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이호석 씨(43)는 최근 고교동창 모임에 갔다가 '집 이야기'만 하다 돌아왔다. 예상은 했지만 또래들이 모두 집과 관련된 고민거리를 갖고 있다는 사실에 동질감마저 들었다.
이들 중 대부분이 주택시장 침체로 인해 처해있는 어려운 상황을 토로했지만, 깊게 들어가 보니 각자 처한 상황은 제각각이었다. 당장 집이 없는 친구들은 전셋값 고민과 생애최초 주택 구입시기를, 집이 한채 있는 친구들은 신규 공급지역이나 이사 장소에 대한 고민을, 두채 이상 있는 친구들은 기존 주택 처분과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부동산 호황기엔 소위 '뜨는 지역'에 대한 정보 공유가 유일한 화두였다면 지금은 자신의 처지에 따른 대책 마련이 발등의 불로 다가온 셈이다.
경기침체로 2분기에도 부동산시장의 하향안정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보통 하향안정시장은 초과공급에 의해 시작되는 반면, 이번 경우는 소득 감소에 따른 부동산 구매력 하락이 원인으로 꼽힌다. 이영진 내집마련정보사 부장은 "세계경기 둔화와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국내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있다"며 "결국 개인소득 감소로 이어지면서 이에 비례해 부동산 구매력이 있는 유효수요도 줄어들어 하향 안정국면이 지속되고 있는 듯하다"고 해석했다.
산이 높으면 골도 깊은 것이 진리다. 자고 일어나면 수천만원씩 뛰었던 부동산 폭등기를 거치면서 수요자들은 집값에 대한 피로도가 쌓였다. 정상적인 경제행위로 따라가지 못할 집값은 수요가 자취를 감추는 이유가 됐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팀장은 "현재 부동산시장은 오버슈팅한 가격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자료 가공하고 해석하는 능력 키워야
그렇다면 현재 시점에서 주택보유별 상황판단은 어떻게 해야 할까. 이영진 부장은 주거용부동산 재테크를 자산의 보유형태에 따라서 크게 두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조언한다. 하나는 무주택자나 1주택자가 하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2주택 이상의 다주택자들이 하는 방법이다.
먼저 무주택자나 1주택자는 실수요를 고려하면서 자본이득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다. 무주택자의 경우 첫 주택 구입을, 1주택자의 경우 현재의 주택을 처분하고 다른 주택으로 갈아타기를 고려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주거용부동산을 통해 초과이윤을 기대하는 일반적인 방법은 미공개된 개발정보가 있는 지역이나 인근지역을 선점하는 것이다. 과거 정보통신기술이 발달하기 전 부동산의 개발 정보는 일부 특정사람들만 공유하는 독점적 시장이 존재했다. 하지만 현재는 완전경쟁시장에 가깝게 거의 모든 정보가 공개돼 있어 초과이윤을 획득하기가 쉽지 않다.
이윤을 기대할 만한 정보를 획득할 수 있는 방법은 꾸준히 정보를 모으고 분석 및 가공하는 수밖에 없다. 시중에 나와 있는 정보는 그 자체로는 이미 정보로서의 가치를 잃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정보들이 정보로서의 가치를 갖기 위해서는 정보들을 수집 가공해 2차 정보를 생산해야 한다. 관공서 홈페이지에 있는 정책관련 자료를 수집해 분석 가공하는 것이 고급정보를 얻어서 남들보다 먼저 움직일 수 있는 기회를 갖는 방법이다.
시세차익을 기대하려면 개발호재가 많은 지역 중 기반시설이 열악한 지역을 선점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이들 지역의 공통된 특성 중에 하나는 전세가율이 낮다는 것이다. 기반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아 임대수요가 접근하기 쉽지 않은 만큼 무주택자들이나 1주택자처럼 실수요자들이 접근하기에 용이하다.
부동산재테크의 기본은 내집마련이다. 내집마련의 기회는 시장이 침체됐을 때 기회가 많아진다. 무주택자가 주택을 마련할 때 금융혜택이나 세금혜택도 많다.
◆다주택자, 임대소득 고려해야
2주택자 이상의 다주택자들은 자본이득보다 임대 등 소득이득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지난해 발표된 8·18 전월세 대책에 따라 임대사업자로 등록할 경우 각종 세금 면제 및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현재 일반주택시장의 침체와 달리 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 등 수익형부동산 상품들이 각광을 받는 이유다. 국토해양부 통계를 살펴보면 2011년 상반기에만 2만9558가구가 도시형생활주택 건축허가 또는 사업승인을 받았다. 도입 첫해인 2009년 인허가 실적은 1600가구에 불과했지만 2010년 2만5000가구를 기록한데 이어 반년 만에 지난해 실적을 훌쩍 뛰어넘었다. 서울지역 오피스텔 공급물량 역시 2009년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최저점(1848가구)을 기록한 이후 2010년에는 2039가구, 지난해에는 3157가구로 지속적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다만 현재 분위기에 편승한 막연한 투자를 피해야 한다는 충고는 곱씹어볼 만하다. 수익형부동산이 공급과잉 상태로 빠지면 공실로 남을 확률이 크다. 공실률이 높아지면 임대료가 낮아지고 투자수익률도 현격하게 나빠진다. 소형 도시형생활주택이나 오피스텔 투자에 반드시 옥석가리기가 선행돼야 하는 이유다.
이 부장은 "앞으로 1~2년 동안은 소형 오피스텔과 같은 도시형 주택에 대한 관심이 계속될 전망"이라며 "반드시 차별화된 곳을 중심으로 입지 좋고 분양가가 저렴한 사업지 위주로 투자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현재 시장상황에서도 무주택자나 1주택자도 얼마든지 임대소득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있고 2주택자도 얼마든지 자본이득을 얻을 수 있다"면서 "자산보유형태에 따라서 선택과 집중을 한다면 부동산 재테크로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3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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