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줄자 "바닥 아니냐" 기대반 우려반
실물경기 냉랭… 본격 회복세 점치기 어려워
집값은 여전히 내리고 있지만 하락폭을 좁히면서 '바닥 논쟁'이 서서히 군불을 지피고 있다. 부동산 경기 회복에 대한 확신은 아직 없지만, 풍부한 유동성과 대체 투자처 부재로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지속된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서울 강남권 급매물이 거래되고 일부지만 수도권 미분양 단지들의 막판 계약률이 상승하면서, 시장에서는 "이제 바닥 다지기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기대 반 우려 반의 관심을 쏟아내고 있다.
주택시장은 지방 대도시들이 소형주택 중심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서울 수도권의 낙폭도 크게 둔화됐다. 전셋값이 오르면서 교통환경이 양호한 중소형 아파트가 계약되는 실정이다.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실거래량을 봐도 9∼10월 저가매물 중심으로 거래가 형성되고 경매 낙찰 건수도 늘어나고 있다. 최근 공급이 대폭 줄었던 부산 등 광역시에서 미분양이 줄고 실수요 중심 소형주택 가격이 오르자 이런 양상이 수도권에서도 반복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나타났다.
기존 주택시장의 급매물이 거래되면서 혜택이 많고 분양가를 낮춘 미분양 아파트도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몇몇 지방 분양 시장이 양호한 성적을 올리고 수도권 미분양도 줄면서 신규분양 시장에서는 10월 말 시장 테스트에 나섰다. 내달 초까지 실험대에 오른 주요 분양사업장들이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분양을 미루던 주요 단지들도 공급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과 주택담보대출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10월 소비자동향지수'에 따르면 토지 전망 소비자심리지수(CSI)도 모처럼 높아졌다. 거시경제 지표가 살아나고 대출규제 완화 등 정부 정책이 잇따르면서 부동산 매입 여부를 놓고 고민이 깊어지는 때이다.
하지만 과거 바닥 논쟁과는 확실히 다른 게 있다. 바닥에 점차 근접하고 있다고 해도 이후 뚜렷한 상승세로 이어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이다. 바닥 다지기를 '하락세가 멈춘다'는 정도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주택시장의 거래는 주로 급처분 저가 매물 위주로 진행되고 있다. 지방과 같은 회복을 기대하는 경우에도 부산 등 지방이 최근 5년여간 공급을 대폭 줄이고 침체기를 거친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수도권에서 공급 감소에 따른 가격 회복 조짐이 일고 있다고 해도 당장 본격적인 상승세를 보인다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당분간 급매물 위주의 거래와 함께 보합세를 꾸려가겠지만 본격적인 회복세를 점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바닥에 근접한 중장기 유망 물건을 여유자금으로 신중히 투자하는 자세는 여전히 유효하다.
거시경제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고 하지만 체감하는 실물경기는 아직 차갑기만 하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소비자 체감경기가 여전히 내림세인 점을 봐도 알 수 있다. 한국은행의 '10월 소비자동향지수'에 따르면 CSI는 108로, 지난 7월 이후 3개월째 하락했다. 향후 경기전망 CSI도 낮아졌고 물가수준 전망 CSI는 여전히 높은 편이다. 경기는 악화되고 물가는 상승해 고민이라는 뜻이다. 실물경기가 살아난다고 해도 실물경기와 주택 부동산경기가 탈동조화 현상을 보이고 있어 동시 회복은 아직은 쉽지 않아 보인다.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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