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뉴스

급매물 잡기에도 노하우 있다

웃는얼굴로1 2010. 9. 7. 16:14

중앙일보 09/07 09:23

 

정부가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일시적으로 폐지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8.29부동산대책’을 내놓은 이후로 급매물에 대한 관심이 더 커졌다. 대출 여력이 늘어난 매수 대기자들이 입지 좋은 급매물을 발견할 경우 매매에 적극 나설 가능성이 높아져서다.

특히 대출 이자를 부담할 수 있지만 종자돈이 부족한 수요자나 단기적으로 자금 융통이 안 돼 그동안 내 집 마련을 하지 못한 사람들 가운데 급매물을 찾는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유앤알컨설팅 박상언 사장은 “대출 여력이 생겼기 때문에 알짜 급매물에 대한 매수 여력은 더 커진 셈”이라며 “주택 수요자 입장에서는 진짜 급매물을 찾는 노하우를 익힐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시세보다 10% 싸면 급매물

급매물의 기준은 일단 싸야 한다. 어느 정도 싸야 급매물인지 기준은 사실 뚜렷하지 않다. 시장 상황에 따라 다르다. 일반적인 상황에서 시세 보다 5~10% 정도 저렴하면 급매물로 통하지만 요즘처럼 공급물량이 몰리고 급매물이 쌓일 때는 시세보다 20~30%씩 싼 ‘급급매물’도 매매가 안 되는 경우가 흔하다. 예컨대 강남 용인 수지구에서는 시세보다 20% 가까이 빠진 급매물이 흔하지만 거래가 거의 없다.

우리은행 안명숙 부동산팀장은 “요즘 역세권이나 강남권 등 인기 지역을 기준으로 시세보다 10% 정도 싸면 급매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부테크연구소 김부성 소장은 “집값 하락폭이 큰 지역에선 급매물을 판단하기 더 어렵다”며 “급매물이 얼마나 쌓였는지, 시세보다 나온 급매물이 얼마나 되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해 그보다 더 유리한 조건의 매물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거래가ㆍKB시세ㆍ정보업체 시세 등 종합 고려해야

시세 기준은 최근 3~6개월 이내 국토해양부에서 발표하는 실거래가는 물론 국민은행 KB부동산시세정보 및 부동산정보업체에서 발표하는 시세 등을 종합적으로 참고해야 한다.

정부 실거래가에 등록된 매물 시세는 실제 거래된 가격이라는 점에서 객관적이지만 집주인의 개인 사정으로 경매에 넘어갔다거나 간혹 나타나는 특이한 급급매물인 경우도 많아 일반화시키기 어려운 점이 많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또 거래가 최근 6개월 이상 일어나지 않은 곳도 많아 참고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경우도 많다. 예컨대 1년 전 실거래 됐다고 지금 가격이라고 말하긴 어렵다.

중개업소를 상대로 조사하는 국민은행 및 정보업체 시세는 매도 호가인 경우가 많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 호가여서 과도하게 높거나 상황에 따라 지나치게 떨어진 것처럼 나타날 수도 있으므로 무작정 신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다만 중개업소 호가는 개발호재, 규제완화 기대감 등 시장이 변화를 그때그때 반영하는 가격이니만큼 무시할 수 없다. 과거에도 그랬듯 이렇게 움직이는 호가가 한번 거래되면 실거래가로 인정되면서 시세로 굳어져 왔기 때문이다.

역세권ㆍ대단지ㆍ전세비율 등 선별기준도 따져야

물건별로 조건이 모두 다르지만 급매물도 일정한 범위 내에서 선별하면 위험을 줄일 수 있다. 기본적으로 수요자들은 역세권ㆍ대단지ㆍ저렴한 가격 등의 조건을 선호하기 때문에 내 집 마련을 준비 중인 실수요자들은 이러한 조건의 매물들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시세보다 10% 전후로 저렴한 급매물 가운데 실수요자가 찾는 매물을 선별할 필요가 있다”며 “서울의 역세권, 500가구 이상 대단지, 매매가 3억 원 이하,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 50% 이상 주요 단지를 우선 눈 여겨 보라”고 조언했다.

매매가 대비 전세가의 비율이 높은 주택은 전세를 안고 내집 마련이 수월할 뿐 아니라 실수요가 찾는 주택이란 증거이므로 중요한 지표가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투모컨설팅 강공석 사장은 “진짜 알짜 급매물은 중개업소의 서랍 속에 들어 있다는 말이 있다”며 “실수요 입장에서 자신이 원하는 지역의 중개업소를 수시로 방문하고 연락해 중개업자와 친분을 쌓아놔야 진짜 알짜 급매물이 나왔을 때 잡을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함종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