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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꺼진 새집 부지기수…시세보다 2억 비싸

웃는얼굴로1 2010. 12. 25. 01:23

"기존 아파트 시세가 5억원 정도인데 분양가 7억원짜리를 누가 사겠습니까."
경기도 용인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용인시 수지구 신봉동을 관통하는 4차선 도로를 가운데 두고 좌ㆍ우측에 각각 올해 입주를 마치는 동일하이빌과 동부센트레빌이 있다.

해가 떨어진 저녁 무렵에 두 단지를 보면 불 꺼진 집이 많다.

대형 평수 중심으로 미분양 물량이 많이 남아 있고 잔금을 내지 못해 입주가 늦어지는 가구가 많기 때문이라고 관리사무소 측은 전했다.

동일하이빌 단지 내 피트니스센터에서는 주민 한 명이 러닝머신 위에서 뛰고 있었다.

아파트 정문에 있는 상가 건물 위층은 모두 비어 있었다.

현재 동일하이빌에는 159㎡와 192㎡ 모두 합쳐 미분양 물량 200가구가, 동부센트레빌에도 175㎡ 200가구 이상 미분양이 남아 있다.

인근 H부동산 이 모 대표는 "완공한 지 6년 된 기존 아파트 152㎡를 5억원 초반대에 살 수 있는데, 아무리 새 아파트라고 해도 159㎡를 7억2000만~7억4000만원에 누가 사겠느냐"고 말했다.

미분양ㆍ미입주 상징이었던 용인 지역에 미분양이 또다시 쌓이고 있다. 용인시 미분양 가구수는 지난 2월 7193가구를 기록한 이후 6000여 가구대로 줄었지만 지난 10월 신규 분양이 재개되면서 또다시 미분양 물량이 쌓이고 있다.

미분양ㆍ미입주 문제가 심각해 용인 내 분양은 지난 1월을 끝으로 사실상 중단됐지만 그후 나타난 수도권 전세난에 따라 미입주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면서 10월부터 분양이 재개됐다.

그러나 분양 성적이 좋지 않자 새롭게 미분양이 발생하고 있다.

대림산업이 지난 11월 용인시 마북동에 공급한 '마북2차 e편한세상'은 110가구 모집에 단 한 명도 청약을 하지 않아 결국 회사는 이를 임대하기로 결정했다. 또 현대산업개발이 최근 공급한 '용인 성복아이파크'는 1~3순위 총 351가구 모집에 청약이 41건만 이뤄졌을 정도다.

김규천 신봉 동일하이빌 분양소장은 "주택시장 경기가 안 좋아 올해 분양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며 "내년에 상황이 호전되면 미분양 물량을 계약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용인시가 이처럼 미분양의 상징이 된 이유에 대해 이영진 닥터아파트 이사는 "분당과 판교 등 용인 주변 신도시는 도시계획 하에 개발돼 기반시설이 잘 갖춰져 있지만 용인은 택지개발로 이뤄져 기반시설이 덜 마련된 편"이라고 말했다.

[용인 = 박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