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세권 행당·신림·등촌 강세
전셋값 치솟자 月 1만건 신축
방배·논현 강남권 재건축 호재
정년 퇴직을 2년 앞둔 박영진씨(58 · 가명)는 주말마다 지하철 역세권을 둘러보러 다닌다. 단독주택을 사들여 임대사업용 건물을 지어 노후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박씨는 "소규모 원룸이나 다세대 주택으로 바꾸기 적당한 대지 180~200㎡ 짜리 집을 찾고 있다"며 "3.3㎡당 1500만원을 넘을 정도로 비싸 역세권을 조금 벗어난 곳도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단독주택 가격이 강세다. 중소형 주택 전셋값이 오르면서 다세대나 원룸으로 새로 짓는 수요가 늘고 있어서다. 서울 방배동 등 일부지역에선 재건축도 활성화돼 가격은 당분간 강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늘어나는 다세대 신축
단독주택을 헐고 다세대(원룸 포함)를 새로 짓는 사례가 급증하면서 단독주택 값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울지역 다세대 건축 인 · 허가는 9764건으로 월 1만건 돌파를 눈앞에 뒀다. 지난 1월 966건과 비교하면 9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수요가 늘면서 단독주택 가격도 소폭 올랐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아파트 값이 하락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국민은행의 '전국 주택가격 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서울 단독주택 값은 작년 말 대비 0.3% 상승했다. 작년 8월과 비교하면 상승률은 1.2%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값은 각각 2.0%,1.7% 내렸다.
◆9호선 역세권에선 매물 회수
단독주택에 대한 투자는 비강남권에선 업무 중심지를 지나는 지하철 주변 지역에 몰리고 있다. 여의도 광화문과 가까운 서교 · 동교동,광화문과 강남으로 이동하기 쉬운 행당동, 강남으로 출퇴근이 편리한 신림 · 흑석동 등에선 대지 200㎡ 안팎 단독주택이 3.3㎡당 1500만~2000만원 선이다.
최근엔 지하철 9호선 주변지역이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여의도 · 강남 진입이 수월한데다 다른 지역에 비해 가격이 낮아서다. 목동 구시가지인 양천구 목2 · 목3동, 강서구 염창 · 등촌 · 방화동 등이 인기 지역이다. 방화동 현대공인 관계자는 "1~2개월 사이 3.3㎡당 1500만원 미만 물건은 거의 팔렸다"며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여 호가가 오르는 추세지만 수요는 아직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삼성동 3.3㎡당 3000만원 호가
강남권 단독주택 밀집지인 논현1 · 2동, 반포1동, 송파동, 방배동, 오금동 등지의 대지 180~260㎡ 단독주택은 3.3㎡당 2300만~2500만원 선을 보이고 있다. 삼성동 아이파크 뒤쪽 고급 단독 주택지역은 3.3㎡당 300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이동현 하나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입지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강남권에선 4m 이상 도로를 접하고 대지가 반듯한 단독주택은 3.3㎡당 2700만원을 넘기도 한다"고 말했다.
단독주택 재건축도 가격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하철 7호선 내방역 부근 방배동에선 9곳이 단독주택 구역지정을 받았거나 구역지정을 추진 중이다. 강남구와 송파구도 서울시와 협의를 통해 논현동,문정동 등 각각 5곳을 단독주택 재건축 구역으로 지정할 예정이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사장은 "부동산 시장 침체로 강남권 단독주택은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지만 다세대 개조 붐과 재건축 사업이란 겹호재 덕에 급매물이 별로 없다"며 "임대용 중소형 주택을 짓기 위한 수요가 이어지면 가격이 한 단계 더 뛸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
'최신 뉴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파트·상가 경매에 투자자 몰린다 (0) | 2010.10.19 |
---|---|
전세대란…"웬만하면 소형 매입 고려해라" (0) | 2010.10.19 |
'수익형 부동산'에 돈 몰린다 (0) | 2010.10.18 |
10월 2주 부동산 뉴스클리핑 (0) | 2010.10.18 |
시프트·보금자리 그리고 전세난 (0) | 2010.10.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