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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롯데월드 인근 잠실 부동산 투자가치는?

웃는얼굴로1 2010. 12. 2. 11:52

지난 11월 17일 오후, 서울 잠실역 주변은 묘한 긴장감이 맴돌았다. 잠실 제2롯데월드 건축승인이 발표난 지 일주일이 채 안 됐지만 잠실 일대 부동산은 서서히 기대감에 들뜬 모습이다. 최근 분양이 한창인 잠실 푸르지오월드마크는 ‘이때가 기회다’ 싶어 ‘분양가 인하’ 플래카드로 투자몰이에 나서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중개업소에는 문의전화만 많을 뿐 거래는 한산한 모습이다.

“제2롯데월드 건축승인이 났지만 사실 어제 오늘 얘기는 아니잖아요? 이미 지난해부터 건축될 것이란 분위기가 형성돼 주민들은 별다른 움직임이 없어요. 간간이 집주인들이 급매물을 거둬들이고 있긴 합니다. 매수 문의도 늘었고요. 하지만 거래가 활성화되려면 시간이 좀 더 걸릴 겁니다. 부동산 바닥론이 한창(주가,차트)이니깐 이게 어떻게 작용하느냐가 더 중요하겠지요.” 잠실주공5단지 주변 S공인 관계자 얘기다.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숙원사업인 제2롯데월드가 드디어 건축에 들어간다. 서울 송파구는 잠실에 제2롯데월드를 짓는 건축안을 지난 11월 11일 최종 허가했다. 롯데는 제2롯데월드로 인한 잠실역 일대 교통 혼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송파구와 꾸준히 협의해왔다. 잠실역 사거리 버스환승센터와 제2롯데월드, 석촌호수 간 지하차도 건립, 탄천동 지하도로사업에 총 1800억원을 투입하는 조건으로 건축허가를 받았다. 제2롯데월드가 본격 개발되면 부동산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까.

주공5단지 112㎡ 한 달 새 5000만원 올라
이번 건축허가가 나기 전까지만 해도 잠실 일대는 잠잠한 모습이었다.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10월 신고분 아파트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잠실 대표 재건축단지로 꼽히는 잠실주공5단지의 10월 거래량은 9월과 같은 4건에 불과했다. 주공5단지 112㎡ 매매가는 10억4500만~10억5000만원으로 지난달과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11월 들어 분위기가 달라졌다. 최종 허가 발표가 임박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이미 잠실주공5단지 112㎡ 호가는 11억원을 넘어선 상태다. 115㎡는 지난달보다 4000만원 오른 12억3000만원 선이다. 신천동 장미1차 90㎡ 역시 7억원에 매물이 나와 있어 10월보다 5000만원 이상 올랐다. 상황이 이쯤 되다 보니 대출금에 허덕이던 집주인들조차 급매물을 도로 거둬들이고 있다.

잠실 제2롯데월드 파급효과가 그만큼 클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잠실의 경우 그동안 잠실주공 1~4단지 공급과잉 여파와 재건축 속도 지지부진으로 가격 조정과정을 거쳐왔다. 하지만 이번 호재로 제2롯데월드가 강남 부동산시장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 잠실은 재건축 외에도 지하철 9호선 개통, 문정동 법조타운 등 호재가 충분하다는 장점도 있다. 이번 제2롯데월드 효과로 수요가 몰리면서 송파구는 물론 광진·강동구 등 주변 집값 상승까지 부추길 거란 얘기도 나온다.

윤재호 메트로컨설팅 사장은 “보통 대형 건축물을 지을 때 개발에 따른 ‘반짝 후광효과’만 있지만 제2롯데월드는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고 거래 침체를 겪는 시장 활성화 역할이 기대된다”며 “잠실권 아파트를 비롯해 강남 부동산 거래시장에 긍정적 효과를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론 제2롯데월드 개발 효과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양재모 한양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고층빌딩 개발 테마만으로 집값 상승세를 계속 유지하긴 쉽지 않다”며 “제2롯데월드 개발로 인근 소규모 상권은 오히려 침체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삼전·풍납·방이동 원룸 다가구 임대사업 인기 끌 것

제2롯데월드 개발로 주변 아파트단지들도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일단 재건축 추진 중인 잠실주공5단지, 미성아파트 등이 수혜단지로 꼽힌다. 지난 6월 잠실주공5단지에 이어 10월에는 미성아파트가 재건축 안전진단을 통과해 사업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잠실주공5단지의 경우 입지가 좋은 데다 상업지역으로 용도 변경이 가능하다면 수익성이 높아질 수 있다. 채익종 다다디앤씨 사장은 “주공5단지의 경우 상업지역으로 용도변경이 될 것이란 기대가 많아 상승여력이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또한 집객시설 증가로 잠실역 일대 유동인구 증가가 예상돼 잠실·석촌·방이·삼전동 일대의 단독, 연립, 다가구주택 몸값이 높아질 수 있다. 내년에도 전세물량 공급 부족 현상은 여전할 것이란 전망과 함께 소형상품이 인기를 끌면서 아파트 대체상품으로서 소형주택 가치는 잠실에서도 빛을 발할 전망이다.

임달호 현도컨설팅 사장은 “제2롯데월드가 들어서면 젊은 종업원들이 많이 몰려들어 주변 고가 아파트보다는 원룸, 다가구주택, 오피스텔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주변 삼전·풍납·송파·방이동 등지에서 단독주택을 구입해 다가구나 원룸으로 개조하는 투자를 고려해볼 만하다”고 내다봤다.

멀리 보면 잠실 가치가 반포·잠원동 수준으로 올라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채익종 사장은 “잠실은 반포·잠원동에 비해 큰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투자가치 면에서 밀렸지만 향후 잠실 재건축단지 등 주변 4만가구가 새로운 인기 주거지로 떠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미 호재 반영, 추가 상승여력 없다’ 우려도
물론 주의할 점도 있다. 여전히 교통문제가 남아 있다. 지금도 잠실 일대는 분당 등 주변 지역과의 연결고리로서 상습 정체지역이다. 잠실 제2롯데월드와 함께 문정동 법조단지, 위례신도시, 동남권유통단지 등이 모두 완공되면 교통체증이 더 심해질 수 있다. 게다가 제2롯데월드 인접지역의 일조권 문제도 쟁점이다.

더 큰 문제는 잠실 제2롯데월드 분양성적이다. 수익을 내려면 사무실, 오피스텔 등을 높은 가격에 분양해야 하는데 수요가 뒤따라줄지 의문이다. ‘걱정 없다’는 롯데그룹의 자금 동원력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얘기다. 양재모 교수는 “완공시점은 5년 후지만 토목공사가 끝난 후 분양할 때 고분양가를 감당할 수요가 부족할 수 있다”며 “공실이 우려되면 건설과정에서 갑작스레 설계를 변경할 가능성도 높다”고 내다봤다.

이는 투자자 입장에서도 주의할 점이다. 제2롯데월드 개발이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오히려 후폭풍을 맞을 수 있다. 또 잠실 일대 부동산 가격은 이미 급등해 호재만 믿고 추격매수하는 것은 위험하다. 내년 부동산시장도 완만한 가격 조정이 예상되는 만큼 실거주 목적에서 보수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안정적인 임대수익이 목적이라면 굳이 가격이 급등한 잠실보다는 개발호재가 있거나 매매가격이 저렴한 강북, 신도시 쪽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도심 내 상업시설과 복합돼 있는 주거지는 쾌적성이 떨어지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박병호 한국리츠에셋 이사는 “위례신도시, 하남 보금자리 등 주변에 신규공급 예정물량이 너무 많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투자시기를 조절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 눈길 끄는 알짜 분양단지 왕십리뉴타운 텐즈힐
강북 도심 랜드마크 기대
서울 도심 뉴타운 중 최대 관심지역인 왕십리뉴타운이 분양을 재개한다. GS건설은 삼성물산 건설부문, 현대산업개발, 대림산업과 공동으로 12월 중 왕십리뉴타운 1, 2구역 일대를 재개발한 ‘텐즈힐’을 분양한다. 지하 3층~지상 25층 14개동에 1148가구 대단지로 조성되는데 조합원, 임대분양을 제외한 510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전용면적 55㎡ 27가구 △59㎡ 121가구 △84㎡ 273가구 △125㎡ 12가구 △127㎡ 57가구 △157㎡ 20가구 등이다. 입주는 2013년 6월 예정이다. 분양가는 3.3㎡당 2000만원 선으로 예상된다.

텐즈힐은 난계로, 청계천변과 맞닿아 있어 일부 가구에서 청계천 조망이 가능하다.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과 1·2호선 신설동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더블역세권 단지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신촌, 시청, 잠실 등 서울 주요 지역으로 이동하기 쉽다. 인근에 무학초, 성동고 등이 위치해 있고 동대문도서관, 충무아트홀 등이 가깝다. 중앙시장과 동대문시장 상권도 인접해 있다. 왕십리뉴타운 다른 구역과 합하면 총 4951가구에 달하는 대규모 주거지가 왕십리 일대에 조성된다.

[김경민 기자 kmkim@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583호(10.12.01일자)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