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집값 바닥, 이미 쳤거나 칠일만 남았다!

웃는얼굴로1 2010. 9. 1. 14:40

김부성     2010/09/01 09:42

 

8월 29일 정부의 주택 정상화 대책이 나왔다. 깜짝쇼에 비할만한 수준으로 예상을 넘어 어느정도 파격적인 수준이다. 이에 시장흐름이 주목되는것은 당연하다 할것이다.

 

대책이 나오기 며칠전 필자는 <하우스 푸어에서 살아남는 법>이라는 저서의 집필을 마무리하고 대책 발표 하루전인 28일 오후 무렵 원고가 인쇄소에 들어가 출판되기 직전상태에 있었는데, 몇시간만 지나면 일요일인 29일에 정부가 ‘8.29주택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라, 8.29대책에 대한 얘기를 뺄수 없어 간략하게나마 언급을 하기 위해 아래와 같이 급히 원고를 추가 집필하면서 8.29대책의 예상과 향후 시장추이에 대해 언급한바 있다.

 

 (이하, 필자 저 <하우스 푸어에서 살아남는 법> 제 3장: 하우스 푸어 시대, 그 끝은 어디인가! 제 마지막절 ‘8.29대책으로 시장은 일단 응급조치된다’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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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저서의 완성된 원고 필름이 파주 출판단지의 한 인쇄소에 넘어가 책이 인쇄되기 일보직전, 장마철 날씨처럼 변덕많은 정부가 갑작스레 그동안 ‘7.22’에서 미룬 대책을 내일(8월29일) 내놓겠다고 발표한탓에 필자가 정부대책에 대해 간략히 언급을 해야할것같아 인쇄를 급히 중지시키고 다시 원고를 삽입하고 있다.

 

정부정책이 하도 자주 바뀌다보니 그동안 늘 그랬지만 부동산 서적을 집필하는 얼마안되는 기간동안 바뀐 정책을 반영하느라 사실 저자들이 여간 괴로운게 아닌데, 이번에도 역시 마찬가지다. 내일 발표되는 내용을 최종적으로 확인하고 원고를 수정해야 하지만 그러기엔 시간상으로 너무 늦은탓에 주말까지 반납하고 책을 만들기위해 고생하는 출판사 임직원들과 인쇄사 임직원들께 큰 민폐를 끼치는 일인지라, 그나마 내일 발표될 내용을 대략적으로 가늠하고 ‘8.29대책’이후 시장전망을 곁들이는 정도에서 멈춰야 할것같다.

 

행여나 내일 발표를 한다고 했는데, 또다시 미룬다면, 그건 정부가 못할짓이다. 그렇게 되면 시장의 실수요자들은 물론, 필자를 두 번 죽이는것이 된다(?). 아마도 내일은 발표가 되겠지만, 정부정책이 하도 잘 바뀌니 이제는 이런 고민까지 해야하는 상황까지 온 부동산 정책에 씁쓸한 생각이 강하게 밀려드는게 사실이다.


“8.29대책이요? 그거 발표돼봤자, 이미 죽은사람 입에다 엽전 꼽아 놓고 저승길 가는 노잣돈 하라고 염하는 것과 마찬가지일겁니다”

 

‘8.29대책’이 갑자기 예상보다 빨리 발표된다는 얘기에 주변의 몇분이 나타낸 반응들이다. 마치 살아생전 고생만 하다 죽어 원한이 사무친 망자의 한이나마 풀어주기 위해 치르는 의식에 불과할거란 얘기들이다. 다시말해 시장이 이미 사망선고를 받은지 오래인데, 이러한 의식으로 망자가 되살아나지는 않을것이라는 푸념썪인 말들인것이다.

 

망자 입에 돈을 꼽아놓고 염하는것이 될지, 아니면 기사회생할지는 정부가 내놓게 될것으로 보이는 규제완화 수위와 거래활성화 조치의 강도에 따라 달라지게 될것으로 보이지만, 필자의 견해로는 현 주택시장이 이미 맥박이 멎고 뇌가 죽어 완전히 사망한것은 아니고, 동맥경화가 극에 달해 쓰러진 후 기절상태에 있는 중환자에 비유할수 있기 때문에 대책의 내용에 따라서는 계속 기절상태에 있을수도 있고 기절상태에서 깨어나 의식을 일부 회복하고 기사회생할수도 있을것으로 보지만 후자쪽에 더 비중을 둔다.

 

다시말해 내일 발표 예정된 ‘8.29대책’이 일단은 죽어가는 환자에게 응급조치는 될것으로 보는것이다. 그렇다고 장기간 의식불명상태에 빠져 신음하던 주택시장이 갑자기 깨어나 밥달라며 정신을 온전히 회복하고 몸상태가 급속하게 좋아질가능성은 희박하다. 다만, 기절한 사람에게 찬물을 조금 끼얹어주면, 일시적으로 정신을 차릴수는 있는것과 마찬가지 이치인것이다.

 

병원에 가보면 아픈사람들이 많은데 그중 한사람이 독감으로 고생하고 있는데, 주사를 처방받으면 일단은 주사를 맞기전보다는 상태가 호전되는게 사실이다. 또한 기절상태까지 가 병세가 위중하다해도 그동안 위중한 병세를 나몰라라 하고 방치하던 것과 비교해 주변에서 사람 살려보겠다고 의료진들이 약간이라도 환자에게 왔다갔다 하면 처방전도 주고 하면 이 환자는 이렇게 하기전 방치상태에 놓여있을때보다는 일단 상황이 조금이라도 좋아질수밖에 없는 이치와 똑같은것이다.

 

실제로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발표를 앞두고 있던 8월 4째주 수도권의 아파트 매매 시세는 3째주보다 내림폭이 약간 줄었고, 전셋값은 계속 오름세를 이어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8 월 27일자 부동산정보업체에 따르면, 8월 4째주 아파트 시세는 서울이 -0.07%, 신도시가 -0.06%, 수도권이 -0.05% 등으로 8월 3째주보다 일단 하락세가 약간 둔화된 양상을 보였다. 7.22 대책’ 발표전날도 현지 공인중개사 사무실의 전화가 불통이 난것도 이같은 맥락인데, 어떤 형태의 대책이든 일단 시장에는 응급조치가 될수밖에 없다는점을 시사한다.

 

그렇다면 내일 발표될 정책의 내용에는 무엇이 담겨질까? 그건 내일 되보면 알게 될 일이지만 대략적으로 예상해본다면, 주로 그동안 뻔히 예상됐던 수준의 대책일것이지만, 주택 실수요자에 한해 총부채상환비율인 DTI 상한 규제를 완화해 지역별로 5~10% 정도 한도를 상향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기존 주택이 안팔려 신규분양받은 아파트에 입주를 하지 못하고 있는 실수요자들의 고충을 DTI의 완화로 경감시켜주자는게 기본적인 틀이 될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주택 실수요자의 기준을 조금 더 조정하는 방안도 나올수 있다. 현재는 실수요자로 인정 받기위해서는 부부 합산 소득(연소득)이 4,000만원 이하면서 동시에 무주택자 또는 1주택 보유자여야 한다. 이러한 제한이 현실적이지 못하다고 판단하고 부부합산 연소득을 6,000만원~7,000만원 이하로 소득기준을 완화할 가능성이 점쳐지는게 사실이다.

 

아울러 전용면적 85㎡ 이하이면서 6억 원 이하 주택에만 적용되는 DTI 완화 혜택을 다소  확대하는 방안으로 대책의 초점이 맞춰질것으로 보이지만 뚜껑은 열어봐야 할것이다. 또한 이런 수준의 대책으로는 시장활성화를 기대하기가 쉽지 않아 또다시 얼마 못가 정부가 추가대책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될수 있어 아쉬운 부분이다. 정부대책의 허점은 너무 많은 생각을 한다는점이다. 규제를 풀어 시장을 활성화는 목적이면 일단 기절한 환자에게 그에 합당한 좋은 처방을 하면 되는데, 약효가 고만고만한 약만 반복해서 먹이는격이다.

 

그러나 어떤 형태든지, 일단은 죽어가는 사람 살려보겠다고 나서고 있는 형국인탓에 우선은 충분치는 않지만 환자에게는 분명 미흡하기짝이 없기는 하지만 응급조치는 될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죽은사람 화장하여 입속에 동전넣고 염하는 무의미한 대책은 아닐것으로 필자는 전망하며,  얇기는 하지만더 이상 추가하락을 막는 최소한의 방패역할은 해줄것으로 판단한다.

 

규제일변도에서 전환하여 무언가 이를 타개해보고자 한다는것은 더 이상 상황이 악화되기 힘든 상황으로 점차 변화될것임을 예상해보는것은 당연한 이치다. 최소한의 응급조치가 아닌 제대로된 응급조치가 되어야 하겠지만 그나마 당초 발표하기로 했던 당일아침 돌변하여 부동산 대책을 무기한 연기하겠다고 돌발행동을 했던 데 비하면 최소한의 불확실성 제거라는 측면에서 다행한 일이라고 할수 있을것이다. ‘8.29대책’을 기점으로 정책의 기조가 바뀌면서 시장은 미세하게나마 실수요자들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움직일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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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와같은 내용으로 마무리를 한후 인쇄소에 최종 마감을 통보하였다. 다음날이 되자 정부 발표는 예상외로 조금 화끈한 수준이어서 주택시장 정상화에 어느정도 기여할것으로 보인다. 또한 당초 이정도 수준의 완화책이 아니더라도 위에서 언급했듯이 8.29대책이 일부에서 말하듯 허망한 대책이 될수 없는것이 명백하였는데, 정부가 시장을 제대로 직시하고 이에 맞춰 적절한 대책을 내놓게 되어 향후 수도권 주택시장은 시간차를 두고, 의식불명의 기절상태에서 깨어나 중환자실로 빠르게 옮겨질 수 있을것으로 보이며, 이후 연말 무렵에는 회복실로 이동이 가능할전망이다.

 

‘8.29대책’은 시장에 중요한 시그널을 주었는데, 쉽게 얘기하면 주택을 구입할 때 눈치보지 말고 알아서 구입해도 된다는 메시지를 보낸셈이 되었다. 이는 규제에 의해 초토화된 수도권 주택시장이 다시 살아날가능성이 높아졌음을 의미하며, 폭락론자들이나 하우스 푸어론자들이 설자리가 점차 좁아지고 있음도 동시에 의미하며, 아울러 집값이 사실상 바닥을 다지고 바닥을 칠 일만 남았음을 명백하게 공시하는것과 다를바 없어 집값이 바닥을 지나 지하실로 내려갈수도 있다고 하는 괴담은 사실상 시간속으로 사라질 운명에 처한 것으로 보인다.

 

당장은 아니지만 급매물 소진 속도가 상당히 빨라질것으로 보이며, 필자가 그동안 매수적기를 월드컵기간~8월말 이전에는 완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던 부분이 현실화될것으로 전망되며, 실수요자들은 움직임의 속도를 내지 않으면 기존에 봐뒀던 급매물을 놓치고, 추가부담이 예상되는만큼 현재의 바닥시점을 잘 판단해야할것으로 보인다. 집값바닥은 바닥을 지나 지하실로는 갈수 없게 됐고, 이제는 바닥을 이미 쳤거나 칠 일만 남은 것으로 조심스런 전망을 해본다.

 

이 때문에 더 이상, 길어야 고작 유효기간 6개월짜리 통조림에 불과한 허무맹랑한 하우스 푸어론자들과 폭락론자들의 주장에 귀기울여서는 향후 큰 낭패를 볼수밖에 없으므로 독자들은 이들의 주장에 세뇌당해서는 안될것이다.

 

김부성 부동산富테크연구소장(www.bootec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