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부동산 관련)

[Why뉴스] '분양 훈풍'은 왜 부는 곳만 부나?

웃는얼굴로1 2010. 12. 3. 12:34

[CBS산업부 정재훈 기자]



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시원히 짚어 준다. [편집자 주]
[Why뉴스] 오늘은 '아파트 분양 훈풍은 왜 부는 곳만 부나?'라는 주제로 얘기를 나눠 보려고 한다.

▶'분양 훈풍'이란 말은 최근 언론에 자주 등장하고 있는데, 실제로 불고 있는 건가?
= 불고 있다. 진원지는 부산이다. 견본주택 오픈 당시 인산인해를 이루면서 기대감을 높였던 부산 지역의 신규 분양 아파트는 대부분 폭발적인 청약 경쟁률을 보였다.

대우건설이 지난주(26일) 실시한 '다대 푸르지오' 청약에선 일반분양분 140가구 모집에 평균 6.4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같은 대우건설의 '당리 푸르지오'도 지난 10월 청약에서 평균 7.14대 1의 경쟁률을 보였고 실제 계약율도 80%를 넘어섰다.

지난달 초 GS건설의 '해운대 자이' 청약은 한술 더 떠서 최고 57대 1, 평균 2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90% 이상이 계약됐다.

모두 청약 1순위에 마감됐다.

▶이 정도 열기라면 웃돈, 이른바 프리미엄까지 기대할 수 있겠는데?
= 분양 훈풍을 넘어 높은 프리미엄까지 형성되고 있다. 이같은 열기는 견본주택에 이른바 '떴따방'이 부활하면서 예견됐다.

GS건설의 '해운대 자이'에는 최고 5천만 원의 웃돈이 붙었고 대우건설의 '당리 푸르지오'도 2천~3천만 원의 프라미엄이 형성돼 있다.

이처럼 새로 분양한 아파트들이 인기를 끌면서 기존에 분양한 아파트들도 입주율이 빠르게 높아지면서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5월 분양한 쌍용건설의 구서동 예가는 프리미엄이 4천~5천만 원에 이르고 있다. 입주민들은 건설사에 감사하는 현수막까지 내걸었다.

부산 지역에서 아파트에 감사 현수막이 걸린 것은 3년 만이다.

▶요즘은 '분양 훈풍'이 북상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지 않나?
= 최근 부산발(發) 분양 훈풍이 중부 지방을 찍고 수도권으로 올라오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세종시와 3차 보금자리주택에 청약 인파가 올렸기 때문이다.

지난달 중순 청약 접수를 받은 세종시 첫마을 '퍼스트프라임' 아파트는 평균 2.53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서울 항동과 인천 구월, 하남 감일 등 수도권 3개 지구에 들어서는 3차 보금자리주택도 당초 예상과는 달리 대박을 쳤다.

지난주 사전예약을 마친 3차 보금자리주택은 일반, 특별공급을 합쳐 평균 2.7 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일반공급분은 평균 4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하남 감일과 서울 항동지구는 각각 4.6대1과 4.3대1, 인천 구월지구도 2.7대1로 모두 마감됐다.

입지 여건이나 분양가 등에서 매력이 떨어진다며 강남 접근성이 좋은 하남 감일을 제외한 다른 2개 지구는 미달될 것이란 전문가들의 전망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분양 훈풍' 북상론이 힘을 받고 있는 이유다.



▶수도권의 부동산시장도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 같은데?
= 이처럼 '분양 훈풍'이 불면서 IMF 외환위기 이후 부동산시장 흐름을 들어 '지금이 내집마련의 적기'라는 시각이 나타나고 있다. 내년 입주 물량이 40%나 감소할 것이란 전망도 이를 부채질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도권의 아파트 가격도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포털 닥터아파트(www.DrApt.com) 조사결과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2일까지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는 전주보다 0.02%가 올랐다.

서울은 0.04%가 오르며 4주째 상승세를 유지했고 인천을 제외한 경기와 신도시도 0.01%가 올랐다. 서울과 경기, 신도시의 아파트값이 동반 상승한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1년 2개월 만이다.

▶그렇다면 수도권 아파트 분양과 매매시장이 본격적으로 살아나고 있다고 볼 수 있을까?
= 아직은 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확실하게 살아나고 있다고 단정짓기는 어려울 것 같다. 견본주택에 구름 인파가 몰리면서 큰 기대감 속에 분양에 나선 수도권 아파트들이 대부분 참패했기 때문이다.

지난주 청약을 접수한 현대건설의 '인천 검단 힐스테이트'는 청약률이 35%에 그쳤고 롯데건설의 '인천 송도 캐슬&해모로' 역시 미달됐다.

지난 1일 청약 접수를 시작한 현대산업개발의 '용인 성복 아이파크'도 1순위 청약경쟁률이 10%선에 그쳤고 이번주 청약을 마감한 서울 고척동 월드메르디앙은 180가구 가운데 불과 7명 만이 신청했다.

동부건설의 서울 '역촌 센트레빌'도 50%선을 겨우 넘겼다. 저렴한 분양가와 중소형 위주 구성도 소용이 없었다.

일각에서는 세종시나 3차 보금자리주택에 대해서도 "청약률이 예상보다 높게 나왔지만 실제 계약까지 이뤄지기 힘들 것"이라며 "집값이 바닥을 쳤다고 단언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이유가 뭔가? 부산 등 지방과 수도권, 왜 차이가 있는 건가?
= 부산 등 지방의 경우는 수요공급의 원칙이 작동하고 있다는 점이 수도권과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특히, 부산은 경기침체가 일찍 들이닥치면서 2007년 이후 아파트 공급물량이 거의 끊겼었다.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올 하반기 들어 아파트 분양이 재개되자 새집을 원하는 수요자들이 몰린 것이다. 여기에 바닥 인식까지 확산되고 아파트값이 오름세를 보이자 분양시장은 더욱 뜨겁게 달아올랐다.

하지만 수도권의 경우 올해까지도 꾸준히 공급물량이 나왔다. 게다가 올해 극심한 부동산시장 침체가 지속되면서 극도로 보수적인 태도로 변할 수 밖에 없었다.

최근 집값 하락세가 멈추고 회복 조짐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지만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미흡한 상황이다.

김주철 닥터아파트 리서치팀장은 "수도권의 부동산 구매희망자나 투자자들은 여전히 시장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면서 "내년 상반기까지는 추이를 지켜보는 관망세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내집마련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은 어떤 전략이 필요한가?
= 일단 부동산시장에 추세적인 변화가 있는지 주의깊게 지켜봐야 한다. 바닥 인식이 확산되고는 있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본격적인 회복이라고 단언하기는 이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른 시일 내에 내집마련을 원하는 구매 대기자들은 교통과 학군, 생활 환경 등 입지 여건이나 개발 가능성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그리고 앞으로 다시 하락세를 보이더라도 어느 정도 감당할 수 있도록 주변 시세와 비교해 분양가가 낮은 아파트를 찾아야 한다.

3차 보금자리주택이 인기를 끈 것도 강남 등 서울 접근성과 가격경쟁력이 원인이다.
floyd@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