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주택·인테리어

제1부 땅 구하기-(1)내 가족의 보금자리 터, 어디로 갈 것인가

웃는얼굴로1 2010. 12. 23. 13:36

보다 나은 삶을 위해 머지 않은 장래에 전원생활을 하겠다는 간절한 소망을 가지고 그 준비에 들어갔다면, 우선 대강적인 자금 조달 계획과 내 가족의 전원 보금자리 터를 과연 어느 지역에 마련할 것인지에 대한 결정을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상당수는 자금 조달 계획에 집착하다가 중간에 포기하고 만다. 땅을 사고 집을 짓고 전원생활을 하려면 당연히 큰 돈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원생활을 위한 자금 조달은 결국 현재 깔고 있는 부동산과 금융자산 등을 정리하면서 진행시켜야 할 부분이다. 따라서 땅 구하기-집 짓기 등 단계별 상황에 필요한 자금 조달만을 염두에 두면 된다.

맨 먼저 땅 구하기 단계에서 필요한 자금 역시도 어느 지역, 어떤 땅(대지, 논밭, 임야 등)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그렇기 때문에 일단 내 가족의 전원행 목적지를 강원도로 할 것인지, 아니면 충청도를 택할 것인지, 그도 아니면 경상도나 전라도로 갈 것 인지를 먼저 결정한다. 광역적 지역 선택이다.

강원도만 하더라도 시와 군지역의 땅값 차이가 크고, 같은 군 내라도 읍,면 중심지와 산골,오지의 땅값은 천양지차다. 땅 구입 자금 조달 방법은 현재 살고 있는 부동산 등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도 있고, 친척이나 지인, 동호회 등을 통해 공동 구매를 할 수도 있다. 또 귀촌과 귀농에 대한 정부의 지원자금을 활용해도 된다. 그 때 가서 걱정해도 된다는 얘기다.


전원 보금자리 터 선택에 있어 중요한 기준은 바로 연고다. 앞서 전원행을 택한 사람들 중 상당수는 귀소본능처럼 자기의 고향 땅에 정착했다. 본가와 처가의 고향까지 고려한다면 고향 땅의 범주는 크게 확대된다.

물론 꼭 고향 땅일 필요는 없다. 산행이나 여행 길에서 한눈에 ‘필(feel)’이 꽃힌 땅이 있다면 그 곳이 바로 나와 궁합이 맞는 명당 터 이다. 뜻이 맞는 사람들이 모인 동호회라면 그 모임 자체가 연고다. 동호회 회의를 통해 지역을 선택하고 땅을 매입하면 된다.

또 하나의 기준은 서울을 중심으로 놓고 그 인접지역 가운데 선택하는 것이다. 여전히 모든 길은 서울로 통하기 때문이다. 광역권으로 구분하면 먼저 수도권과 그에 접한 강원도, 충청도다. 그런 다음 시.군 지역으로 압축해나간다.

개인적으로 나는 진정한 전원생활을 누리려 한다면 가급적 수도권은 벗어나길 조언한다. 단지 사면이 녹색으로 둘러싸인 곳이 전원이라면 서울 강남에도 그런 땅은 있다. 자곡동, 세곡동 등 그린벨트가 그렇다.

산과 물이 어우러진 일급 풍광을 갖춘 양평과 남양주, 가평만 하더라도 풍광좋은 곳은 전원주택지라기 보다는 유원지에 더 가깝다. 산과 강 주변은 호텔과 모델, 펜션, 대형 음식점과 술집, 각종 놀이시설이 점령하다시피 했다. 또한 그저 그런 지역은 농가와 비닐하우스, 창고, 소규모 공장 등이 뒤엉켜있다. 전원생활의 참맛인 공기와 물도 예전만 못하다. 물론 전원생활을 약간 희생하고 투자가치를 높이는 쪽을 택한다면 수도권이 가장 매력적이다.

수도권과 접해있는 강원도와 충청권 지역은 전원생활 하기에 좋은 지역들이 많다. 이미 잘 알려진 전원벨트도 수두룩하다. 보금자리 터와의 인연은 개인적인 연고나 취향, 목적 등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누가 얼마나 부지런히 정보를 수집하고 발품을 파느냐에 달려있다.

필자의 경험사례를 소개해본다. 지난 2007년 말, 평소 머지않은 장래에 시골생활을 하기로 약속한 나와 아내는 마침내 땅을 구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먼저 벽에 부딪힌 것은 돈 이었다. 시골생활을 하려면 땅을 장만하고 집을 지어야 하는데, 당시 우리에겐 그럴만한 목돈이 없었다. 이리저리 긁어 모아야 고작 5000만원 정도. 수도권에서 집지을 땅을 구하기에는 턱도 없었지만, 수도권 외 지방에서는 300~500평 정도는 살 수 있는 돈이었다. 집 짓는 것은 차치하고 겨우 소규모 땅만 구할 수 있는 돈이었지만, 나와 아내는 일단 “두드리라, 열리리라”는 성경의 말씀대로 우리가 안주할 땅을 찾아 나서기로 했다.

두번째 닥친 문제는 좁다면 좁고, 넓다면 넓은 대한민국 땅, 어디에 우리의 둥지를 틀 것인가 하는 점이었다.

수도권은 땅값도 비쌌지만 진정한 전원생활을 누릴 수 없다고 판단해 제외했다. 그래서 충청권과 강원권을 놓고 저울질했다. 주변에서 이미 시골행을 결행했거나 준비중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살펴보니 충청권을 택한 사람들은 기후적인 조건이 좋다는 점을 먼저 꼽았다. 내가 아는 몇몇 분들은 실제 제천, 공주와 부여, 단양 일대에 내려가 시골생활을 하고 있기도 하다. 반면 강원도는 겨울이 6개월이라는 말처럼 너무 춥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됐다.

그렇지만 나와 아내는 오히려 강원도 쪽에 더 마음이 있었다. 다니던 교회의 목사님을 비롯한 몇몇 분들이 인제군 상남면 등지에 거주하고 계셨고, 진정한 전원생활을 하려면 산좋고 물좋은 강원도가 최적지라는 생각에서였다. 또한 나는 개인적으로도 강원도에 연고를 갖고 있다. 고향이기도 하고, 군생활도 화천(7사단)에서 보냈다.

나와 아내는 일단 강원도 인제 상남면와 홍천군 내촌면 일대를 점찍고 마음에 드는 땅을 살펴보기로 했다. 그중 홍천군 내촌면 일대는 홍천강 상류의 내촌천이 구비구비 휘감아 흐르는 배산임수의 명당 터로, 강원도에서는 보기 드물게 탁틔인 전망을 갖춘 곳이다. 결국 6개월여의 현장답사 끝에 내촌면 내 보금자리 터를 낙점했다.

< 전원 땅 구하기 격언>

하나, ‘망설이면 놓치고 서두르면 당한다’

땅을 구입할 때 첫눈에 마음에 드는 땅이 있는데 너무 재면서 망설이다 보면 놓치게 된다. 그런 땅은 남의 눈에도 좋기 때문에 망설이다 보면 다른 사람이 낚아채간다.

반대로 좋은 땅을 만났다고 해서 너무 흥분하거나 서두르면 오히려 큰 손실을 입을 수도 있다. 서두르지 말고 서류와 현장답사를 통해 꼼꼼히 챙겨보아야 한다.

둘, ‘땅을 구하는 것은 결혼하는 것과 같다’

결혼을 위해 배우자감을 고르다 보면 100% 자신의 마음에 드는 경우는 없다. 그런 사람 찾다가는 평생 혼자 사는 수 밖에 없다. 단점보다는 좋은 점을 보고 결혼해 서로 상대방에 맞춰가며 살다 보면 서로의 모자람을 채워가게 된다.

땅을 구하는 것도 똑 같아서 100% 마음에 드는 것을 찾다보면 영영 땅을 못 사게 되든가 아니면 아주 비싼 값을 치러야 한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장점이 단점보다 많은 땅이라면 구입한 뒤 열심히 가꾸면 금싸라기 땅이 된다. 그래서 좋은 땅은 없고 만들어 진다고 한다.

(헤럴드경제 객원기자/ 전원&토지 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