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형부동산

도시형 생활주택 지을까, 고시원 지을까

웃는얼굴로1 2010. 11. 13. 01:14

'소형주택' 주식보다 안전하고 은행 이자보다 낫다는데…
"1~2인 가구 수요 크게 늘어" 은퇴 후 수익원으로 급부상
정부, 규제 대폭 완화도 호재 고시원은 학원가 등 입지 중요

대기업에 다니던 박진우(56·가명)씨는 지난해 은퇴를 앞두고 안정적인 수익원을 찾다가 도시형 생활주택에 관심을 갖게 됐다. 주식보다는 안전하고 은행보다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소형주택 전문업체의 도움을 받아 땅을 찾던 그는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에 있는 주거지역 230㎡(약 70평)를 3.3㎡(1평)당 1650만원에 매입했다. 지상 5층짜리 건물에 도시형 생활주택 24가구를 짓는 데 들어간 공사비용과 세금은 7억여원으로 토지매입비까지 총 19억원쯤 들었다.

박씨는 가구당 보증금으로 1000만원, 월세로 50만원을 각각 받아 보증금으로만 2억4000만원을 회수했고 매달 1200만원을 손에 쥐게 됐다. 공실(空室)이 없다면 박씨가 얻는 세전 수익률은 연 8.3% 수준이다. 그는 "수익이 안정적이고 은행 이자보다 높아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시원과 도시형 생활주택 비슷하지만 달라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 심리가 약해지면서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최근엔 1~2인 가구를 겨냥한 도시형 생활주택이나 고시원, 오피스텔이 정부의 규제 완화 추세와 맞물려 인기를 끌고 있다.

도시형 생활주택과 고시원은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용도가 다르다. 도시형 생활주택은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이며, 고시원은 '제2종 근린생활시설'로 분류된다.

두 건물의 차이는 준공업지역에서 지을 때 확연하게 드러난다. 준공업지역의 용적률(대지면적에 대한 건물 연면적의 비율)은 최대 400%다. 도시형 생활주택은 용적률 250%가 적용되는 반면 고시원은 400%를 적용받는다. 고시원이 건물을 더 지을 수 있는 만큼 수익도 많아질 가능성이 큰 셈이다. 소형 주택업체인 '코쿤하우스' 고종옥 대표는 "유형별 특징을 잘 이해해야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도시형 생활주택이 상대적으로 더 주목받고 있다. 정부가 각종 규제를 대폭 풀어줬기 때문이다. 지난해엔 의무적으로 확보해야 하는 주차 대수를 줄였고 올 초엔 사업 승인 대신 건축 허가를 받는 대상을 19가구 미만에서 30가구 미만으로 확대했다. 건축 허가는 사업 승인보다 상대적으로 절차가 간편하다. 최근엔 도시형 생활주택 인정범위를 150가구에서 300가구로 늘리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코쿤하우스가 지어서 임대하는 고시원의 실내 모습. 한 명이 살기에 적합하다. / 코쿤하우스 제공

고시원이 수익률 높지만 주변 환경 고려해야

소형 주택 투자자들의 가장 큰 고민은 도시형 생활주택이나 고시원, 오피스텔 등 여러 종류의 상품 중에서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다.

일단 소액으로 1가구만 분양받아 월세를 놓는다면 도시형 생활주택이나 오피스텔이 적당하다. 이때 연 수익률은 지역에 따라 5~7% 정도다.

땅을 갖고 있거나 박씨처럼 땅을 매입해 집을 짓는다면 용도지역이나 주변 생활환경을 따져봐야 한다. 수익률만 따지면 일반적으로 고시원이 가장 높고 도시형 생활주택, 오피스텔 순이다. 고시원은 도시형 생활주택보다 보증금이나 월세는 적게 받지만 가구 수를 늘릴 수 있다. 건축비도 고시원이 조금 저렴하다. 예컨대 박씨의 땅에 고시원을 짓는다면 36실을 지을 수 있어 세전 수익률은 9.63%(보증금 500만원·월세 40만원 기준)로 높아진다.

하지만 임대주택은 공실이 생기면 수익률은 떨어지기 때문에 어떤 임차인을 유치할 것인가를 먼저 고민해봐야 한다. '수목건축' 서용식 대표는 "고시원은 학원가처럼 학생이 많은 지역이 유리하고 오피스텔은 상업지역이나 준주거지역 좋다"면서 "도시형 생활주택은 주택가가 어울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시원은 일반적으로 보증금이 없고, 도시형 생활주택은 보증금을 받을 수 있어 투자비를 줄이려면 도시형 생활주택이 낫다.

동대문구에 처음으로 들어선 도시형 생활주택‘마이바움 휘경’의 외부 모습. 231㎡ (70평) 대지 위에 12㎡(3.6평)짜리 총 24가구를 지었다. / 수목건축이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에 지은 원룸형 도시형 생활주택‘마이바움 휘경’의 내부 모습. / 수목건축 제공

소형 주택은 아무리 투자비를 늘려도 월세 받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투자비가 적정 금액을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고시원 월세는 일반적으로 서울 45만원, 수도권 37만원, 지방 30만원이 최대치다. 도시형 생활주택의 경우 서울은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60만원, 수도권은 500만원에 40만원, 지방은 300만원에 30만원 수준이다.

고 대표는 "2종 일반주거지역은 땅값이 3.3㎡당 1300만원을 넘으면 사업성이 떨어지고 3종 일반주거지역은 1600만원을 넘으면 사업하기가 쉽지 않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