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최초의 화산은? 이 물음에 대한 답으로 아마도 백두산( 2774m)과 한라산(1950m)을 떠올리는 이들이 많을 것 같다. 하지만 틀렸다. 정답은 경상북도 의성군에 위치한 금성산(531m)이다.
비록 키와 체격은 작아도 한반도 화산으로는 금성산이 어엿한 맏형이다. 금성산은 휴화산인 백두산과 한라산과는 달리 사화산이다. 전국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의성군의 명산으로 꼽힌다.
금성산은 생김새가 가마와 비슷해 의성에선 '가마산'이라고도 부른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이 산이 백두산과 한라산을 잇는 중심점이자 연결고리라는 것. 한반도의 정기는 바로 이 백두산-금성산-한라산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화산 폭발로 인해 금성산 정상에는 3300여 ㎡(1000여 평) 규모의 평지가 남아있는데, 명당 중 명당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이곳에 조상 묘를 쓰면 당대의 만석꾼이 되지만 주변 지역은 3년 동안 가뭄이 든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이 금성산이 인근 비봉산(672m)과 함께 병풍처럼 감싸고 있는 지역이 바로 의성군 금성면 운곡리와 제오리다. 이 지역은 잘사는 마을, 살기 좋은 마을로 거듭나기 위한 '농촌마을 종합개발사업'이 막 진행 중인 '금마늘권역'이기도 하다. 다소 특이한 이름의 금마늘권역은 금(金)성산?금(金)성면의 첫 글자인 '금(金)'자를 따고 지역 특산물인 '마늘'을 합성한 조어다.
의성군 금성면 운곡리와 제오리가 포함된 금마늘권역의 모습. 뒤로 우리나라 최초의 화산인 금성산과 비봉산이 병풍처럼 권역을 감싸고 있다. |
금성산 기운이 충만한 금마늘권역은 올해 6월 농촌마을 종합개발사업의 기본계획서를 마련했으며, 의성군과 한국농어촌공사(의성군위지사), 민간 컨설팅업체인 ㈜데모스, 그리고 지역주민들이 하나가 되어 기본계획을 토대로 구체적인 실행방안들을 도출해내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필자가 방문한 지난 11월 10일에도 권역 주민들과 한국농어촌공사(의성군위지사) 및 ㈜데모스, 경북대학교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밤늦게 까지 '의성 최고, 전국 최고의 마늘체험마을'이라는 권역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마늘 가공식품 개발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운곡리 마을 주민들이 지역 특산물인 마늘을 재배하고 있다. 이곳 금마늘은 의성에서도 최고의 맛과 향, 품질을 자랑한다. |
제오리 공룡발자국 화석 |
금성산과 비봉산 자락의 금마늘권역 즉 제오리와 운곡리는 의성에서는 제법 높은 해발 120~180m의 지대에 분지를 이루고 있다. 한서의 차가 크고 밤낮의 온도차가 심한 기후의 영향으로 마늘농사에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다.
김원호 금마늘권역 위원장은 "화산인 금성산의 토양과 그 기운을 받아 이곳 마늘은 그 특유의 향과 매운맛, 품질이 의성에서도 단연 최고"라며 "각종 미네랄과 게르마늄, 알리신 성분이 많아 건강식품으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고 자랑했다.
실제로 의성마늘은 한지형 마늘로서 쪽수가 적으며 단단하고 저장성이 높다. 또 즙액이 많으며 살균력이 강해 김치를 담글 때 적은 양으로도 양념효과가 만점이며 김치의 신맛을 억제하는 기능이 탁월하다.
김원호 금마늘권역 위원장이 권역 설명을 하면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
금마늘권역은 이처럼 금성산을 배경으로 한 전국 최고의 마늘 주산지라는 특성을 살려 '의성최고, 전국최고의 마늘체험마을'을 비전으로 내걸었다. 크게 △커뮤니티 및 도농?문화교류 거점공간(다목적센터 신축, 마을회관 개축, 저온저장고 시설 등) △생태?농촌체험 및 농촌경관정비 공간(산책로 정비, 금마늘길 가로경관 조성 등) △지역주민 운동?휴양시설 공간(기존공원, 체육시설 정비)으로 나눠 추진하고 있다.
금마늘권역은 지역 관광테마도 아울러 갖추고 있다. 금성산과 비봉산 주변으로 운곡지를 비롯한 크고 작은 저수지들이 많다. 특히 제오리 초입부에는 초식공룡과 육식공룡의 발자국 화석이 퇴적 암반층에 남아 권역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 호기심과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제오리에는 또 고려 공민왕시절 문익점 선생의 면작 유전포와 면작 기념비도 있다. 아울러 인근에는 삼한시대 부족국가인 조문국의 마지막 왕인 경덕왕릉을 비롯한 고분들이 다수 분포되어 있다.
의성군 운곡.제오리(금마늘권역) 위치도 |
의성군은 또한 농지가 많고 땅값도 저렴한 편이다.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집을 지을 수 있는 농지(관리지역)는 입지와 용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략 3.3㎡(1평)당 5만~6만 원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과 수도권 접경지역인 강원권과 충청권에서 3.3㎡(1평)당 10만원 이하의 관리지역 농지를 찾아보기 어려운 만큼, 완전한 귀농이나 귀촌의 경우라면 의성군 내 발전 잠재력이 큰 금성면 금마늘권역 같은 곳에 관심을 가져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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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의성군 건설과 박대성 실무관
"다른 권역사업들과 마찬가지로 금마늘권역 또한 농촌마을 종합개발사업을 통해 도농교류 및 농산물 직거래를 활성화하고 농외 소득원을 발굴해 소득이 있는 지속가능한 마을로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의성군 건설과 박대성 실무관 |
박 실무관은 권역사업의 성패는 결국 사람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람이 자원이다'라는 말처럼 권역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농촌의 리더를 적극적으로 육성해야 한다"며 "물론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개개인의 의견이 맞지 않거나 일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마찰이 빚어지기도 하지만 이는 꾸준한 대화와 소통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역별 권역사업이 늘어나다 보니 자칫 농촌의 경관을 훼손하고 농촌다움을 잃게 하지 않느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 지나치게 시설물 위주의 사업을 하다 보니 제대로 유지관리가 안되어 지역흉물로 전락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이에 대해 박 실무관은 "지역에 있는 부존자원과 인적자원에 대해 고민하고, 권역별로 특색 있는 개발을 추진해야 한다"며 "아울러 의성군 내 모든 권역사업을 연계해 상생방안을 찾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헤럴드경제 객원기자,전원 & 토지 칼럼리스트,cafe.naver.com/rm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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