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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분당 아파트 어디까지 떨어질까

웃는얼굴로1 2010. 8. 29. 14:00

매경이코노미 | 입력 2010.05.01 12:01

수도권 1기 신도시 집값 하락이 심상치 않다. 그중에서도 1기 신도시의 대표주자라 할 수 있는 분당 집값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지난해 10월과 비교해 중대형을 중심으로 최고 1억원 넘게 하락하는 등 속절없이 추락하고 있다.

↑ 분당 정자동 일대 아파트단지 모습.

분당, 일산 등 1기 신도시는 89년 4월 수도권의 심각한 주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계획됐다. 당시 주택공급 물량 부족과 부동산 투기로 서울 강남을 비롯한 수도권지역의 아파트값이 폭등하고 사회문제화되자, 정부는 88년부터 추진해오던 주택 200만가구 건설계획에 의한 주택 공급 확대 정책의 일환으로 분당·일산 등 5개 신도시를 개발했다. 이에 따라 분당의 1964만㎡(594만평) 면적에 9만7000가구가 지어졌다.

분당은 91년 시범아파트 입주 이후 강남의 대체도시로서 쾌적한 환경과 교통, 교육여건, 생활 편의시설 등을 완벽히 갖춰 '천당 아래 분당'이라 불릴 정도로 높은 인기를 누려왔다.

분당은 아파트 가격상승률에서도 서울 강남지역에 후행하면서 강세를 나타냈다. 특히 2005년과 2006년에는 판교 개발 후광에 힘입어 20%가 넘는 매매가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2007년 이후 약보합세를 형성하고 있다. 2008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으로 11% 이상 하락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재건축 규제와 세제 완화로 서울 강남·서초·송파·강동구 등의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두 자릿수를 기록했지만 분당은 1% 남짓 오르는 데 그쳤다. 올 들어서도 대형평형 하락폭이 커지고 있다.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올 4월 20일 기준 서현동 시범현대 210㎡(63평)은 10억5000만원에 평균 매매가가 형성돼 있다. 지난해 10월 11억9500만원을 유지했으나 불과 6개월 사이에 1억4500만원 내렸다. 지난해 10월과 비교해 평균 6000만원 이상 하락한 분당 아파트 가운데 132㎡(40평) 이상 중대형이 75%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들어 중대형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지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노후화·판교 쏠림현상이 하락 원인

2007년 이후 약세를 보이고 있는 분당 집값의 하락 요인으로는 주택시장의 전반적인 침체와 아파트 노후화, 교통난, 판교 입주 등을 꼽을 수 있다.

지난해 하반기 발표된 총부채상환비율(DTI)와 주택담보인정비율(LTV) 등 대출규제가 분당의 집값 하락에 영향을 주고 있다.

올해 들어 각종 민간경제연구소에서 쏟아지고 있는 아파트 가격 하락 예측에 대한 보고서도 집값 약세의 한 요인이다. 산은경제연구소는 지난 3월 '국내 주택가격 적정성 분석', 하나금융연구소는 '중장기 주택시장 변화요인 점검 및 전망', 현대경제연구원은 '아파트 가격 하락 가능성과 시사점' 등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들 연구소는 국내 주택가격 버블, 베이비붐 세대 은퇴로 인한 주택 수요 감소, 정부의 보금자리주택 등 저가 주택공급 확대 계획이 장기적으로 집값을 하락시킬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으며 주택시장을 냉각시켰다.

분당 아파트 노후화도 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분당 아파트는 입주 20년이 다가오면서 낡고 오래된 아파트라는 인식을 주고 있다. 엘리베이터나 배관시설이 오래되고, 평면구조나 단지배치 등에 있어서 새로 입주한 판교 아파트와는 대조되는 상황이다.

아파트 노후화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리모델링이 제시되고 있지만 현재 리모델링 제도로는 활성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분당의 교통난도 경쟁력을 잃게 하는 요인이다. 분당에서 서울까지의 대표적 도로는 경부고속도로와 분당-수서, 분당-내곡 고속화도로가 광역교통망의 전부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성남과 경부고속도로를 축으로 진행되고 있는 택지개발지구는 판교신도시, 용인 흥덕, 수원 광교신도시 등 모두 33곳에 이르며 이곳에 살게 될 인구는 100만명이 넘는다. 이들 택지개발지역의 개발이 완료돼 인구 유입이 늘어난다면 교통정체가 지금보다 심해질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지난해 5월부터 시작된 판교 아파트 입주도 분당 아파트값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판교 아파트로 쏠림현상이 두드러진 상황에서 분당 아파트를 처분하고 판교에 입주하려는 대기자들이 늘어나면서 판교와 분당의 집값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올 4월 기준, 판교신도시의 3.3㎡당 평균 매매가는 2598만원이고 분당은 1669만원이다. 3.3㎡당 900만원 넘게 차이 난다는 얘기다.

판교가 입주를 완료하고 생활 편의시설이나 학교 등이 제자리를 잡으면 가격 격차는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분당, 일산 등 1기 신도시가 낡은 아파트에서 벗어나는 길은 재건축이나 리모델링을 하는 것이다.

90년대 초중반에 입주한 1기 신도시 아파트는 준공한 지 40년이 넘어야 재건축이 가능하기 때문에 리모델링이 현실적인 대안이다.

하지만 추진위원회나 조합이 구성된 단지는 많지만 정작 공사까지 들어간 단지는 한 군데도 없다. 현행 주택법에 따르면 리모델링은 층수를 높여 가구 수를 증가시킬 수 없고 전용면적의 30%에 한해 면적을 늘릴 수 있다. 전용면적이 늘어난다고 해도 앞뒤로만 넓힐 수 있는 한계가 있다. 이마저도 동간 거리 규제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재건축과 달리 주민이 리모델링 비용을 모두 내야 할 뿐 아니라 리모델링에 들어간 비용 이상의 시세가 형성될 수 있을지도 검증되지 않았다.

리모델링이 순탄하게 진행되지 않는다면 분당 아파트값은 당분간 약세를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주변시세보다 싸고 입지도 분당보다 좋은 강남의 내곡·세곡지구 등에 보금자리주택이 대거 들어설 예정인 것도 악재다.

리모델링 어려워, 당분간 약보합세 불가피

물론 1기 신도시 대표주자인 분당의 경쟁력이 사라지지 않은 것만은 사실이다. 그렇다면 지금이 분당 아파트 투자 적기일까.

일단 실수요자라면 중소형 급매물을 중심으로 매수에 나서볼 만하다. 분당 아파트가 노후화됐다고는 하지만 학군이 뛰어나고 생활 편의시설, 공원, 지하철, 관공서 등 인프라가 워낙 잘 돼 있기 때문에 실거주 하기에는 손색없는 곳이다. 투자자 입장이라면 주택시장 동향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최근 주택시장이 침체돼 있는 데다 금리 인상 가능성도 집값에 악재일 것이 분명하다. 현재로선 집값이 올라갈 호재보다 악재가 더 많은 상황이다. 판교는 오는 6월 산운마을7단지(206가구), 산운마을13단지(587가구), 내년 1월에는 백현마을1단지(948가구) 등이 입주를 대기하고 있어 분당 아파트 매물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 유망지를 꼽는다면 내년 하반기 개통 예정인 신분당선의 정자역 인근 아파트가 유망하다. 신분당선이 개통되면 정자역에서 강남까지 20분 정도면 출퇴근이 가능해진다. 또한 국내 최대 인터넷업체인 NHN 입주도 호재다. NHN은 4월부터 정자동 새 사옥으로 입주하고 있다. NHN 빌딩에는 계열사 직원을 포함해 3100여명이 근무할 예정이어서 정자동 일대의 매매 및 전세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NHN 신사옥 '그린팩토리' 맞은편에 위치한 The#스타파크 113㎡와 114㎡, 리모델링 추진 속도가 비교적 빠른 정자동 한솔주공5단지 74㎡와 101㎡ 등 중소형 매물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양해근 우리투자증권 부동산팀장 hkyang@wooriwm.com]

출처 : 건국대학교 부동산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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