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맥 보존해야 지속가능한 발전
정부가 관광서비스산업 투자활성화 대책을 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산지관광특구법’을 제정할 모양이다. 백두대간 완충지역을 비롯하여 전체 산지의 70%를 산악관광진흥구역으로 지정해 위락·숙박·휴양시설을 설치하겠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유네스코 생물다양성보존지역과 국립공원까지도 적극 개발하겠다고 나섰다. 그 일환으로 설악산 대청봉까지 케이블카를 설치하고, 정상부에 관광호텔과 레스토랑, 그리고 각종 테마파크를 연계해 추진할 모양이다. 진실성은 없어 보이지만 환경을 최대한 보호하는 지속가능한 개발을 시행하겠다는 말도 빠트리지 않았다.
그러나 개발은 자연을 파괴할 수밖에 없다. 특히 산이 깎이고 산맥이 잘려 나간다. 풍수지리에서는 산맥을 용이라고 부르며 매우 귀하게 여긴다. 그 이유는 산맥의 모습이 마치 용처럼 생겼고, 용을 따라 땅의 생기가 전달되기 때문이다. 한국은 백두산에서부터 산맥이 시작돼 백두대간을 따라 전국 각지로 이어져 나간다. 필자가 다녔던 시골 초등학교 교가 첫 구절도 “백두산 정기 받은 사청산 아래~”로 시작했다. 백두산의 정기가 산맥을 따라 시골구석까지 전달됐고 우리는 그 정기를 받고 자랐다. 요즘도 백두산 정기가 제대로 전달되고 있는지 모르겠다.
산맥을 인체에 비유하면 동맥과 같다. 사람이 다쳐서 동맥이 끊기면 생명이 위태롭다. 마찬가지로 산맥이 잘리면 생기가 전달되지 않아 환경파괴가 심각하게 발생한다. 풍수를 모르는 일반인들은 산맥을 단순한 암반이나 흙덩어리로만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산맥은 살아있는 유기체다. 산맥 속에서는 땅의 생기가 흐르고 수기가 흐른다. 이로 인해 토양은 많은 생명력들을 품어 자연생태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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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지리에서는 산맥을 용이라 부르고 그 속에는 땅의 생기가 흐르는 맥이 있다. 맥의 양쪽으로는 수맥이 흐른다. 맥은 기가 뭉쳐 단단하므로 낙석의 우려가 없다. 그러나 수맥은 물이 흘러내려 낙석이 되기 때문에 콘크리트 구조물로 고정해놓았다. |
도로로 산맥이 잘린 곳을 보면 인체의 동맥처럼 맥이 있다. 이 맥을 따라 땅의 생기가 전달된다. 맥 양쪽에는 수맥이 따라 흐른다. 맥과 수맥은 항상 동행하는 것으로 그 세기는 서로 비례한다. 맥이 강하면 수맥도 강하고 맥이 약하면 수맥도 약하다. 만약 개발로 인해 맥이 끊기면 수맥이 끊겨 마을의 샘물이 마르고 토양이 건조화 된다. 이러한 곳은 더 이상 사람이 편히 살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아직까지도 지하 맥이나 수맥에 대해서 크게 문제의식을 못 느끼는 것 같다. 그러나 선진국은 맥과 수맥을 차단하는 것을 엄격하게 다루고 있다. 맥은 한번 파괴되면 되살리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공사에 앞서 맥과 수맥에 대한 조사부터 실시하고 이를 비켜가도록 설계해야 한다. 맥이 손상되면 수맥이 손상되고, 수맥이 손상되면 맥이 손상된다. 사람도 기와 혈액이 온몸으로 잘 돌아야 건강하듯 땅도 생기와 수기가 잘 돌아야 지속가능한 발전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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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맥은 생기가 흘러가는 곳으로 과룡처다. 전기에 비유하자면 고압선이 지나는 곳이다. 이곳을 개발하면 사람이 다치고 재물이 흩어져 삼대를 못가서 망한다는 말이 있다. |
누누이 반복하는 이야기지만 산지는 경제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땅이 아니다. 오죽했으면 풍수에서는 ‘과룡지처(過龍之處)는 삼대내절향화(三代內切香火)’라고 했을까. 산이 흐르는 산정이나 산맥에 집을 짓고 살면 삼대를 못가서 망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그 피해는 국민이 고스란히 받아야 한다. 무조건 개발을 하지말자는 것이 아니라 개발할 땅과 보존해야 할 땅을 구분하자는 것이다. 산은 우리뿐만 아니라 미래세대와 같이 공유해야 할 자원이다. 미래세대에 대한 배려를 위해서 산과 산맥은 꼭 보존해야 한다.
<정경연 | 도시계획학 박사·인하대 정책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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