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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집값 바닥론 솔솔…산다면 언제가 좋을까?

웃는얼굴로1 2010. 12. 25. 01:29


우리나라 사람들의 집에 대한 애착은 상당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인 보유 자산 전체의 77%를 주택 등 부동산이 차지하고 있다. 집이 주거 수단이자 최고의 재테크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 같은 공식은 올해 완전히 흔들렸다. 거래량과 시세가 동반 부진을 겪으면서 '사두면 오른다'는 부동산 불패 공식이 어긋났다. 내년 부동산시장에 관해서는 긍정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보다는 낫지만 과거와 같은 대박 수준의 상승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얘기다. 투자 또한 이 같은 점을 고려해야 한다.

내년 집값은 일단 최근의 상승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실거래 건수는 5만3558건으로 지난해 10월 5만5322건 이후 1년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이 4948건, 수도권이 1만7455건으로 전월 대비 각각 58.3%, 40.8% 늘었다. 특히 전국 집값의 선행지수로 여겨지는 강남3구 거래량이 전달보다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일각에서는 '집값 바닥론'도 제기된다.

시세도 상당 부분 회복됐다. 국민은행 주택시세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주택매매가격 종합지수는 103.0으로 집계됐다. 10월 102.6보다 0.4포인트 늘었을 뿐 아니라 지난해 말 101.5, 전년 동월 101.3과 비교해서도 뚜렷한 상승세다. 이 지수는 2008년 12월 주택시세를 100으로 놓고 100보다 높으면 당시보다 주택 시세가 올랐음을 뜻한다.

이 같은 상승 추이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긍정적 전망의 배경은 주택 수요자들 사이에 회복심리가 고개를 드는 데 반해 실제 입주물량은 줄어드는 데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내년 수도권 아파트 입주물량(공공 부문 포함)은 총 10만8573가구로 집계됐다. 올해 16만8144가구에 비해 35%나 줄었다. 특히 수도권 남부인 성남, 용인 물량이 적다. 용인은 올해 1만3319가구에서 2988가구로 77.6% 줄어든다. 분당이 포함된 성남시의 경우 3828가구에서 948가구로 75.2%나 급감한다.

서울은 올해 3만6488가구에서 내년 3만8846가구로 소폭 늘어나지만 최근 수년간 아파트 공급이 적어 대기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재룡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최근 주택시장 회복세는 금융위기 후 경기 회복세가 영향을 준 것으로 시장 수급 요인에 의한 회복이라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실정에도 큰 폭의 상승세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짙다. 가장 큰 변수는 정부 정책 방향이다.

정부의 부동산정책 원칙은 간단하다. 너무 식으면 불을 지피고 반대로 과열되면 다시 식히는 것이다. 올해에는 금융위기 이후 주택시장 장기 침체를 풀기 위해 4ㆍ29, 8ㆍ31대책을 연거푸 내놨다. 따라서 내년 주택 상승세가 일정 수준을 넘어설 경우 안정을 위해 규제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

박상우 국토해양부 주택토지실장은 "시장이 과열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각종 정책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시장에 과열 조짐이 보일 경우 언제라도 규제책을 꺼내들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정부 정책 카드로는 △내년 3월 해제되는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 완화 △금리 인상 △보금자리주택 등 공공 공급 조절 등이 거론된다.

미분양 적체 현상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는 점도 걸림돌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9만9033가구로 전월 10만325가구에 비해 1.3%(1292가구) 줄었다. 금융위기 전인 2006년 말(7만3772가구)과 비교해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김경환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내년 입주물량 감소로 인한 집값 상승이 언급되지만 남아 있는 미분양 물량이 여전한 데다 인허가를 받고도 착공하지 않는 공사장이 많아 가격 상승 조짐이 보이면 매물이 다수 쏟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박재룡 연구원도 "상승이든 하락이든 변동성 자체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내년 입주 물량이 줄고 올해 공급 물량도 감소해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있지만 미분양 주택이 많아 변동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이유로 건설산업연구원은 내년 주택 매매 시세가 올해에 비해 1~2%, 주택산업연구원은 아파트 매매가격이 2~2.5% 소폭 증가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그렇다면 주택 구입은 언제가 좋을까. 이에 대해서는 대다수 전문가들이 내년 1분기를 적기로 보고 있다.

올해 말 상승세가 내년 상반기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시세가 조금이라도 오르기 전에 구입하는 것이 비용을 낮추는 데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실수요자라면 주택 시세가 전반적으로 뛸 것으로 관측되는 봄 이사철(3~5월) 이전에 구입하는 것이 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상승폭이 크지 않고 금리 변수 등이 존재하는 만큼 금융회사 차입은 안정적인 범위 내에서 해야 한다.

이남수 하나은행 부동산재테크팀장은 "이달 들어 1차 급매물이 소진된 만큼 향후 호가가 오른 2차 매물이 팔리면서 전반적인 시세가 상향 조정될 것"이라며 "다만 금리 인상 등 변수가 있기 때문에 가용한 금액범위 내에서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명진 기자 / 임성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