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상가의 두 얼굴..1~4호선 웃고, 5~8호선 울고

1~4호선 점포 공실률 8.6%…5~8호선은 10개 중 4개 비어
1㎡당 월세 100만원 이상 점포 1~4호선 14곳…5~8호선은 없어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와 5~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특별시도시철도공사(서울도시철도)의 지하철역사 내 상가 공실률과 월세 수익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서울메트로에 따르면 지하철 1~4호선의 역에는 현재 총 790개의 상가가 있다. 이 중 71개 상가 점포를 제외한 719개 매장이 임대 중이다. 임대하지 못한 71개 매장 중 3개는 계약에 나섰다가 중간에 문제가 발생해 계약이 보류됐다. 미분양 점포는 68개로 공실률은 8.6% 정도다. 계약이 보류된 3곳을 합쳐도 공실률은 8.98% 수준이다.

 

서울 지하철 2호선 신촌역 내 상가 모습. /이승주 기자

서울 지하철 5호선 오목교역 상가가 법적 소송으로 비어 있다. /이승주 기자

 

서울도시철도가 운영하는 지하철 5~8호선 역에는 10월 말 현재 1268개의 상가 점포가 있다. 서울메트로보다 500개가량 많다. 하지만 제대로 임대가 이뤄진 매장은 766개에 불과하다. 공실도 문제지만 법정 소송에 걸려 임대에 차질을 빚은 경우도 허다하다. 임대가 안 돼 비어있는 매장만 243개고, 소송이 진행 중인 매장도 259개에 달한다. 소송 중인 매장은 사실상 임대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공실률은 39.6%에 이른다. 점포 10개 중 4개는 비어있다는 소리다.

 

두 공사가 상가 임대로 얻는 수익도 차이가 크다.

 

서울메트로는 지하철 4호선 사당역 상가40호에서 가장 많은 월세를 받는다. 이 점포는 전용면적 408㎡짜리로, 한 달 임대료가 8600만원이다. 월 임대료가 3000만원이 넘는 매장은 총 15개로, 지하철 4호선 사당역 외에 2호선 강남·잠실·신촌역, 3호선 고속터미널·안국·압구정·종로3가역 등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 있다.

 

반면 서울도시철도가 가장 많은 임대료를 받았던 상가들은 현재 소송에 발목이 잡혀 임대가 중단된 상태다. 지하철 7호선 고속터미널역에 있는 전용면적 794.91㎡짜리 매장은 월 임대료가 1억1700만원 정도였지만, 법정 공방이 진행되면서 임대를 하지 못해 비어있다. 서울도시철도가 운영하는 매장 중 임대료가 비쌌던 상위 4곳은 모두 소송 중이다.

 

소송 중인 매장을 제외하고 서울도시철도가 가장 많은 임대료를 받는 곳은 지하철 8호선 잠실역에 있는 상가로, 전용면적 31.4㎡에 월세는 약 3000만원이다. 지하철 5~8호선 역 내 매장 중에서 월세가 3000만원이 넘는 유일한 점포다.

 

1㎡당 평균 상가 점포 월세를 따져봐도 서울메트로가 운영하는 구간이 훨씬 비싸다. 서울메트로가 임대 중인 매장 중 1㎡당 월세가 가장 비싼 매장은 지하철 3호선 압구정역 상가 2호로, 1㎡당 220만원 수준이다. 1~4호선 역내 상가 중 1㎡당 월세가 100만원을 넘는 점포는 총 14개로, 14개 중 10개가 신촌·잠실·신림·사당역 등 지하철 2호선에 있다.

 

서울도시철도가 운영하는 상가 중 1㎡당 월세가 가장 비싼 곳은 지하철 8호선 잠실역에 있는 상가로 1㎡당 월세는 97만원 수준이다. 지하철 5~8호선 상가 중에 1㎡당 월세가 100만원을 넘는 점포는 한 곳도 없다.

 

점포 공실률이 높다 보니 서울도시철도의 임대 수익도 서울메트로에 비해 시원치 않다. 서울메트로는 임대가 완료된 719개의 매장 임대료로 매달 약 46억8000만원의 수익을 챙긴다. 반면, 서울도시철도는 점포 수가 서울메트로에 비해 500개 가량 더 많지만 월 임대 수익은 약 23억8700만원으로 서울메트로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서울도시철도 관계자는 “서울메트로가 운영하는 1~4호선은 5~8호선보다 수송 인원이 훨씬 많아 단순 비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최근 GS와 매달 15억8000만원에 임대차 계약을 맺어 공실도 상당수 줄고 임대수익도 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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