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있는 '래미안퍼스티지' 아파트 113㎡(34.2평)형의 최고 전세금은 8억원입니다. 어지간한 아파트 매매가격보다 비쌉니다. 인근의 한 공인중개 업체는 지난달에만 이 가격으로 전세계약을 2건 했다고 합니다. 1㎞쯤 떨어져 있는 '반포자이' 아파트 116㎡(35평)형의 전세금도 최고 7억원에 육박합니다.
이들 아파트의 전세금은 최근 1~2년 사이 3억원가량 올랐습니다. 일반 직장인이라면 단기간에 이 금액을 마련하기도 어렵거니와 "왜 이 돈을 주고 전세를 사나"란 생각이 들 법합니다.
하지만 요즘 전세 재계약이 한창 진행 중인 '반포자이'의 경우, 재계약률이 70%쯤 된다고 인근 공인중개사들은 말합니다. 전세금을 다 올려주지 못하는 경우 부족한 금액은 월세로 계산해 줍니다. 한 공인중개사는 "가격이 비싼데도 재계약률이 높아 우리도 신기할 정도"라고 했습니다.
이들이 3억원 안팎의 '거액'을 더 주고도 계속 남아 있는 이유는 뭘까요? 정답은 자녀 교육 때문이라고 합니다. '반포타운'의 박다원 공인중개사는 "학부모들이 단지 안에 있는 학교를 선호해서 초·중학교 자녀가 있는 집들은 재계약을 주로 하고, 이사를 해도 학교가 바뀌지 않는 곳으로 옮긴다"고 말합니다.
'반포자이' 단지 안에는 원촌초·중학교가 있는데, 등·하교 때 도로를 건널 필요가 없어 안전하고, 학습 실력도 평균 이상이어서 상당수 주민이 이곳을 떠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서울 잠실도 비슷합니다. 2008년 여름부터 입주한 '잠실리센츠', '잠실엘스', '잠실파크리오' 단지는 2년 새 전세금이 1억원 이상 올라 109㎡(33평)형의 시세는 3억5000만~4억3000만원가량입니다.
여기에도 각 아파트 단지에 잠일초, 잠신초·중·고등학교 등이 있습니다. '엘스공인'의 박성덕 사장은 "전세 세입자 중 60% 정도는 직장, 나머지는 교육 때문에 오는데 교육 때문에 온 사람 대부분은 어떻게든 재계약을 한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에 외부에서 들어오려는 희망자들까지 가세해 전세금이 내려가지 않는다고 공인중개사들은 말합니다.
[전재호 조선경제i 기자 jeon@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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