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부동산투자 성적표
강북·은평·동대문구 등 오피스텔 수익률 6%대
상가, 역세권 강세 여전…매입가 높은 강남 '기대이하'
치솟는 국내 가계부채와 미국발 금융위기에 이어 유럽발 재정위기까지 대내외 악재가 겹친 올해는 투자의 달인이라는 강남부자들도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었다. 웃돈(프리미엄)이 붙는 시세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지면서 매달 안정적인 월세수입이 나오는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으로 눈을 돌렸지만 공급과잉으로 막차를 탄 투자자들은 기대했던 수익률을 올리지 못했다.
임성환 알리안츠생명 WM센터 차장은 "예금 금리는 땅에 떨어지고 부동산 시장은 마비되고 증시도 맥을 못춘 올해는 말 그대로 재테크 암흑기였다"면서도 "입지여건을 꼼꼼하게 따진 소형 수익형 상품에 투자한 부자들은 연 6% 이상의 고수익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강남 대신 강북·지방이 짭짤
올해 초 서울 가산동 인근 신축 오피스텔 5실을 매입한 도곡동 최모씨(58)는 요즘 월세 받는 통장만 보면 입이 귀에 걸린다. 5실을 묶어서 3억5000만원(실당 7000만원)에 매입한 최씨는 매달 250만원씩 월세 수익을 받고 있다. 보증금 5000만원과 은행 이자를 제외하고도 연간 월세 수익률이 8.5%에 달한다.
최씨는 "가산디지털단지 아울렛 상권이 커지면서 공실이 5일을 채 넘기지 않을 정도로 수요가 많다"며 "5실을 한꺼번에 매입하면서 분양가보다 15% 가까이 싸게 산 점도 수익률을 올린 비결"이라고 말했다.
비슷한 시기 3억6000만원을 투자해 용산 오피스텔 2실(실당 1억8000만원)을 사들인 압구정동 민모씨(53)는 떨어지는 수익률 때문에 가슴을 친다. 임대수익 대신 향후 자산가치를 보고 투자한 게 실수였다. 민씨가 매월 손에 쥐는 월세 수익은 140만~160만원 안팎이다. 이마저 공실이 많아 절반으로 줄어들기 일쑤다. 현재까지 수익률은 연 4%에 그친다. 수익률 좋은 금융상품과 별 차이가 없는 셈이다.
지방 원룸을 통째로 사들여 성공한 삼성동 김모씨(58)는 강남부자들의 롤 모델이다. 충남 조치원에 4층 규모의 방 18개짜리 원룸을 5억5000만원에 매입한 김씨는 매월 280만원의 월세 수익을 얻고 있다. 보증금 2억3000만원을 제외하면 실 투자금은 2억2000만원으로 연 수익률은 10%를 웃돈다.
◆상가는 대학가·역세권이 효자
매입가격이 오피스텔이나 도시형 생활주택보다 높아 투자에 신중할 수밖에 없는 서울시내 상가도 강남보다는 '대학가'와 목 좋은 '역세권' 상가의 수익률이 좋았다. 이화여대 인근 대현동(서대문구)의 상가(82㎡)를 5억원에 사들인 서초동 김모씨(62)는 보증금 1억원에 월세 200만원을 받아 연간 임대수익률 9%를 기록 중이다. 대로변 2층 대신 이면도로 1층 상가에 투자한 게 적중했다. 음식점이나 호프집 등 대학가 일대 창업주들이 1층 상가 입점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김씨는 "최근에는 중국 관광객이 늘면서 상가 시세도 매입 때보다 3000만원 이상 올랐다"고 전했다.
부동산114가 서울시내 25개 자치구별 상가의 평균 수익률(1층)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대학들이 모인 서대문구와 성북구, 역세권으로 교통이 좋은 양천구 동작구의 수익률이 연간 5%를 웃돌았다. 반면 매입가격이 3.3㎡당 1억원을 호가하는 잠실권(송파구)은 연 3%에도 못 미쳤다. 다른 강남3구인 강남·서초 역시 수익률이 낮았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책임연구원은 "자산가치 상승을 제외한 임대수익은 매입가격이 수익률을 좌우하기 때문에 서울 강남보다는 강북, 강북보다는 지방이 오히려 수익률이 높은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산가치 상승 목적이 큰 중소형 빌딩은 강남권이 알짜 투자처로 꼽혔다. 대표적인 지역이 서울지하철 9호선 신논현역 일대다. 지하철 개통으로 유동인구가 늘면서 아웃도어 매장과 커피숍, 주점 등이 잇따라 문을 열면서 상권이 크게 확대됐다. 신논현역에서 논현역 방향의 대로변 대지는 3.3㎡당 1억5000만원 이상을 호가한다. 올 들어서도 시세가 10% 이상 뛰었다.
빌딩 전문 관리회사인 글로벌PMC의 김용남 사장은 "2014년 9호선 연장 개통과 2018년 신분당선 연장 개통 효과로 추가적인 자산 가치 상승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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