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이래저래 서민들만 복장 터진다

웃는얼굴로1 2011. 1. 31. 15:39

윤정웅

 

전세는 펄펄 날고 매매는 설설 긴다

 

요즘은 왠지 세상 돌아가는 모양새가 설상가상(雪上加霜-엎친데 겹치기)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구제역과 조류독감은 그칠 줄을 모르는데 날씨마저 왜 이리 추울까요? 물가도 자고나면 오르고 있으니 말입니다.

이래저래 서민들의 생활은 팍팍하기 짝이 없고 늘 복장 터질 일만 쌓여가고 있으니 이 일을 어찌하면 좋을까요? 길이 밀릴 때는 신호등이 긴 것처럼 올해 겨울은 유난히 길고 지루하게만 느껴집니다.

무주택자들은 올라가는 전세 값 때문에 걱정이고, 유주택자들은 올라가는 이자가 무서워 걱정이라면서요? 집은 팔려고 해도 팔리지 아니하고~ 이 걱정 저 걱정 따지다 보면 웃을 일이 없을 것 같군요. 만나는 사람마다 세상사는 게 마치 “홀아비 옆구리 시리듯” 썰렁하다는 푸념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대책 저 대책 써가면서 부동산시장 숨죽여 놨기 때문에 전세 값이 오른 게 아닐까요? 매매는 씨가 말라 한숨이 깊어지는데 결국 한다는 소리가 전세금 상한제 어쩌고 하니 영락없이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심보로군요. 그들이 어찌 긴 밤 홀로 지새는 과부사정을 알겠습니까마는,

그러나 어렵더라도 참아 내는 수밖에 다른 방법이 있겠는지요. 필자는 평소 늘 이런 말을 합니다. “절대로 절망하지 마라. 진눈깨비가 내려도 봄은 온다. 인생이라는 달력에는 꽃도 있고 눈도 있고, 비도 있다”라고 말입니다. 지금 잠시 어렵더라도 절망하는 일이 없기를 부탁드립니다.

인생이 허무한 것 같지만 그 생명력은 나이롱 스타킹보다 더 질기다는 비유를 드리고 싶군요. 짓밟고 다니는 아스팔트 사이에서도 노란 민들레가 피어오르고 있음을 보신 일이 있다면 필자의 말뜻을 이해하리라 믿습니다. 곧 봄이 오겠지요? 봄을 맞을 부동산재테크 방법 몇 가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부동산투자도 세월 따라 변한다.-

장관청문회에 등장하는 분들이 구입한 쪽방 무허가 건물이나 강원도 땅, 경기지방 남쪽의 임야, 집안에서 사용하려고 구입한 선산, 어느 지방 아파트 분양권 등은 몇 년 후 모두 시세차익이 있었음을 보셨겠지요? 알고 보면 그 분들이 부동산 전문가가 아닐는지?

그 분들이 발을 딛는 곳은 꼭 좋아졌다는 뜻입니다. 몰라보게 좋아지기도 했고 상전벽해가 된 곳도 있고~ 그러나 여러분들께서는 조심하셔야 합니다. 그 분들은 대개 1980년경이나 1990년대에 투자를 했었거든요. 부동산시장이 어두울 때 말입니다.

지금은 그런 세상이 아닙니다. 농지나 임야, 쪽방 촌에 돈이 묶이게 되면 살아생전 자금회수를 할 수 없게 되거든요. 액수가 적어 부담이 없다는 이유로 “없는 듯이 묻어두겠다”고 하지만 2년도 못가서 자금회수 하지 못해 쩔쩔매는 모습을 봐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이 들면 생활비 줄이기 위해 농어촌이나 고향에 가서 살겠다는 분들이 늘고 있습니다. 그만큼 도시생활이 어렵다는 뜻도 되겠지요. 아니면 자식들 뒷바라지 하고나니 남는 게 없다는 고백일거고요. 거주목적으로 농지나 농가주택을 사는 일은 환영하지만 투자는 신중하시라는 부탁입니다.

돈은 사람 따라 모이게 됩니다. 일하는 젊은 세대가 도시와 수도권으로 몰리고 있다면 사람이 몰리지 않은 곳의 투자는 죽은 연못에 그물 치는 일이고, 비단옷 입고 밤길 걷는 이치나 다를 바가 없겠지요. 숲보다는 공장 있는 곳이, 냇물소리보다는 자동차소리 나는 곳이 그래도 더 좋다는 뜻으로 이해하셨기를 바랍니다.

-우선 먹기는 곶감이 달지만-

전세 값이 오르자 값을 올려줄 형편이 되지 않은 분들은 도시형주택이나 빌라, 연립 등으로 옮겨가고 있음이 눈에 들어옵니다. 전세난이 있게 되면 약 2년 6개월 후 꼭 따라오는 불청객이 있었음을 기억하시는지요? 뭘까요? 바로 역전세난이라는 것입니다.

전세난이 있게 되면 임차인들은 한 푼이라도 싸게 달라고 애걸복걸 하지만 역전세난에 부딪치게 되면 그때는 임대인이 임차인 앞에서 무릎을 꿇고 언제까지 전세금을 반환하겠다는 각서를 쓰게 되지요. 그래서 세상은 돌고 돈다고 하는 모양입니다.

우선 먹기는 곶감이 달다고 지금 아무데나 전세 얻어 입주하게 되면 2년 6개월이 지난 2013년 하반기쯤에는 전세금을 반환받지 못해 억지로 거주해야 하는 진풍경이 벌어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차라리 거리를 늘여 가는 일이 있더라도 나중에 다시 전세가 나가지 않을 주택입주는 회피하심이 옳다고 봅니다.

전세가 나가지 않게 되면 결국 대출받아 그 집을 사는 일도 있더군요. 집을 마련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겠지만 전세수요가 없는 주택은 나중에 시세차익을 보기 어렵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내 집 마련일수록 작아도 똘똘한 놈이라야 되거든요.

누구나 형편이 어려울 때에는 싸야 좋고, 작아도 좋습니다. 그러나 형편이 풀리게 되면 모두 버리게 되고, 크고 좋은 것을 사용하게 됩니다. 경제는 매일 성장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형편도 몇 년 후 눈부시게 달라지겠지요. 나중에 쓸모없을 도시형 생활주택이나 장래성 없는 주택에의 전세입주나 구입은 신중을 기해야 할 것입니다.

-부동산 투자, 지금이 적기인가?-

한동안 부동산을 팔아야 하느냐? 는 질문이 쇄도하더니 근래에는 어느 지역에는 어떤 것이 좋으냐? 는 질문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필자도 부동산 잘 보는 면허증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우스갯소리로 “복불복”이라는 말을 하지만 투자자금에 맞추다 보면 늘 한계에 부딪치게 됨을 느끼고 있습니다.

요즘 전세 값이 오르고 매매시장이 침체된 이유는 딱 세 가지로 줄여서 말씀드릴 수가 있겠군요. 첫째는, 보금자리주택을 청약하기 위해 순위를 유지하고자 계속 전세로 살아야 하기 때문이고, 둘째는, 공급부족도 이유가 될 것이며, 셋째는, 지난 2-3년처럼 매매시장이 하락하면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매수를 주저하는 이유가 될 것입니다.

우선 부동산투자는 도박이 아니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인생은 하루가 금쪽같은 나날이 아닐는지요? 내일 일을 알 수 없으면서 5년 기다리고, 다시 5년을 살아야 하고, 다시 10년 동안 팔지 못하는 부동산이라면 결국 집 한 채에 얽매어 인생 60을 보내야 하겠군요.

또 부동산 값이 앞으로 더 내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면 얼마나 더 내려야 집을 사겠으며 내리면 얼마나 더 내리게 될까요? 동전을 두 번 던졌을 때 앞면만 나왔다고 가정합시다. 세 번째 던졌을 때 앞면이 나올지 뒷면이 나올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또 앞면이 계속 나올지, 세 번째부터 뒷면만 계속 나올지를 말입니다.

앞으로 부동산시장은 경제성장과 인플레이션이라는 관건이 걸려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동전 던지기의 이치로만 생각하는 일은 위험하다고 볼 수 있겠지요. 미국을 비롯해서 세계적으로 확장국면을 예고하는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습니다. 세월은 우리들에게 늘 약도 주고 병도 주더군요. 지금은 약을 받을 때가 아닐까요?

수원대학교 사회교육원 교수(부동산학. 생활법률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