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인플레이션(inflation) vs 디플레이션(deflation)

웃는얼굴로1 2010. 11. 11. 01:01

이승훈

 

경기동향 분석

 

경기가 조금만 이상현상이 감지되면 항상 나오는 주제입니다.

대부분 아시겠지만, 그래도 용어가 헷갈리시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해봅니다.

인플레이션은 화폐가치가 하락하여 일반 물가수준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현상을 뜻하며, 디플레이션은 경기가 하강하면서 물가도 하락하는 경제현상을 말합니다.

경기가 완만히 풀리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하지만 미리 대비하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요. 현재의 분위기로 볼 때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 중 어느 것에 가능성을 높게 두고 대비하여야 할까요?

전반적으로 현재는 경기가 조금씩 회복되어 간다는 지표들이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경기가 좋지 않으면, 각 중앙은행들이 천문학적인 통화량을 공급하게 되고 그러면 그 통화량을 기반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있으니 실물자산으로 이동하라고 말을 합니다. 얼핏 들으면 맞는 것처럼 보이지만,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꼭 그렇다고 말할 순 없습니다.

용어를 정확히 해석하면 이런 오해를 풀 수 있습니다. 먼저 한국은행이 시장유동성을 위해 공급하는 것은 통화량이 아닌 본원통화입니다.

쉽게 말해서 ‘돈’인데 이것을 은행에서 일반 기업과 가계에 대출을 해줍니다. 이 과정에서 통화량이 급격하게 증가하게 됩니다.

핵심은 본원통화(돈)를 풀어내는 것보다 그 돈을 팽창시키는 과정이 훨씬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정상적인 시장에서는 통화량팽창이 아주 자연스럽게 일어납니다. 그런데 경기가 위축되어 있을 때에는 은행이 대출을 꺼려합니다. 당연하게도 은행 역시 무리한 대출 및 경기 불확실성 때문에 현금보유가 다급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정부가 돈을 풀어도 시중에 돌지 않게 되는 현상이 나오고, 이명박대통령이 은행들이 대출을 안해준다고 언론에서 말했던 것도 이런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은행도 한치 앞도 모르는 상황에서 즉 내 자신이 부도가 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남에게 돈을 빌려준다? 그것도 ‘돈이 없어 힘들어하는 남(=돈 빌려주고 못 받을 확률이 높은 남)’한테 돈을 빌려준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결국 위기상황일 때는 돈을 풀어도 돈이 잘 돌지 않는(정확하게는 은행에서만 돈이 도는)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큰 것입니다.

경기가 안 좋으니 사업이 잘될리 없고, 그렇다보니 신규투자도 안하고 오히려 사업규모를 축소하거나 지연시키고, 현찰보유액을 늘리려고 하며 되는대로 이자부담을 안하려고 대출상환을 하려고 합니다. 가계도 마찬가지이지요.

결국 통화량 팽창이 갈수록 줄어들게 됩니다. 그러자 버틸때까지 버티다가 안되면 자산매각을 통한 채무상환에 이르게 됩니다.

결국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손절매와 급매가 빈번하게 나타나고, 이런 과정을 통해 디플레이션이 등장하게 되고 디플레이션의 특성상 갈수록 심각해지는 겁니다.

그만큼 통화량은 중요합니다.

그런데 통화량은 단순이 돈을 찍어서 뿌리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그 돈을 어떻게 많이 팽창시키느냐가 관건입니다. 이때 경기가 정상적이라면 팽창이 알아서 일어나지만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팽창이 일어나기 매우 힘듭니다.

경기동향에 따라 달라질 것이지만 현재 상황으로는 위험수준은 지났다고 많은 이들이 판단하는 만큼 디플레이션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지표도 완연하게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다른 한편에선 유동자금이 풍부해져 걱정하고 있는만큼 디플레이션리스크는 현재는 매우 적다고 판단됩니다.

우리나라는 일본의 디플레이션이나 독일의 하이퍼인플레이션을 맞이해본 경험이 없습니다.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고 겪어본 적이 없기때문에 더 용감해질수 있습니다. 한 치 앞도 알수 없는 세상에서 속된 말로 너무 나대면 안됩니다.

공격적인 투자도 좋지만 이제는 내 자산을 지키면서 안정적인 투자를 하는 편이 옳다고 봅니다. 투자는 도박이 아니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