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 역학

[돈버는 풍수] 용산역세권개발 성공하려면…

웃는얼굴로1 2012. 11. 4. 21:22

조선 초기에 북악산 아래에 대궐을 지을 때였다. 무학대사는 천지신에게 지극정성으로 제사를 지낸 뒤 초주(礎柱)를 세웠다. 그런데 기둥이 곧 쓰러졌고 아무리 튼튼히 세워도 소용없었다. 원인을 알지 못해 고민할 때 어느 신인이 말했다.

"한양의 산천은 흡사 학이 날개를 편 모습이라 건물을 지으려면 반드시 학의 날개를 누른 후에 지어야 한다. 날개를 그대로 둔 채 그 등에 기둥을 세우려 하니 어찌 넘어지지 않겠는가" 남산에서 대궐의 뒷산을 보자 학이 날개를 편 형태와 비슷하자 깜짝 놀란 무학은 궁성(宮城)을 먼저 쌓은 뒤 기둥을 세웠다. 그러자 대궐을 짓는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됐다.

 

단군 이래 최대 개발 사업인 용산역세권개발 사업이 좀처럼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용산역 일대 36만㎡의 땅에 31조원 이상의 돈을 들여 100층 이상의 초고층 빌딩과 상업, 문화, 숙박, 거주시설 등을 갖춘 '서울의 맨해튼'을 만들겠다는 초매머드급 프로젝트다. 2006년 개발방침이 확정됐고 코레일, 롯데관광개발, 삼성물산 등 국내외 30여 사업주체가 주주로 참여해 2016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했다.

그러나 현재는 사업이 중단될 수 있다는 위기론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보상 지연에 따른 주민들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표면에 드러난 문제점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사업전망이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이주민에 대한 보상비 부담도 크고 사업 방식에 대한 최대 주주 간 견해차이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하지만 문제의 근본은 그게 아니다. 땅이 아직 사람을 위해 몸을 내놓을 준비가 되지 않았음에도 무리하게 개발을 강행하려는 사람들의 욕심 때문이다.
용산국제업무지구가 접한 한강변은 예전에 탄항(여울목)이라 부르던 곳으로 조선 초기에는 군사들의 연무장으로 사용됐다. 그리고 한양의 남쪽 한강변에 있다고 해 사남기(沙南基)로 불리다가 훗날 '새남터'로 바뀌었다. 그런데 새남터는 조선 시대에 국사범의 처형장이었다. 1456년 사육신이 이곳에서 목이 잘렸고, 1468년 남이 장군도 여기서 최후를 맞았다. 천주교 순교자들의 숱한 피가 새남터의 모래톱을 적시어 현재 '새남터 성당'이 세워져 있다. 이곳은 원혼이 많이 서려 있는 곳이고, 아직도 원통함이 풀리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다.

보이고 느껴지는 살(殺)만 흉한 것이 아니다. 보이지 않는 흉살도 피해야 한다. 사람이 분하고 억울하게 죽으면 저승에 쉽게 가지 못하고 원혼이 되어 죽은 장소에 머문다. 그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분풀이로 해코지를 한다. 옛 어른들은 사람들이 집단으로 사살된 곳이나 자살한 곳은 흉기(凶氣)가 머문다고 보아 아이들이 얼씬도 못하도록 했다. 용산역세권개발이 거친 풍랑을 잠재우고 순풍에 돛단 듯 성공하려면 우선 토지신을 위로하는 비보책을 써야 한다. 지구 내에 새남터의 원혼을 위로하는 위지령비를 세우거나 잡귀가 범접하지 못하도록 하는 비책으로 거북석상을 땅에 매설하면 큰 효험을 볼 것이다.

고제희 대동풍수지리학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