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중렬
요즘 서울ㆍ수도권 주택시장에 바닥 논쟁이 한창이다. 올 상반기까지만해도 부정적인 전망이 대부분이었으나 최근 들어서는 긍정적인 시각의 분석보고서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1년 가량 조정과정을 거친 만큼 내년부터는 상승세로 전환할 것이란 전망이다. 그러나 국내 주택시장은 이미 대세하락기에 접어들었고, 단기간 내 소폭의 등락은 있겠지만 큰 흐름은 변하지 않을 것이란 주장도 만만찮다.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양 시각과 그 근거를 살펴봤다.
◇내년부터 신규 입주물량 감소
서울ㆍ수도권 주택시장이 연말까지 바닥다지기 국면을 이어간 후 내년부터는 상승세 바닥을 다진 후 내년부터 상승세로 전환할 것이란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주요 근거는 신규 아파트 입주물량 감소세다. 전국 아파트 연간 입주물량은 2009년 28만2000가구에서 올해 29만9000가구로 증가하지만 내년과 2012년에는 각각 18만8000가구와 10만9000가구로 급격히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사들이 2007년 4분기부터 2008년 1분기까지 분양가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밀어내기 분양을 무리하게 단행해 올 2분기와 3분기에 입주(준공)가 집중적으로 도래하면서 아파트값 약세의 원인을 제공했다.
그러나 2008년 하반기부터 신규분양이 급감하기 시작해 2~3년의 공사기간에 따른 시차를 감안할 때 입주물량 감소는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HMC투자증권은 김동준 선임연구원은 “내년 1분기부터 아파트 입주물량이 급감에 따른 실질적인 공급부족을 소비자들이 체감할 것”이라며 “신규 입주물량이 본격적으로 감소하는 내년 상반기부터는 주택가격이 본격적으로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셋값이 매매값을 끌어올릴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동부증권 김희준 애널리스트는 “지방은 수도권에 비해 매매가와 전셋값의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돌아서면서 집값 상승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대출규제의 효과, 가구수 증가와 낮은 자가보유율 등 잠재 수요의 존재로 인해 향후 부동산 경기가 급락하거나 장기 부진에 빠질 가능성은 작다”고 분석했다.
연구소는 “추가적인 가격하락 기대를 갖고 있는 무주택자라도 집값이 낮아졌다는 인식이 확산하면 곧바로 매수 대열에 동참하게 될 것”이다.
◇가계부채ㆍ금리인상 등 악재 계속
주택시장 전망에 대한 부정적 전망도 계속 나오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최근 부동산 시장 부진 원인 및 시사점’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가계부채 누적, 금리 인상 가능성, 주택보유 수익률 하락 등이 주택가격 하락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연구원은 가계신용 잔액이 지난 6월 말 754조 9000억원까지 늘어난 가운데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이자비용은 소득의 2.2%를 차지해 2003년 통계청 조사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장민 연구위원은 “가계부채와 이자비용이 늘고 주택 수익률이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장기적으로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와 인구 고령화 등으로 전반적인 주택 수요가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택 수요가 많은 35∼54세 인구 추이와 주택가격의 상관관계를 제시하면서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주택시장 수요에 구조적인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공급 측면에서는 3인 이하 가구의 증가에도 중대형 위주로 주택을 지었고 분양가 상한제 시행에 앞서 건설사들이 주택 공급 시기를 앞당기는 등 수급 괴리 현상을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도 국내 주택시장이 일본과 같이 장기 안정국면을 보일 것이란 보고서를 내놨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손은경 수석연구원은 “10~20년 전 일본과 현재 우리나라의 인구구조 변화 추이가 비슷하다”며 “주택수요의 움직임에 따라서 시장 판도가 달라진다는 점을 고려할 때 향후 일본과 비슷한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2005년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한 일본의 뒤를 이어 우리나라는 2018년 이후 인구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1990년 주택의 주요구매연령층(35~54세) 규모가 정점을 지난 일본처럼 2011년 우리나라도 베이베붐 세대가 은퇴하면서 정점을 지나 지속적으로 감소한다는 것이다.
손 연구원은 “일본과 같이 우리나라도 주택에 대해 소유보다는 임대를 선호하는 수요자가 늘고 있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집값은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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