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案山)은 집 앞에 낮게 엎드려 있는 산이다. 앞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안산이 없으면 살풍이 불어와 가난을 면치 못한다.
안산이 너무 높으면 압혈(壓穴)이라 불러 가세가 기울거나 장애인이 태어난다고 한다. 그래서 안산은 높으면 눈썹의 위치이고 낮으면 심장의 위치로 가지런해야 좋다.
안산은 주인과 손님 사이에 놓인 찻상과 같다. 산마루가 평탄하거나 여자의 눈썹처럼 둥그스레한 모습이 좋다. 기우뚱하거나 비탈졌거나 개발로 파쇄(破碎)됐으면 흉하다고 본다. 특히 집의 정면에 안산의 계곡이 바라보이면 곡살(谷殺·골짜기의 찬바람)이 집으로 쏘아들어 크게 흉하다.
작년 여름에 발생한 우면산의 산사태는 곡살의 피해가 어느 정도인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오랜 집중호우로 빗물이 땅속으로 스며들어 흙이 질퍽해지자 순식간에 흙과 나무들이 뒤엉켜 쏟아져 내리며 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를 낳았다. 피해를 당한 가옥들은 한결같이 앞산의 계곡을 바라보며 지은 집들이다. 거대한 흙 폭풍이 굉음을 내며 넓은 베란다의 창문을 뚫고 들어와 집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버렸다.
계곡을 등진 집들은 집 뒤쪽의 창문이 작아 피해가 작았으며, 계곡을 바라보지 않는 집들은 어떤 피해도 당하지 않았다. 올여름에도 집중호우가 여러 차례 있을 것이라는 예보다. 곡살을 받는 집들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이 있듯이 물난리나 산사태의 위험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도시 풍수는 건물을 산으로 본다. 우리 집 앞 건물이 눈썹보다 높아 보이면 이 역시 압혈로 가족들이 기를 펴지 못하거나 승진운, 합격운이 더디 트인다. 여기에 대한 비보책은 간단하다. 하지만 효과는 대단하다.
전통 마을에서 앞산이 높으면 앞산과 마을 사이의 개천가에 왕버들 등 나무숲을 조성한다. 나무숲은 새로운 안산이 되고, 기존 앞산은 조산으로 역할이 바뀌니 조산은 아무리 높아도 괜찮다.
같은 방법으로 베란다 바깥에 다른 건물이 막고 서 있다면 베란다에 관엽 식물을 일렬로 늘어놓는 것으로 충분하다. 삭막한 콘크리트 아파트에서 관엽 식물을 키우는 것은 가족들의 마음을 진정시켜 주는 원예 치료의 효과도 있다. 다른 건물에서 뿜어져 나오는 살기까지 막아줘 편안하고 기가 찬 집이 된다. 나무를 키우면서 얻는 보람과 기쁨은 또 다른 발복일 것이다.
고제희 대동풍수지리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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