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 테이블 겨울엔 무용지물 '사실상 세 계절 장사' 라 생각 비슷한 업종 몰리는 것도 고려해야
인천 청라국제도시를 가로지르는 인공 수로 ‘커넬웨이’에 수변 상가들이 잇따라 세워지고 있다. 청라에서 처음 수변상가가 들어선 중봉대로 옆 블록은 양쪽으로 14개의 건물이 늘어서 있다. 이 중 4개는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이 같은 수변 상가 블록 5개가 추가로 조성될 예정이다.
2010년까지 분양된 아파트 단지의 입주가 마무리되면서 배후 수요도 상당하는 게 분양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인근 청라롯데캐슬 단지에 사는 직장인 김모씨(38)는 “커넬웨이를 따라 산책이나 조깅을 하다가 이용할 수 있어 입주민의 수변상가 이용도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주요 신도시에서 휴식공간과 상가가 결합된 수변 상권이 잇달아 조성되고 있다. 수변 상가가 산책로 겸 인기 상권으로 부각되면서 강이나 호수를 낀 신도시 내 수변 상가 분양도 활기를 띠고 있다. 인천 청라, 경기 김포, 하남 미사, 수원 광교 등 수도권 요지의 수변 상가는 아파트 분양 호황과 더불어 조기에 매진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수변 상가인 인천 송도국제도시 ‘커넬 워크’는 관광객까지 몰려드는 명소가 됐다. 상권 조성 3년 만에 상가 권리금이 최근 1억원 선까지 올랐다. 김포한강신도시에서는 수변테라스 상가를 5차에 걸쳐 분양 중인 ‘라베니체마치 에비뉴’뿐만 아니라 대림산업의 ‘캐널시티 에비뉴’, 반도건설의 ‘카림 애비뉴’ 등도 분양에 성공했다. 광교신도시에선 중흥건설이 광교호수공원 주변에 대규모 상업시설인 ‘광교 어뮤즈스퀘어’를 짓고 있고, 하남 미사강변도시에선 망월천과 근린수변공원 주변으로 수변 테라스상가들이 조성되고 있다. 동탄2신도시에도 동탄역과 시범단지 근처로 흐르는 치동천 카페거리에 수변 상가가 들어설 예정이다.
이들 수변 상가는 신도시 입주민 수요를 끌어들이고, 송도 커넬워크처럼 관광지로 활성화될 수 있다. 하지만 일반 상가와 입지 측면에서 차이가 나는 만큼 투자 때 주의해야 할 점도 적지 않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우선 호수나 강변이 바로 앞이라 날씨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 수변 상가는 야외 테이블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겨울에서 초봄까지는 이를 활용할 수 없다. 한 상가투자 전문가는 “겨울엔 수변 상가 손님이 크게 줄어든다”며 “세 계절만 장사를 제대로 할 수 있어 매출과 수익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업종 선택 폭도 일반 상가에 비해 좁다. 일반 상가에 많은 카페, 아이스크림 전문점 등은 수변 상가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청라 수변상가 1층에 들어선 25개 점포 중 커피숍은 3개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대부분 술집이다. 인근 아파트에 사는 박모씨(39)는 “수변 상가가 지어진 이후 3년 동안 점포 업종이 계속 바뀌고 있다”며 “카페나 아이스크림 전문점, 옷가게 등은 오래가지 못하고 고층엔 학원과 독서실, 아래층은 술집들만 남아 있다”고 말했다.
수변 거리를 따라 많은 상가 건물이 들어서면서 업종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한 상가 건물 안의 업종을 제한하더라도 옆 상가에서 같은 업종의 가게를 차리면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2012년까지 공실률이 75%에 달했던 송도 커넬워크는 상가를 이랜드리테일에 맡기면서 이 문제를 해결했다. 이랜드리테일은 커넬워크 254개 점포를 10년간 임차해 운영 중이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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