다.
![](http://t1.daumcdn.net/news/201701/06/chosun/20170106040202083mznl.jpg)
최씨는 이 집을 헐고 건물을 새로 올려 몸값을 높이고 임대수익과 시세차익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단꿈을 꿨습니다. 빌딩 투자치고는 적은 금액인 10억원대로 매입할 수 있다는 점도 최씨에겐 장점으로 다가갔을 겁니다. 최씨는 대출 9억원에 자기자본 2억원을 들여 빌딩을 매입했고, 약 2억원의 공사비를 들여 3층짜리 건물을 신축했습니다.
지난해 8월 완공 이후 세입자 모집에 나선 그는 넉달이 지나도록 단 한 명의 세입자도 구하지 못했습니다. 매달 약 200만원씩 대출 이자가 나가는데 건물은 전부 공실입니다. 최씨는 최근 이 건물을 27억원에 팔겠다고 내놨는데, 시세를 보면 10억원 이상 값을 내려도 팔기 어려워 보입니다.
![](http://t1.daumcdn.net/news/201701/06/chosun/20170106040202278zkpr.jpg)
최씨의 투자가 실패한 원인은 무엇일까요. 눈에 띄는 이유는 로데오거리 상권이 기대만큼 확장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바꿔 말하면 로데오거리 상권이 확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이면 도로의 허름한 건물을 산 최씨가 투자 가치를 제대로 분석하지 못했던 것이죠.
로데오거리 상권의 흥망성쇠는 별개로 하더라도 최씨가 사들인 건물의 투자 가치에도 좋은 평가를 내릴 순 없습니다. 대부분의 이면 건물은 2종 일반주거지역이어서 지상 4~5층 규모로 신축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최씨가 산 건물은 1종 일반주거지역(건폐율 60%, 용적률 150%)에 해당합니다. 최씨가 건물을 3층까지밖에 올리지 못한 이유죠. 게다가 층별 바닥면적이 40㎡(약 12평)에 불과해 세를 들어올 수 있는 업종도 제한적입니다.
무엇보다 이면도로 건물에 투자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도로의 너비인데, 최씨가 산 건물은 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수 있는 4m 도로만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상권이 활성화되려면 8~12m 도로를 접하고 언덕길이나 내리막길이 없으면서 지하철역까지 거리가 가까운 곳입니다. 상권이 좋은 지역이라도 막힌 도로나 좁은 도로에 건물이 붙어있으면 가격 상승 측면에서 많은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도로는 빌딩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고려 요소입니다.
건물 신축을 통해 임대수익과 시세차익을 노리겠다는 것은 좋은 전략이겠지만 상권 분석은 반드시 선행돼야 합니다. 건물주인 최씨는 신축을 통해 상당한 시세차익을 올릴 단꿈에 빠졌을지 모르지만, 세입자 입장은 간과한 것입니다. 세입자들은 장사가 잘될지, 안될지가 더 중요한데 말이죠.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수익형부동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올해 서울 신규 오피스 공급증가.. 렌트프리 증가 전망" (0) | 2017.01.08 |
---|---|
자산가들의 부동산 투자 공식은, '강남권+상가빌딩'이 대세 (0) | 2017.01.07 |
"서울 오피스시장 공실률 0.9%P 늘어날 것" (0) | 2017.01.06 |
규제 피한 오피스텔 부상 가능성 높지만.."전용률은 꼼꼼히 따져봐야" (0) | 2017.01.06 |
세계 최고 부자는 왜, 가로수길 5층 건물을 샀나 (0) | 2017.01.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