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2011년 주택시장 전망

웃는얼굴로1 2010. 12. 9. 01:08

2010년은 거시경제의 본격적인 회복에도 불구하고, 부동산경기가 지속적인 침체상태를 보였다. 4월 이후 수도권의 아파트 가격은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거래량도 실거래신고 기준으로 3만호 수준을 8월까지 벗어나지 못했다.

이에 따라 8월 29일 수도권DTI규제 완화, 세제감면 연장, 보금자리 사전예약 조정 등을 내용으로 하는 부동산규제완화책이 실시되었다. 이 조치가 취해진 이후 가격 하락세가 완화되기 시작했고, 거래량은 9월 이후 회복세에 들어갔다. 이러한 긍정적 신호들은 2011년 시장 전망을 밝게 하는 측면이 있다.

물론 시장에서 부동산경기 회복에 유리한 환경만 조성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우선 저금리 기조에 변화가 생겼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7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인상을 단행한 이후 금리인상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부동산대출을 가진 소유자들이나 향후 구입하려는 수요자의 경우 상당한 부담을 갖게 되었다.

두 번째는 거시경기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환율전쟁 등 세계경제 환경변화가 압박을 주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지정학적 위험도 커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로 거시경제 하락세가 더 커질 가능성이 있고, 이에 따라 부동산경기에도 불리한 거시환경이 조성될 것이다. 결국 이와 같은 금리나 경기 등의 거시경제 측면에서의 불리한 환경은 주택경기회복의 속도를 떨어뜨릴 것으로 예상된다.

세 번째는 정책변수를 들 수 있다. 8.29조치가 시장에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준 것은 사실이지만, DTI규제완화는 6개월의 한시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고, 보금자리주택에 대한 수요자들의 기대가 여전히 높기 때문에 사전예약의 조정만으로 보금자리주택 수요 조정을 이룰 수는 없다. 이에 따라 내년도 정부정책의 기조도 경기변화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여러 가지 거시 환경이나 정책변수에도 불구하고, 부동산의 수급면에서는 가격 및 거래량 회복의 기조가 강하게 나타날 것이다.

우선 기존 아파트가격에 영향을 주는 입주물량이 수도권에서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07년 분양가 상한제를 피해서 대량 분양된 아파트의 입주가 2010년 마무리되고, 수도권에서 입주량이 크게 감소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입주량 감소는 최근 전세수요의 급증 등과 맞물려 아파트가격 강세의 배경이 될 것이다.

둘째 수요자들의 매수수요가 증가할 것이다. 아직까지 분양에 대한 태도나 수요가 현실화되는 데는 어려움이 있지만, 미분양이 급속히 감소하고, 급매물이 소진되고 있기 때문에 수요자들의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진 상황이다. 최근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주택소비자들이 자신에 필요한 주택서비스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경기회복과 더불어 소득이 증가하고, 시장분위기가 개선되면서 그 동안 미루어온 구매를 다시 시작하게 될 것이다.

이미 지방광역시는 경기회복세가 본격화되거나 호황기에 해당되는 거래량과 가격상승을 보이고 있다. 시차를 가지고 있지만 수도권에서도 2011년부터는 회복세가 나타날 것이다. 다만 수도권 내에서도 모든 지역이 동일하게 회복세를 보일 것 같지는 않다. 특히 대규모 미분양이 있는 지역들은 침체 상황이 상대적으로 길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상영 미래에셋부동산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