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간 침체기를 겪었던 서울 강남 빌딩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비어 있던 빌딩에 입주자가 들어서며 공실률이 떨어지고 임대료가 인상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신영에셋이 최근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강남 일대 빌딩 공실률은 지난해 4분기 5.0%를 기록해 전 분기(5.8%)에 비해 큰 폭으로 떨어졌다. 금융위기 후 공실률이 전 분기 대비 하락한 것은 지난해 4분기가 처음이다. 대륭강남타워(포스코건설) 유니온스틸빌딩(동국제강) 등 대기업 본사 이전으로 2010년 상반기 발생한 공실이 4분기 들어 해소되며 안정세를 찾은 덕분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올해 1분기 강남권 공실률이 4% 초반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준공된 신축 건물에서 임대차 계약이 속속 체결되며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지난 2월 삼성역 인근에 들어선 'KT&G 코스모대치 타워'는 준공 한 달 만에 입주율 8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2월 강남역 인근에 준공된 'GT타워'는 제일기획이 3개 층을 계약한 데 이어 일본계 업체인 한국무라타전자가 2개 층을 추가로 임차했다. 이들 빌딩은 한두 달 내 입주가 모두 완료될 것으로 관측된다.
최재견 신영에셋 팀장은 "금융위기 직후에는 준공된 지 6개월 지난 빌딩 입주율이 20~30%에 그치는 사례가 허다했다"며 "신축 건물에 빠른 속도로 입주자가 들어서는 것을 볼 때 시장 회복 움직임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는 강남 빌딩 매매 수요를 높이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투자할 곳을 정하지 못했던 자산가들이 강남 빌딩에 주목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컨설팅 업체 나잇프랭크코리아 이석원 부장은 "200억원 이하로 투자할 수 있는 중소형 빌딩은 찾는 사람이 많지만 매물이 나오지 않아 대기 수요가 밀려 있을 정도"라며 "연 수익률이 3~4%에 그치지만 안전자산 중 하나로 강남 빌딩을 바라보고 있는 데다 추후 (건물 가격이 올라)시세 차익을 기대하는 수요도 상당수"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강남권 건물 중개업자는 "얼마 전 1년여 만에 빌딩 매매 계약을 중개했다"며 "시장이 안정을 찾으며 추가 진행 중인 계약도 몇 건 남아 있을 정도로 사정이 나아졌다"고 말했다.
최근 보금자리지구에 대규모 토지보상금이 풀린 것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토지보상으로 거액을 손에 쥔 자산가들이 투자처로 강남권 일대 빌딩에 주목하고 있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신규 자산가들이 '강남 빌딩' 상징성에 주목하는 것 같다"며 "1~2월 들어 강남 빌딩 매매를 묻는 문의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했다.
공실률 하락에 따라 임대료도 상승할 전망이다. 강남 빌딩을 찾는 수요가 늘어난 것이 올해 체결ㆍ갱신되는 임대차 계약 가격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홍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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