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 역학

높이 솟은 집엔 재물이 안들어…주변과의 조화가 '家相'의 기본

웃는얼굴로1 2012. 3. 12. 01:10

풍수로 보는 부동산

우리나라는 고려시대 이후로 집을 높게 짓는 것을 엄격히 규제했다. '도선밀기'란 책이 영향을 미쳤다. 이 책은 "우리나라는 산이 많으니 양기가 성하고, 높은 집 역시 양기를 지녔다. 다산(多山)의 땅에 높은 집을 지으면 양기에 양기를 더하는 것으로 산수의 조화가 파괴되고 그에 따라 나라가 망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요즘 더 높은 집을 지으려는 경쟁이 뜨겁다. 서울의 스카이라인을 바꿔놓을 상암동 DMC 랜드마크 빌딩(133층), 인천타워(102층), 용산드림타워(100층), 잠실 제2롯데월드(123층) 등이 건설 중이거나 추진 중이다. 도시마다 우후죽순 격으로 들어서는 초고층 빌딩들은 국운 발전에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으로 풍수가들은 본다.

서양에도 마찬가지다. 구약 성경에 나오는
바벨탑은 과욕과 오만의 종말을 상징한다. 하나님의 뜻을 거역하고 하늘에 닿는 탑을 높게 쌓자 하나님은 사람 사이에 말이 통하지 않도록 벌을 내렸다. 그러자 바벨탑은 처참하게 부서졌고, 인간들은 재앙을 입을까봐 겁을 먹게 됐다. 초고층 빌딩이 많이 건설되는 나라는 저주를 받아 경제 위기가 닥치고, 사옥을 높게 짓는 회사는 사업운이 쇠락한다는 풍문은 가벼이 들을 수 없다.

실제 초고층 건물이 비운을 불러온 사례는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2001년 세상을 경악하게 한
세계무역센터 테러도 결국 미국 경제를 상징하던 대표적 건물이었기 때문이다. 서울에서도 최고로 높아 랜드마크 역할을 했던 31빌딩, 63빌딩 등이 비운의 아픔을 겪었다.

가상(家相)의 기본은 주위 환경과의 밸런스다. 주위보다 높게 지은 집은 타인의 주목을 받고, 타인들은 자기 집을 들여다볼까봐 경계를 한다. 또 옛날에는 신분에 따라 사는 장소와 주택의 규모를 제한받았다. 분수를 망각하고 주변보다 높거나 큰 집을 지으면 구설수에 휘말렸다. 나아가 높은 집은 바람과 지진, 지각 변동 같은 자연 재해에 약하다. 뒷집의 일조권, 조망권을 가로막아 불편을 준다. 그래서 집이 주위의 집보다도 높이 솟아서 돋보이거나 두드러지면 불길하며, 또 재산도 늘지 않는다는 옛말이 있는 것이다.

도심 내에 초고층 빌딩이 들어서면 회오리바람이 일어나 환경 장애를 일으키는 것도 문제다. 상공에서 부는 바람이 고층건물에 부딪쳐 곧장 지상으로 내려오는 현상이 문제다. 미국의 영화배우
마릴린 먼로의 치마를 들춘 원인으로 밝혀져 일명 '먼로 바람'이라고 불리는 바람이다. 이 바람의 풍속은 상공보다는 60~70% 정도 떨어지지만 지상의 바람보다는 속도가 훨씬 빨라 사람들이 호흡곤란, 불쾌감 등을 수시로 겪게 만든다. 초고층 빌딩 건설이 대세라면 바람 길이라도 살펴 바람이 훤히 뚫리도록 건물을 배치하는 것이 새로운 환경 트렌드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고제희 < 대동풍수지리학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