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부동산 미래쇼크(key point 정리 : Part 1)

웃는얼굴로1 2010. 11. 20. 01:24

Part 1 부동산시장, 패러다임의 지각변동

 

1. 부동산시장에 위험한 프레임의 변화가 나타나다.

   부동산 본래의 기능은 공간을 소비(이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요즘 들어 부동산은 이용(flow)보다 부의 저장(stock) 수단이자 투자재인 자산(asset)으로 바뀌고 있다.

서울의 주거용 부동산 임대수익률이 연 1%대에 머물고 있는 점. 재건축을 하기 위해 자신의 집이 빨리 낡기를 염원하는 모습들은 부동산 시장의 자산화(공간시장 -->     자산시장)와 스톡화(플로우시장 --> 스톡시장)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들이다.

자산화와 스톡화가 진행된 시장에서 부동산은 무한한 소유욕망의 대상이 되고 가격의 변화로 인한 자본이득이 목표가 된다.

부동산이 자산시장의 성격을 띨수록 가격결정구조는 잠재적으로 불안정한 특성을 갖는다. 외부의 작은 충격에도 부동산 가격이 쉽게 흔들리게 되므로 항상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

 

2. 한국의 아파트, 부동산에서 금융상품으로 변해가다.

   아파트가 도시공간을 획일적이고 삭막하게 바꾼다는 비판도 많지만 표준화, 규격화돼 정보 데이터의 계량화가 쉽다는 장점도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전세계적으로 보기 드물게 매주 아파트 시황이 발표된다. 소비자들은 아파트를 살 때 마치 TV 홈쇼핑에서 물건을 사듯 한다. 옆집을 보고 아파트를 계약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내가 살 집이나 옆집이나 내부 구조가 같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MBS(주택저당채권) 발행이 적은 것은 금융산업의 후진성 때문만은 아니다. 환금성이 좋은 아파트 중심의 대출은 채권회수가 상대적으로 쉬워 은행들이 MBS   발행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아파트는 이렇게 독특한 특성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규격화, 표준화로 환금성이 높아지면서 결국 금융상품을 닮아가게 되었고, 이는 변동성 확대의 원인이 되고 있다.

 

3. 보금자리주택, 주택구매의 앵커링 포인트가 되다.

   보금자리주택은 도심접근성과 교외의 쾌적성을 살린 '하이브리드 주택'이다. 보금자리주택은 도심에서 15 ~ 20 km 정도 떨어져 있는 데다 기반시설이 잘 갖춰져 도심근접의 전원형 주택으로 손색이 없다.

   그래서 외곽 신도시 물량의 몇 배의 달하는 공급 충격효과를 가져왔다. 보금자리주택이 노부모 부양자, 다자녀 가구 등 특수계층을 위해 공급되는 주택임에도 불특정 다수가 참여하는 시장에까지 무차별적으로 영향을 주는 것은 소비자들이 주택을 구입할 때 보금자리주택을 '앵커링 포인트'로 삼기 때문이다.

보금자리주택은 기존 주택가격과 신규 분양가의 거품을 뺀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하지만 민간건설업체들을 위축시키는 문제점도 야기할 수 있다.

 

4. 부가가치 생산성이 도시의 부동산 가격을 결정한다.

   도시의 부동산 가격은 그 도시에서 나오는 부가가치 생산성의 힘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생산을 하지 않는 도시는 불임도시, 기생도시로 남을 수밖에 없다.

장기적으로 아파트를 비롯한 부동산 가격도 언제 어디서나 제 힘을 발휘하기는 어렵다. 부동산 가격은 지역경제의 펀더멘탈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도시의 생산기지인 공장을 헐고 아파트를 짓는 것은 도시 경쟁력을 훼손하는 일이다. 아파트는 단지 잠자는 공간일 뿐이다. 그런데도 장소를 가리지 않고 빈 땅만 있으면 당장 돈이 된다는 이유로 아파트를 짓는다.

앞으로는 부가가치 생산과 주거공간에 어우러지는 복합개발을 늘려야 한다. 그래야 도시도 살고 인간도 산다.

 

5. 아파트시장에 정보의 비대칭성이 사라지다.

   인터넷을 비롯한 정보기술의 혁명으로 아파트시장에서 정보의 비대칭성이 사라지면서 특정 집단의 정보 독점의 벽도 허물어졌다.

아파트시장은 완전경쟁시장에 근접하는 모양새다. '정보의 비대칭성 붕괴' 외에도 '다수의 수요자와 공급자', '동질적 재화', '시장 진입과 탈퇴의 용이성' 같은 특성 때문이다. 이는 부동산시장이 종전과는 전혀 다른 시장구조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부동산의 정보 유통 속도도 매우 빨라지고 있다. 개발의 발표, 착공, 준공 등 3단계에 걸쳐 해당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오른다는 '3승 법칙'이 이제 통하지 않게 되었다.

대신 개발 초기에 재료가 한꺼번에 반영돼 변동성이 커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는 부동산시장이 크게 달라졌고 따라서 투자 패턴도 달라져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6. 한국의 부동산시장, 극과 극으로 분화하다.

   OECD보고서에서 한국은 일본과 독일, 스위스와 함께 주택시장 안정 국가에 속한다. 하지만 길을 가는 누구에게 물어봐도 우리나라 집값이 안정돼 있다고 말하는 이는 없다. 강남 등 일부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투기적 수요에 의한 이상과열 현상을 매스컴을 통해 귀가 따갑게 들은 탓이다.

서울을 제외한 지방 주택시장은 안정적 구조를 갖고 있다. 투기적 수요가 아닌 실수요만이 시장에 참여하기 때문이다.

서울 집값과 동조화 현상을 보이던 지방 부동산시장에 요즘 탈동조화 현상이 나타난다. 갈수록 극심해지는 지역별 분화 현상을 이해해야만 시장 변화에 적절히 대처 할 수 있는 안목이 생길 것이다.

 

7. 서커스형 투기수요가 부동산 시장을 롤러코스터로 만든다.

   변동성은 가격의 상승이나 하락의 변동폭을 의미한다. 변동성은 실수요보다는 투기적 수요가 몰려 가격의 부풀림 현상을 만들 때 심하게 나타난다.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는 불확실성과 위험에 노출돼 안정적 자산 운용이 어려워진다. 서커스형 투자자들이 참여하는 자산시장일수록 가격 변동성이 크고 시장 참여자들도 가격 변화에 예민한 반응을 보인다.

그러나 사용가치 목적의 자선 바자형 부동산 투자자일수록 가격 변동에 신경 쓰지 않는다. 이들은 나중에 되팔 때의 가격보다 당장 지붕에 물이 안 새고 난방이 잘 되는가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

이런 시장은 가격은 덜 오르지만 위기가 닥쳐도 하락폭이 크지 않아 굳건한 모양새가 된다. 

당신은 서커스형 투자자인가, 자선 바자형 투자자인가.

 

8. 글로벌 이슈 '젠트리피케이션'과 한국의 미래

   젠트리피케이션은 도심 낙후지역이 재개발을 통해 중/상류층 주거지나 상업지구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이는 후기산업화 사회를 맞아 사무직과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고소득/고학력 중산층의 도심회귀 트렌드와 맞물려 진행된다.

산업구조의 변화로 사람들의 '공간의 소비' 방식이 교외에서 도심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슈퍼리치들의 등장으로 진행되는 2차 젠트리피케이션인 슈퍼-젠트리피케이션은 뉴욕과 런던에서 나타나고 있다.

한국에서는 용산이나 광화문을 중심으로 젠트리피케이션이 산발적으로 진행 중이다. 하지만 슈퍼-젠트리피케이션은 자산주도형 경제체제에서 비롯된 '글로벌 엘리트'들이 대거 탄생해야 가능해 질 것으로 보인다.

슈퍼-젠트리피케이션은 자산 버블, 부의 쏠림이라는 부산물을 안겨준다는 측면에서 반드시 바람작한 현상만은 아니다.    

 

9. 부동산시장, 글로벌 동조화의 길로 가다.

   주택은 국가간 거래가 힘든 비교역재다. 국가마다 인구, 소득, 경기, 주택보급율 등 제반 여건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글로벌 주택시장에 동조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주택시장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금융정책이나 금융시장환경이 국가마다 거의 비슷해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최근 몇 년간 한국 집값이 오른 것은 글로벌 경제 환경인 저금리와 과잉유동성의 영향이 크다. 주택시장이 글로벌화되면서 국내변수외에 국외변수까지도 고려해야 하므로 시장구조는 훨씬 복잡해진다.

또 국내 시장 여건과는 관계없이 글로벌 경기 충격에 따라 주택시장이 요동칠 수 있다. 이것이 주택시장의 큰 흐름을 읽기 위해서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