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부동산 관련)

매매·전세價 역전… 중대형 아파트의 ‘굴욕’

웃는얼굴로1 2011. 3. 22. 11:58

3.3㎡당 가격 중소형에 추월현상 심화

[세계일보]

 

주택시장 불황이 장기화돼 주거 트렌드가 중소형 아파트 위주로 재편되면서 ‘가격역전’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통상 아파트는 면적이 넓을수록 매매·전셋값이 비싸기 마련인데, 이런 상식을 깨고 중소형 아파트의 단위 면적당 매매·전셋값이 중대형을 추월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이다.

물가 상승에 따라 주거비용을 한푼이라도 아낄 수 있는 중소형 아파트의 장점이 더욱 부각되는 상황을 감안하면 가격역전 현상은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21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암사동 선사현대아파트의 3.3㎡당 전셋값은 81㎡형의 경우 833만원인 반면 이보다 규모가 60㎡나 큰 141㎡형은 750만원에 그쳐 중소형이 중대형보다 높은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주변 아파트인 프라이어팰리스 역시 79㎡형은 1125만원으로, 907만원에 그친 같은 단지 142㎡형보다 단위 면적당 전셋값이 높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경기가 어렵다 보니 관리비를 아낄 수 있는 중소형 아파트의 선호도가 뚜렷하다”고 말했다.

전셋값이 서울에 비해 저렴해 전통적으로 중대형이 강세를 보였던 수도권도 요즘은 사정이 변해 중소형이 강세다. 파주운정지구 삼부르네상스의 경우 3.3㎡당 전셋값이 79㎡형은 457만원으로 173㎡형(365만원)보다 비싸고, 고양시 대화동 성저건영도 72㎡형이 557만원으로 같은 단지 152㎡형(435만원)보다 3.3㎡당 전셋값이 100만원 이상 높게 형성돼 있다.

단위 면적당 가격 역전 현상은 매매시장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2007년 말 건설사들이 분양가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대형 아파트 위주로 밀어내기 분양을 하면서 상대적으로 공급이 덜된 작은 평형 아파트 희소성이 부각된 때문이다.

서울에선 강남구 논현동 쌍용아파트 85㎡형이 3.3㎡당 1365만원에 매매되고 있지만 122㎡는 이보다 싼 1284만원에 팔리고 있고, 역삼동 개나리푸르지오는 109㎡형이 3212만원에 거래돼 같은 아파트 166㎡형(3100만원)보다 높은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수도권에서도 분당 정자동 아이파크분당 105㎡형(2492만원)이 188㎡형(2075만원)보다 3.3㎡당 매매값이 비싸고 인근 파크뷰와 양지한양 등도 작은 평의 매매값이 큰 평을 추월한 상태다.

부동산114 김규정 본부장은 “물가 상승 여파 등으로 큰 평수를 감당하지 못해 중소형 아파트에 살려는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지만 공급이 부족하다 보니 이처럼 가격 역전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라며 “최근 건설사들이 소형 물량 공급을 늘리고 있지만 입주까지는 2∼3년의 시간이 걸리는 만큼 이런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준모 기자 jmki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