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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신도시시대 끝났다? 아니다?

웃는얼굴로1 2010. 12. 17. 02:06

[최근 모 일간지에 '분당이 늙어간다 - 신도시시대 끝났다'는 기사가 실려 이에 대한 반박자료를 모아보았습니다. 우선 아래 기사를 읽어보시고, 다음에 필자의 반박글을 읽어보시면 좀더 이해하시기 쉬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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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이 늙어간다 - 신도시 시대 끝났다?
은퇴 노인들 분당으로… 최근 실버타운 건설 붐
주택 보급률 100% 넘고 1~2인 가구도 40% 넘어 신도시들 개발 중단 위기

 

이모(68·여)씨는 경기도 분당신도시 구미동의 148㎡(45평)짜리 빌라에 산다. 식구는 남편 김모(70·전직 공무원)씨와 손주까지 합쳐 3명. 방이 4개나 있지만 최근에도 보일러를 켜지 않고 전기장판만 깔고 산다. 방 3개는 늘 텅 비어 있다. 서울에서 자식들이 올 때나 보일러를 가동한다.

"우리 동네엔 노인이 많아 심심할 틈이 없어. 낮에는 이웃집 할머니들과 10원짜리 화투도 치고, 운전하는 할머니 차 얻어타고 맛있는 것도 먹으러 다니지. 돈만 있으면 분당처럼 노인들 살기 좋은 곳도 없어."

한국의 대표적 뉴타운인 '분당 신도시'가 늙어가고 있다. 1991년 첫 입주가 시작된 이래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분당은 주로 서울에 직장을 둔 30~40대 중산층이 모여 사는 '젊은 도시'였다.

14일 오후 경기도 분당신도시 중앙공원에서 노인들이 벤치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대표적인 신도시인 분당에선 노인 인구가 지난 10년 사이 70%가량 늘었다. / 조인원 기자 join1@chosun.com


하지만 신도시 건설 20년 만에 분당은 '노인 천국'으로 바뀌고 있다. 최근엔 실버타운 건설 붐까지 불고 있다. 일본 도쿄(東京)의 외곽 신도시가 노인도시로 변한 것과 비슷한 과정을 밟고 있는 셈이다.

'노인 천국'으로 변한 분당

분당이 늙어가는 현상은 시내 곳곳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평일 낮 이 도시의 주인은 노인들이다.

분당 서현역과 수내역 주변 상가에선 노인 200~300명씩을 모아 놓고 한물간 코미디언과 밴드를 앞세워 흥을 돋운 뒤 옥장판과 '만병통치약'을 파는 이벤트가 수시로 벌어진다. 젊은이가 없는 농촌에서 벌어지는 사기 이벤트가 분당까지 진출한 것이다.

서현역 인근 'B바둑클럽'은 오후 2시가 조금 넘었지만 150여석이 노인들로 꽉 들어찼다. 정자동에 사는 최모(66)씨는 "2002년에 은퇴해서 분당으로 이사 온 뒤 특별히 할 일이 없어 매일 출근하다시피 한다"면서 "분당은 놀 곳도 많고 환경도 쾌적해서 노인들이 살기에 정말 좋다"고 말했다.


노인들이 살기 좋다는 소문이 나면서 2000년대 이후 대규모 실버타운 건설 붐도 불고 있다. 전문가들은 분당이 '쾌적한 주거여건' '경제력 있는 노년층' '서울과의 접근성' 등 노인 주거지에 적합한 3가지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시니어스 분당타운 관계자는 "서울 인근에서 실버타운 입지로 분당만한 곳이 없다"며 "머지않아 분당은 노인들의 고급 주거지로 대변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은퇴노인 몰리며 고령화 가속

분당의 노인인구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입주 초기였던 2000년 2만2000명이던 65세 이상 노인이 작년 말 3만7000명으로 10년 새 70%쯤 늘었다. 반면 분당의 전체 인구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2005년 45만명으로 정점을 기록한 뒤 매년 감소세다.

인구 고령화는 고급 대형 주택이 많은 구미·정자·수내동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구미동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은 올 10월 말 3516명으로 전체의 10%를 넘고 있다. 수내1동과 정자2동도 분당 평균(8%)을 웃돌고 있다. 부동산114 김규정 본부장은 "과거 대형 고가주택은 경제력 있는 60대 이상 노인들이 주로 샀다"면서 "최근 집값이 떨어지면서 매수자가 없어 오도 가도 못하는 노인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분당 등 수도권 신도시의 경우 지난해부터 소형 주택 선호 현상이 강해지면서 대형 주택 가격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분당 정자동 일대 대형 주상복합은 최근 1년 동안 수억원씩 가격이 떨어졌다.

 


수요 부족으로 신도시 필요성 반감

한때 수도권 주택 공급의 최대 젖줄 노릇을 했던 신도시와 주택 대량 공급은 최근 고령화와 인구감소에 따른 주택 수요 부족으로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이미 우리나라 주택보급률은 100%를 넘어 절대적인 주택 부족현상은 해소된 상황이다. 여기에 앞으로 10년 후인 2020년부터 인구도 감소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더욱이 혼자 살거나 부부끼리 사는 1~2인 가구 비율이 이미 전체의 40%를 넘어섰고, 2020년이면 일본과 비슷한 50%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연간 주택수요 증가율이 2030년이면 0.05%에 불과해 사실상 정체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신도시 개발을 중심으로 매년 40만~50만 가구에 달했던 주택 대량공급 시대는 막을 내리게 될 상황이다. 실제로 정부가 추진 중인 수도권과 지방의 신도시 10여곳은 수요 부족으로 개발 중단 사태에 직면해 있다.


◆도시재생 (urban regeneration)

신도시 위주의 도시개발로 기존 시가지가 노후화하면서 벌어지는 도심 공동화를 막고 침체된 도시 경제를 살리는 것. 선진국에서는 보편화된 도시개발 기법이다. 서울시가 추진하는 '뉴타운' 사업이 대표적인 사례다. 서울 도심지의 노후 주택가나 상가를 헐어내고 그 자리에 오피스빌딩과 주상복합 아파트, 호텔을 건설하는 방식이다.  <조선일보 2010-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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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이 늙어간다’의 기사에 대한 유감


언론에서 분당신도시와 즐겨 비교하는 곳으로 일본의 다마신도시는 도쿄에서 서쪽으로 25∼40㎞ 떨어진 위성도시이며, 규모는 2,853만㎡로 계획가구수는 8만7566가구, 계획인구 34만2200명이다. 분당신도시의 경우 이보다는 적은 1,964만㎡ 면적에 2010년말 기준으로 17만5천세대에, 인구 48만명 규모가 되었다.


다마신도시는 70년대 초 일본수요자들에게 한국의 신도시 분양 때처럼 엄청난 인기를 끌었으며, 일본의 베이비붐 세대인 '단카이세대'가 참여하면서 많은 수요층이 신도시로 이동해 가구를 꾸렸다.  하지만 지금은 저출산과 유입인구가 줄면서 다마신도시의 인구는 급격히 감소하여, 현재 인구는 21만명에 불과하다. 그래서 이러한 현상을 두고 일본의 '올드타운'의 대명사로 지적하면서, 한국 신도시의 미래의 모습으로 비교하는 경우가 생긴 것이다.


이처럼 다마신도시 인구가 감소한 것은 일본의 젊은세대가 직장과 가까운 도쿄 도심에 살고 싶어하는 심리와 실제로 다마신도시가 도쿄도심에 비해 의료, 쇼핑, 문화 등 편의시설 이용이 불편한 점도 작용하고 있다. 다마신도시에서 도쿄도심까지는 전철로 1시간이 걸리지 않지만, 악명높은 일본의 교통비가 비싼 것이 인구감소의 직격탄이 되었다. 신주쿠역에서 다마센터역까지 편도전철요금은 330엔으로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4500원이 넘고, 도쿄도심에서 야근이나 모임 등으로 늦어져 전철을 놓치면 택시비용만해도 1만3000∼1만4000엔(17만∼19만원선)이상 소요되기 때문에 도쿄도심으로 이사하려는 동기부여에 상당한 작용을 하였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일본의 도쿄도심회귀현상을 두고 우리나라의 신도시와 비교하는 것이 과연 타당할 것인가? 우리가 단순비교를 통해서 발생되는 직주근접성과 자족성을 들 수 있는데, 직주근접이란 서울도심과 얼마나 가까운 것인지를 말하는 것이고, 자족성은 신도시 스스로 자족기능을 갖추고 있는가의 문제인데, 이러한 비교치의 치명적인 오류를 막기 위해서는 몇 가지 수치를 근거로 비교를 해보자.


1. 한국 신도시의 인구감소의 문제


일본의 다마신도시 계획인구는 34만여 명이지만 현재 인구는 21만명에 불과하다. 그리고 초기에 입주한 단카이세대는 노인이 됐고, 자녀들은 도쿄 도심으로 떠나면서 다마신도시는 고령화와 저출산 등의 원인으로 학교들도 20년사이 초등학교 5곳, 중학교 5곳이 각각 폐교되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 신도시는 어떨까? 분당신도시는 성남시 전체의 절반에 해당하는 48만명이 거주하고 있다. 그리고 도표에서와 같이 연령대별로 3-40대가 전체의 40% 가까이 차지하는 건전한 인구분포도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분당의 65세이상 노령인구는 3만9천명이며, 노령화지수는 42.8%에 불과하다.(2008년 기준) 노령화지수란 65세이상 인구를 14세이하 인구로 나누어 백분율을 한 것으로 수치가 적을수록 그 지역의 세대가 얼마나 젊은지를 판단하는 지수이다.

 

 

이에 반해, 서울전체인구 1020만 중에서 65세이상 노령인구는 93만명이며, 노령화지수는 62.8%에 해당한다.(2009년 기준) 이를 근거로 보면 서울과 분당신도시 중에서 어느 지역을 더 고령화사회에 대한 대비를 걱정해야 하는지를 쉽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분당에서 노인층인구가 지난 10년사이 70%가 늘었다고 아무런 근거도 없이 기사를 쓴다는 것은 지역주민들을 자극할 수 있는 무리한 방법인 것이다.

 

 

 

2. 일본의 신도시 직주근접성


우리나라나 일본 모두 시기상의 차이는 약간 있어도, 1960년대를 전후로 수도권에 인구집중을 막고, 부족한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신도시 개발을 시작하였다는 점에서는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차이점은 일본 다마신도시에는 직주근접성의 개념이 없었다는 점이다. 즉, 신도시를 계획할 때 직장과의 거리를 고려해야 하는데, 1960년대 일본은 근접성 문제를 고려하지 않고, 도쿄로부터 25-40km 정도의 거리에 완벽한 ‘꿈의 신도시’를 계획했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일본인들은 자가용보다는 대중교통을 선호하는데, 다마신도시까지의 교통비는 평균 9시에 퇴근하는 회사원들에게 상당한 스트레스를 갖게 했다. 이런 생활을 처음에는 견디다가도 언제부턴가 이사할 것을 계획하게 된다는 것이다.


거기에 반해 분당은 강남까지 직선거리로 10km에 불과하며, 서울 어느 지역에도 20여km 정도로 근접해 있다는 점과 편리한 대중교통수단과 값싼 비용으로 일본신도시와 같은 문제를 만들어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3. 신도시의 자족성 문제


우리 정부는 제1기 신도시 입안당시 신도시건설이 베드타운으로 전락할지도 모른다는 비난을 피하고자 분당, 일산과 같은 1기 신도시에 대기업을 비롯한 많은 기업들을 유치하고 자족성을 높이고자 계획했다.  그 결과 분당신도시 거주 회사원들은 강남으로, 일산신도시 회사원들은 광화문이나 여의도로 출퇴근하는 경우도 많지만, 오히려 서울에서 신도시에 소재하는 직장으로 출근하려고 아침마다 분당-수서간 도로가 심하게 정체된다는 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또 일산신도시 인근에는 LG전자가 있고, 동탄신도시 인근에는 삼성전자가 있으며, 2기 신도시 판교에 IT밸리를 건설하고 있다.

 

 

위 통계에서 보듯이, 신도시가 소재하는 성남시나, 고양시의 경우 다른 기존도시들보다도 오히려 거주지내 취업자수가 더 많다는 점을 보면, 서울의 베드타운이 아닌 충분히 자족성을 갖춘 신도시로서 일본과는 비교할 수 없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같이 처음에는 비록 우리 신도시의 모델로 일본에서 도시계획기법을 도입했지만, 우리 정부는 일본이 생각할 수 없었던 자족성까지도 고려하여 신도시들을 이 정도로 발전시켜 왔기에 세계 각국에서 우리 신도시들을 벤치마킹하려는 것이다.


4. 결  어

 

끝으로 우리 사회가 점차 고령화되어가고 있고, 그에 대한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하는 실정이며, 정부의 주택정책도 신도시위주의 공급정책에서 도심재개발이나 재건축과 같은 도시재생 쪽에 무게를 두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신도시정책 자체를 부정하거나 기존 신도시를 근거없는 수치로 폄하한다는 것은 지나친 감이 없지 않으며, 인구감소가 사회 전체적인 경향이라면, 이를 되돌리려는 정부의 노력과 함께 우리 각자들도 이러한 고령화 사회현상에 대비하여 미리미리 준비해야 할 것이다. 

 

<부동산아카데미 주임교수>

출처 : 건국대학교 부동산아카데미
글쓴이 : Dr.ikonkuk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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